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고양시 어울림누리, 조영준 기자] "아쉽기는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잊어버리고 결과를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남은 대회에서 더욱 분발하고 싶어요."
'피겨 신동' 김해진(14, 과천중)은 링크 안에서처럼 링크 밖에서도 당당했다.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은 매우 성숙했다.
현 '한국 피겨 챔피언' 김해진은 24일과 25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1 전국 피겨 스케이팅 회장기 랭킹대회' 여자 싱글 1그룹(만 13세 이상)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선두인 박소연(14, 강일중)에 4.66점 차로 뒤쳐졌던 김해진은 프리스케이팅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다. 첫 과제인 트리플 플립 + 트리플 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를 범했지만 나머지 요소를 무리 없이 소화하며 경기를 마쳤다.
2010년 전국종합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해진은 2년 가까이 국내 무대를 휩쓸었다. 종아리 봉합 수술이 완쾌되지 않은 지난해 랭킹전을 제외하고 김해진은 자신이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밖에 몰랐던 김해진이 오랜 만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지 못했다. 친구이자 선의의 경쟁자인 박소연이 이번 랭킹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박소연은 우승과 함께 내년 1월에 열리는 '제1회 인스부르크 동계유스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최고의 관심사는 동계유스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김해진과 박소연이 펼치는 선의의 경쟁이었다.
"동계유스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지나간 일이니까 신경 쓰지 않고 다음 대회에 집중하고 싶어요. 우승은 놓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있고 더욱 분발해야겠다고 생각해요."
김해진이 국내 대회를 휩쓸 때, 2위를 가장 많이 차지한 스케이터는 박소연이었다. 국내 시니어 대회에서 처음으로 1위를 내줬지만 박소연에게 배울 점도 있다고 김해진은 털어놓았다.
"(박)소연이는 안무도 예쁘게 하고 점프도 깔끔해요. 저는 랜딩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점을 보완하려고 합니다."
비록, 동계유스올림픽 출전은 놓쳤지만 '주니어 세계선수권'이 김해진을 기다리고 있다. 김해진은 내년 1월에 열리는 전국종합대회에서 3연패에 도전한다. 그리고 올 시즌 최종적인 목표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다.
"이번 대회를 통해 깨끗하게 타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전체적으로 깨끗한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경쟁심이 강한 김해진은 아쉬움을 털어놓았지만 나중에는 활짝 웃는 모습도 보여줬다. 쇼트프로그램에서 4.66점의 점수 차는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해진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우승은 놓쳤지만 김해진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강심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사진 = 김해진 (C) 올댓스포츠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