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val] 12월은 엄연히 비활동기간입니다. 때문에 선수들이 구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TV 출연이나 광고 출연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미디어 출연은 그 자체로 선수와 구단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구단의 상의 및 협조가 필수입니다.
최근 넥센 선수들을 TV에서 보는 경우가 유독 잦습니다. 한 인터넷 매체에서 기사화가 될 정도입니다. 넥센에 유독 잘 생긴 선수가 많고 서울 구단이지만, 상대적으로 두산이나 LG에 비해 충성도가 있는 팬이 적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미디어 출연을 적극 권유하는 넥센의 태도는 이해가 갑니다. 그렇다면, 과연 선수들의 TV 출연은 좋기만 한 것일까요.
단기적으로는 YES지만, 장기적으로는 NO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위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지 메이킹도 어차피 한계가 있습니다. 일회성 문화 콘텐츠가 넘치는 한국 사회인 걸 감안하면, 단순히 선수가 1~2번 예능프로그램에 나선다고 해서 갑자기 구단이나 본인의 이미지가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선수는 출연료를 받기에 쏠쏠한 부수입원이 되긴 하죠.
하지만, 여기서 불행의 씨앗이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선수가 비활동기간 방송출연에 재미를 붙일 경우 자연히 다음 시즌 준비와 훈련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프로는 이미지로 먹고 삽니다. 자기 PR시대인만큼 방송에 나서는 걸 구단이 막을 명분도 더 이상 없습니다. 결국, 프로라면 알아서 해야 합니다. 한, 두 번 출연이 서, 너 번이 되는 게 사람 마음입니다. 그렇게 분위기에 젖을 경우 자연히 훈련이나 몸관리는 뒷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비활동기간에 체계적인 훈련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그럴 의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방망이와 글러브로 먹고 사는 야구 선수라면, 비시즌의 중요성을 모르는 선수가 없을 겁니다. 비활동 기간을 잘 보내야 다음 한 시즌이 편합니다.
정말 현명한 선수라면, 방송 출연하는 시간에 몸 관리에 매진할 것입니다. 그게 장기적으로도 낫습니다. 어차피 은퇴하면, 마음껏 방송 출연하면 됩니다. 은퇴하면 누가 불러주느냐고요? 양준혁이 있지 않습니까? 누구나 양준혁이 될 수는 없다고요? 억울하면 양준혁처럼 성적을 내면 자연히 은퇴 후 방송사가 불러줄 겁니다. 그러니까 양준혁을 따라가기 위한 준비를 비 시즌에 철저히 해야 하는 겁니다.
김준영 기자 kjy@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