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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센터' 양효진 "먼 훗날의 꿈은 해외리그 진출"(인터뷰)

기사입력 2011.11.25 10:2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7월, 발목을 크게 다쳤지만 지금은 회복이 많이 된 상태에요. 정신적인 충격도 있었는데 이 부분도 극복한 상황입니다. 올 시즌 팀 우승은 물론, 올림픽 출전까지 이루고 싶어요. 그리고 해외리그 진출에 대한 꿈도 가지고 있죠."

지난 2007년, 190cm의 장신인 여고생이 프로팀 유니폼을 입었다. 전체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을 받은 양효진(22)은 배유나(22, GS칼텍스)와 이연주(22, 인삼공사), 그리고 하준임(22, 도로공사)에 밀려 4번째로 호명됐다.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평가를 받은 배유나와 '여고 거포'로 평가받은 이연주, 그리고 장신 왼손잡이 공격수라는 특징을 가진 하준임에 밀려 양효진은 4순위로 호명됐다. 하지만, 이들 중 가장 괄목하게 성장한 이는 양효진이다.

현대건설에 입단한 뒤, 주전 붙박이 센터로 기용된 그는 국내 최고의 센터로 성장했다. 특히, 블로킹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시즌, 블로킹 1위에 등극한 양효진은 올 시즌도 이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건설의 황현주 감독은 "블로킹에서 양효진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라고 평가했다.

2007년 프로에 입단한 이래 지금까지 큰 부상 없이 걸어왔다. 국내 정규리그와 컵 대회는 물론, 국제대회에도 꾸준하게 출전했던 그에게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지난 7월, 태릉선수촌에서 대표팀 훈련을 하는 도중, 발목이 돌아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다치고 나서도 '그렇게 심하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했어요. 1주일이면 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부상의 정도는 심각했죠. 지금까지 큰 부상없이 잘 지내왔는데 나에게도 이런 일이 닥쳐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시 볼을 잡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됐다. 리그를 앞두고 볼 연습을 시작한 그는 "블로킹 감각을 찾는 것이 특히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현대건설의 기대주에서 '기둥'으로 성장


시즌 초반, 현대건설의 두 기둥인 황연주(25)와 윤혜숙(28)은 국가대표 차출로 팀에 없었다. 윤혜숙은 팀의 서브리시브와 수비를 도맡고 있는 '살림꾼'이다. 또한, 해결사이자 멀티플레이어인 황연주의 공백도 타격이 컸다.

"첫 게임에 들어갈 때는 (윤)혜숙 언니가 없는 것이 가장 걱정이 됐어요. 서브리시브 문제도 그렇지만 팀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점이 걱정거리였죠. 그리고 (황)연주 언니도 없다보니 제가 분담할 공격량이 많아졌죠. 시즌 초반, 이렇게 공격을 많이 해본 적이 없는데 특별히 힘든 것은 없었어요."

블로킹 1위에 올라있는 양효진은 현재(25일 기준) 공격종합 부분에서 2위에 올라있다. 48.48%의 공격성공률을 기록 중인 그는 1위인 몬타뇨(50.12%)의 뒤를 이었다. 또한, 득점 순위에도 7위에 올랐고 시간차 부분은 2위에 랭크됐다.

각 부분에서 고르게 상위에 진입한 양효진은 외국인 선수들이 점령하고 있는 개인 순위에서 '토종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황연주와 윤혜숙이 없는 상황에서 4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인삼공사와 도로공사에 2연패를 당하며 3위로 떨어졌다. 6경기를 마친 양효진은 "올 시즌은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올 시즌은 팀의 평준화가 이루어진 것 같아요. 절대 강자와 약자가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승점제도 새로 도입돼 남은 라운드에서는 매 경기 집중해야 이길 가능성이 커요."

현대건설의 장점은 다양한 공격패턴을 가졌다는 점이다. 양쪽날개 공격과 세트플레이가 가능한 이유는 중앙에 포진한 양효진이 있기 때문이다. 빠른 시간차와 속공으로 중앙 공격을 살리는 양효진이 있기 때문에 현대건설의 공격 패턴은 한층 다양해졌다.

"우리 팀의 장점은 공격 패턴이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제가 블로킹을 할 때, 외국인 선수가 주로 공격을 하는 것보다 여러 명이 골고루 공격을 하는 것이 더욱 막기 힘들어요. 이 점을 잘 알기 때문에 다채로운 공격을 펼치고 있습니다."



버릴 수 없는 올림픽 출전, 그리고 해외리그 진출에 대한 꿈


양효진은 18세의 어린 나이에 베이징올림픽 세계예선전에 출전했다. 주전 센터로 뛰지는 못했지만 '올림픽 출전 좌절'의 쓴 경험을 체험했다. 그 후, 부동의 국가대표 주전 센터가 된 그는 수준 높은 세계 배구를 경험하면서 한층 성장했다.

"국제대회에 다녀오면 주변에서 성장했다는 말씀을 종종 해주셨어요. 대표팀에 나가는 것도 명예롭지만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과 직접 경기를 하면서 얻은 것도 많다고 봅니다."

양효진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선배는 단연 김연경(23, 터키 페네르바체)이다. '한국여자배구의 간판'을 넘어 '세계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거듭난 김연경은 한국 여자배구선수로는 최초로 빅 리그인 터키에 진출했다.

"여자배구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선수가 (김)연경 언니잖아요. 연경 언니는 키도 큰데 배구 센스도 넘쳐요. 또한, 같은 선수로 봐도 정말 대단하게 보입니다."

양효진은 "연경 언니의 플레이를 보면서 생각하면서 배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었다.

올 시즌, 팀을 우승시키는 것이 양효진의 목표다. 또한, 4년 전에 이루지 못한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룩하는 것도 그의 의지다.

"지난해에는 대표 선수들이 호흡을 맞출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도 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했어요. 배구는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 손발을 맞출 충분한 시간이 중요하죠. 4년 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에는 꼭 그 꿈을 이룩하고 싶어요. 또한, 일본도 꼭 이기고 싶은 마음도 크죠."

양효진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을 뛰면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블로킹 높이와 감각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밝혔다.

"파워와 외발이동공격 등 아직 보완해야할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더욱 몇 단계 올라서야 해외리그 진출의 꿈도 이룩할 것 같습니다."



[사진 = 양효진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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