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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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여제' 김자인, 지문이 벗겨질 정도로 등정했다

기사입력 2011.12.08 08:26 / 기사수정 2011.12.08 08:2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하는데 지문 검사가 잘 안돼서 고생했어요.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이고 벗겨지다보니 지문도 잘 안 찍혀요."

'스포츠 클라이밍의 여제' 김자인(23, 고려대,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이 올 시즌을 모두 마무리지었다. 김자인은 지난달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 시리즈 10차대회 리드 부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올 시즌 월드컵시리즈 마지막 대회였다. 예선과 준결승, 그리고 결선에서 모두 완등에 성공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슬로베니아 9차 월드컵시리즈에서도 정상에 등극했다. 비록, 6개 월드컵 시리즈 중 5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의 성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꾸준한 기량을 펼치며 '스포츠 클라이밍의 1인자'임을 증명했다.

김자인은 지난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월드컵시리즈 볼더링 대회에 출전했다. 리드가 주 종목인 김자인은 볼더링에도 도전했다. 로프 없이 인공암벽을 등정하는 볼더링에서 정상에 등극해 리드와 볼더링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여성 선수가 됐다.

이러한 업적을 달성해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스포츠 클라이밍의 오스카 시상식이라고 불리는 '라 스포르티바 컴피티션 어워드(La Sportiva Competition Award)' 부문 후보에 선정됐다.

유럽 지역에서 스포츠 클라이밍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프랑스 발랑스에서 열린 월드컵시리즈 8차대회에서 김자인은 아쉽게 결선 8위에 머물렀다. 예선과 준결승에서는 모두 완등에 성공했지만 결선에서 발이 미끄러지는 실수로 인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하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최선을 다한 김자인에게 갈채를 보냈다. 프랑스를 비롯한 월드컵시리즈가 열리는 유럽지역에서는 많은 관중들이 모여 스포츠 클라이밍을 즐기고 있었다.

"유럽 지역에서 스포츠 클라이밍의 인기가 매우 높아요. 10유로 정도의 입장권을 내고 관중 분들이 들어오시는데 모든 월드컵 대회마다 관중석이 꽉 들어찹니다."

국내에서 스포츠 클라이밍은 여전히 생소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김자인 같은 세계챔피언을 배출해냈다.

전국체전 문제로 김자인은 미국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 대회에 서지 못한 그는 세계 랭킹 1위와 시즌 랭킹 1위를 놓치고 말았다.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랭킹에 상관없이 올 시즌을 무사히 마무리 지은 점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자인은 스페인 월드컵을 마치고 현지에 닷새를 더 머물렀다. 스페인 올리아나와 산탈리니아니에서 자연 암벽을 등정하기 위해서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자연 암벽을 등정할 시간이 없었다. 이러한 점이 아쉬웠던 그는 곧바로 입국하지 않고 자연 암벽이 유명한 이 지역에서 등정을 즐겼다.

시즌 내내 인공암벽은 물론, 자연 바위를 상대로 거침없이 도전한 그의 손은 거칠었다. 세계 정상에 서기 위해 지문이 벗겨질 정도로 등정한 흔적은 작은 두 손에 선명히 보였다.

"자연 암벽을 등정하면 손이 많이 까이고 아픈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재미가 있고 인공암벽을 오르는데도 도움을 줍니다. 올 한해는 스포츠 클라이밍을 많은 분들에게 알릴 수 있어서 너무 기뻤어요. 내년에는 큰 부담감을 버리고 경기를 즐기고 싶습니다."



[사진 = 김자인 (C) Heiko Wilhelm,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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