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금은 팀을 우승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나중에 해외리그에 다시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어요. 외국리그에서 활동할 때, 특별히 나쁜 일은 없었고 많은 것을 배웠어요."
한국 남자배구의 간판스타 문성민(25, 현대캐피탈)이 코트에 돌아왔다. 문성민이 어깨를 비롯한 각종 부상으로 한동안 코트에 서지 못했다. '주포'가 빠진 현대캐피탈은 공격의 밸런스가 무너졌고 1라운드에서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
하지만, 문성민이 가세하자 팀은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2라운드에서 4승2패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1라운드 부진을 털고 중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초반, 문성민의 부재와 외국인 선수 댈러스 수니아스(27)의 부진으로 강팀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수니아스는 국내리그 적응에 성공했다. 또한, 문성민도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걱정도 많았다. 문성민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제 스스로가 얼마만큼 몸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게으르게 훈련하면 시즌 막바지에서 고생할 것 같아요. 지금 현재 몸 상태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체력적인 부담 덜한 이유는 수니아스가 있기 때문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20일에 열린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현대캐피탈의 상승세가 시작되는 터닝 포인트가 된 경기였다. 또한, 올 시즌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삼성화재의 유일한 패배였다.
"지난 시즌의 경우, 삼성화재와의 경기는 라이벌 전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마음 편하게 시합에 임했습니다. 질 수도 있으니 우리 것만 잘하자는 마음으로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라이벌전은 여전히 한국 프로배구의 '빅매치'이다. 프로 출범 이후부터 두 팀은 우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문성민은 "다른 팀과 경기를 앞두고 미팅을 할 때, 30분이 든다면 삼성화재는 1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주 공격수가 2명인 점이 장점인 것 같아요. 가빈과 (박)철우 형이 동시에 터지면 이기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대한항공은 서브가 좋고 KEPCO는 안젤코와 서재덕 선수가 가세하면서 전력이 업그레이드된 것 같아요. 그리고 평균 신장도 매우 커졌죠. 올 시즌은 쉽게 볼 팀이 없다고 봅니다."
문성민은 수니아스와 함께 현대캐피탈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닌 만큼, 문성민보다 수니아스에게 볼이 올라갈 경우가 많다.
"수니아스가 초반에 부진했는데 외국인 선수가 처음 와서 잘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국내 리그에 적응할 기간이 필요하죠. 제가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없는 이유는 수니아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9일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서는 아쉽게 2-3으로 패했다. 이 경기에서 수니아스와 문성민은 각각 37득점과 23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강서브를 앞세운 대한항공에 끝내 패하고 말았다.
당시 대한항공의 외국인 선수인 마틴은 강서브로 현대캐피탈의 진영을 흔들어놓았다. 경기를 마친 문성민은 마틴의 위력적인 활약을 강한 어조로 표현했다. 이 부분에 대해 문성민은 "그저 웃자고 말한 건데 강하게 보도된 것 같다. 내가 말한 것이기 때문에 섭섭한 것은 없었지만 배구를 모르시는 분들이 보시면 오해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많은 것을 배운 해외무대, 다시 진출하고 싶은 생각은 여전히 '유효'
문성민은 지난 2008년,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의 프리드리히 샤펜에 입단했다.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며 선진 배구를 접한 그는 2009년에는 터키리그 할크방크로 무대를 옮겨 활약했다.
"제 에이전트였던 친구(조나단 워시)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안 좋은 일이 생겼어요. 그 친구가 하늘나라로 가면서 일이 틀어지기 시작했고 한국에 들어올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결국,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게 됐어요."
유럽리그에서 뛰면서 국내리그보다 몇 템포 빠른 ‘스피드 배구’에 적응해야 했다. 국내에서 스윙이 가장 빠른 선수 중 한 명인 문성민은 많은 것을 배웠다.
"무엇보다 배구를 보는 눈이 좋아진 것 같아요. 또한, 혼자서 많은 것을 생각하는 시간도 가지게 됐습니다. 해외리그에 나가서 특별히 안 좋은 점은 없었어요. 지금은 팀을 우승시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나중에 다시 기회가 오면 해외리그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경기대 시절부터 문성민은 한국 대표팀의 '부동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월드리그를 비롯한 국제대회에서 늘 가장 많은 점수를 올렸고 대표팀의 해결사로 활약해왔다.
아직 몸이 완전하게 회복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컨디션만 회복하면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그의 의지다.
"이번 시즌은 개인적인 욕심은 없고 그저 부상 없이 마쳤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몸이 그만 아팠으면 합니다.(웃음) 몸 상태가 좋아지고 기회가 오면 올림픽에도 꼭 출전하고 싶어요."
[사진 = 문성민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