[revival] 야구 선수들 사이에서 12월은 어떠한 의미일까요. 구단의 눈치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비활동기간입니다.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는 연말 각종 시상식에 참가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선수는 조용히 집과 피트니스 센터를 오가며 개인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부 선수들은 아예 따뜻한 인근 해외로 나가 일찌감치 몸을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기온의 변화에 민감한 투수들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연말에 빠지지 않는 뉴스 중 하나가 바로 투수들의 해외 개인 훈련입니다. 최근에는 롯데 김사율, 송승준이 괌에 다녀왔고, 삼성 오승환, 윤성환은 곧 괌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KIA, LG, SK도 일부 부상전력이 있는 투수들이 일본이나 사이판 등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듯 뜻이 맞는 선수들끼리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나갔다 들어오기도 하고, 구단에서 재활 명목으로 단체로 보내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자율 훈련이기 때문에, 훈련 비용이나 현지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실제 한국의 겨울은 매우 춥습니다. 최근에는 영하 5도를 오르내리고 있죠. 투수들이 정상적인 야외 훈련을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각 구단들도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투수들의 해외 개인 훈련을 권장하는 추세입니다. 바람직합니다. 외화를 낭비하는 게 아니냐는 말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에 대한 투자입니다. 극단적으로 볼 때, 몸 관리를 옳게 하지 못해 시즌 중 부상을 입어 본인과 구단에 피해를 주느니, 그 비용으로 개인훈련을 다녀오는 게 낫습니다.
다만, 자율은 어디까지나 자율이 돼야 합니다. 자율이 누군가에 의해 강요될 때, 그건 이미 자율이 아닌 타율입니다. 자율 훈련이 타율 훈련으로 바뀌는 순간, 그건 비활동기간을 어기는 것, 즉 전지훈련과 다름 없습니다. 프로 선수는, 월급 받지 않을 때는 자신의 의견과 소신대로 몸을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김준영 기자 kjy@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