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1.26 02:26 / 기사수정 2007.11.26 02:26
[엑스포츠뉴스=잠실, 박형진 기자] 팬들의 사랑에 힘 입은 서울 Utd, 감격의 'K3리그 초대 챔피언'
25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유나이티드(이하 서울)와 화성 신우전자(이하 화성)의 K3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우제원의 두 골로 2-0 승리를 거두었다.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서울은 누적합계 3-0으로 화성을 꺾으며 감격의 K3리그 초대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화성의 우세 속 득점 없이 끝난 전반전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둔 서울은 수비에 5명의 선수를 두며 수세적으로 나섰다. 평소 4백을 세우며 공격적인 전술을 펼친 서울은 4명의 수비에 1명의 스위퍼를 두는 전술로 1차전의 우위를 지키고자 나섰다. 한편, 1차전에서 패배하며 궁지에 몰린 화성은 4-4-2 전술로 초반부터 공세를 펼치며 서울의 골문을 위협했다.
화성은 미드필더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며 크로스를 이용한 공격으로 나선 반면, 서울은 제용삼과 한창우, 이완 세 명의 공격수를 중심으로 역습 위주의 방식을 펼쳤다. 화성은 1차전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고자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찬스 상황에서 제대로 된 슈팅을 날리지 못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서울의 우제원이 프리킥 찬스에서 강한 중거리슛을 날리며 화성의 골문을 위협한 것이 전반 초반 양 팀의 유일한 유효슈팅이었다.
서울의 무게 중심이 수비로 쏠리면서, 전반 중반은 화성의 일방적인 공세로 흘러갔다. 화성은 수비진을 하프 라인까지 끌어올리며 사실상 '반 코트 게임'을 했다. 서울은 역습 위주의 전술을 펼치고자 했으나 화성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며 계속 수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화성은 서울의 수비 진영에서 짧은 패스로 수비진을 교란시켰고, 서울의 수비진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화성의 공격수들은 헤딩 위주의 공격을 이어갔다.
전반 후반 들어 잇따른 세트 플레이로 경기 흐름을 바꾼 서울은 이재명과 김순호가 순간적인 돌파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화성 수비진의 실수로 이재명이 왼쪽 측면에서 단독 찬스를 맞았고, 슈팅 후 다시 튀어나온 공을 김순호가 측면으로 빠지며 공격을 시도했으나 골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서울은 후반 36분, 부상을 당한 이영호와 부진한 활약을 펼친 한창우를 빼고 김두영과 안진철을 투입했다. 전반전 내내 경기가 풀리지 않은 데에 임근재 서울 감독이 조기에 처방전을 내놓은 것. 두 명의 선수를 교체한 서울은 이완과 이재명의 활약에 힘입어 전반 막판 몇 차례 좋은 공격 시도를 보여주었고, 화성 역시 김춘식과 허윤범이 속공을 펼치며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으나 골이 나지 않으며 전반전은 0-0으로 종료되었다.
우제원의 '깜짝쇼'로 장식된 후반전
전반 후반부터 서울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양 팀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후반전 승부를 벌였다. 서울은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제용삼을 축으로 한 이재명, 김순호의 공격 가담이 위력을 발휘했고, 화성 역시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강한 압박으로 공세를 펼쳤다.
후반 7분, 서울의 좋은 분위기가 결국 골로 연결되었다. 제용삼과 김순호가 오른쪽 측면에서 협력 플레이로 돌파에 성공한 후 중앙의 우제원에게 공을 전달했고, 우제원은 침착하게 공을 잡은 후 안정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에 성공했다. 전반전 수비수로 활약한 우제원의 '깜짝 변신'이 힘을 발한 것. 서울은 이 골로 누적합계 2-0으로 앞서며 우승컵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최지용 대신 김범진을 투입한 화성은 두 골을 만회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서울의 수비진이 집중력을 잃은 틈을 타 화성의 배민혁이 1대1 찬스를 맞았지만, 배민혁의 슈팅이 골대를 맞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급한 마음에 강하게 찬 공이 살짝 빗나가며 만회골을 기록하는 데 실패한 셈이다.
서울은 후반 19분, 김순호 대신 '특급 조커' 신진원을 투입하며 굳히기에 나섰다. 그리고 서울의 공격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으며 굳히기에 성공하는 모습이었다. 후반 24분, 이완이 오른쪽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화성 수비수가 핸드볼 파울을 범했고, 이에 주심은 가차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한 것. 페널티킥을 맡은 우제원은 침착하게 낮은 슈팅으로 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두 번째 골이자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세 골을 만회해야 우승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화성은 허윤범, 신승기 대신 전일재와 김동진을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보여주었다. 한편, 서울도 부상이 있는 이완 대신 '노장' 박종찬을 투입하고, 이원재 대신 최승호를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경계심을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화성은 최순호와 허용현의 충돌 과정에서 허용현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더욱 어려워졌다. 10명으로 써워야하는 상황에서 화성은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를 연달아 맞으며 나가는 등 불운까지 겹쳤다.
추운 날씨와 열악한 그라운드 상황에서 열린 90분의 치열한 혈투는 결국 서울의 감격적인 챔피언 등극으로 마무리되었다. 팬들의 사랑으로 우여곡절 끝에 창단된 서울 유나이티드가 창단 첫 해에 '별을 따는' 순간이었다.
축제의 잠실벌‥ 하나가 된 팬과 구단
창단 첫 해 리그 챔피언에 오른 서울 유나이티드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2-0으로 우승이 확정되는 분위기가 되자 구단 관계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마침내 90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팬들과 구단 관계자, 선수들은 하나가 되어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경기 직후 가진 개인 및 단체 시상에서 서울은 상을 싹슬이했다. 득점왕에 등극한 서울의 스트라이커 제용삼은 K3 MVP에도 오르며 개인 시상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서울을 우승으로 이끈 임근재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했다. 중요한 개인상은 모조리 서울 선수와 감독이 '싹슬이'한 셈.
그러나 상이나 우승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팬들과 구단의 교감이었다. 우승컵과 메달을 받은 선수들은 곧장 서포터석으로 달려갔고, 자신들의 유니폼을 팬들에게 전달하며 기쁨을 나누었다. 경기를 시작할 때나, 골을 넣을 때나 늘 서포터들에게 감사를 표한 서울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장면인 동시에 너무나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선수와 팬이 한데 어울려 샴페인으로 자축을 하던 순간, 골키퍼 차재성이 우승 트로피를 조심스럽게 한 서포터에게 전달했다. 서울의 모든 팬들은 트로피 주변으로 몰려 선수들과 똑같이 트로피를 하늘로 높이 들고 환호했다. 팬들과 함께 이루어낸 우승이라는 걸, 서울의 선수들은 잊지 않고 있었다. 그순간 서울의 팬들은 K리그, 아니 유럽 어느 리그의 팬들도 부럽지 않은 행복감을 느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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