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국가대표 풀백 설영우(FK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세르비아 매체 '스포츠카센트랄'은 7일(한국시간) "즈베즈다는 설영우에 대한 제안을 거절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보도했다.
대한민국 풀백 설영우는 유럽 무대 데뷔 시즌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즈베즈다는 7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위치한 스타디온 라이코 미티치에서 열린 OFK 베오그라드와의 2024-2025시즌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30라운드 홈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베오그라드전 승리로 즈베즈다는 스플릿 라운드 7경기를 남겨두고 승점 86(28승2무)을 달성해, 2위 파르티잔(승점 63)과의 승점 차를 무려 23점까지 벌렸다.
16개팀으로 구성된 세르비아 수페르리가는 정규리그 30경기를 진행한 뒤 상위 8팀과 하위 8팀이 나뉘어 같은 그룹에 속한 7팀과 스플릿 라운드를 치른다. 즈베즈다는 남은 7경기를 모두 패해도 2위 파르티잔에 역전당하지 않아 리그 우승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2024-25시즌 수페르리가 우승으로 즈베즈다는 리그 8연패를 달성했고, 통산 11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유고슬라비아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시절까지 포함하면 36번째 1부리그 우승이다.
이날 설영우도 선발로 나와 90분 풀타임을 뛰면서 즈베즈다의 조기 우승 확정에 일조했다. 앞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동료 이강인(PSG)이 프랑스 리그1 우승을 조기에 확정 지은데 이어 설영우도 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설영우는 이날 패스 성공률 90%(70/78), 키패스 2회, 유효슈팅 1회, 걷어내기 3회, 태클 4회, 몸싸움 성공률 85%(6/7) 등을 기록했다.
설영우는 3-0으로 앞서던 전반 43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는데, 키커로 나선 즈베즈다 미드필더 겔로르 캉가가 골키퍼 선방에 막혀 실축했다.
1998년생 수비수 설영우는 2020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 줄곧 울산HD에서만 뛰며 K리그를 대표하던 풀백으로 활약했다. 그는 K리그 통산 120경기에 출전해 5골 11도움을 기록했고, 2023시즌엔 K리그1 베스트 11 수비수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설영우는 황선홍호에 합류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병역 문제까지 해결해 유럽 진출을 위한 길을 열었다. 특히 즈베즈다가 설영우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이며 지난해 1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때 설영우를 관찰하기 위해 카타르에 스카우터를 파견하기까지 했다.
리그 7년 연속 우승에 성공하며 세르비아 최강팀으로 불리는 즈베즈다는 겨울 이적시장 때 설영우 영입에 실패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구애를 보내면서 2024-25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6월 설영우를 품는데 성공했다.
구체적인 이적료 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세르비아 매체 '스릅스카인포'에 의하면 즈베즈다는 설영우 영입을 위해 울산에 이적료 150만 유로(약 24억원)를 지불했다.
즈베즈다에 입단하면서 유럽에 진출한 설영우는 성공적으로 팀에 자리를 잡았다. 이번 시즌 그는 모든 대회에서 35경기에 나와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수비수라는 게 믿기지 않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설영우의 활약은 소속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A매치에서도 그는 한국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오만과 요르단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연속 선발 출전하며 뛰어난 오버래핑과 크로스 능력을 선보였다. 비록 두 경기 모두 무승부로 끝났지만, 그의 공격적인 플레이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세르비아 현지 언론도 설영우를 칭찬했다. 세르비아 '메리디안스포츠'는 "적응 기간이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설영우 영입은 완전히 대박을 쳤다"라며 "위기의 순간도 있었고, 부진한 경기도 기억에 남지만 규율과 태도로 빠르게 부진에서 벗어나 코칭스태프는 물론 팬들의 신뢰를 회복했다"라고 설영우 영입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즈베즈다 주전 풀백으로 활약 중인 설영우는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리그 챔피언으로 등극하면서 유럽에서 보내는 첫 시즌에 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또 정규리그 30경기에서 28승2무를 기록하며 아직까지 패배를 하지 않았기에,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무패 우승도 가능한 상황이다.
설영우는 단순히 즈베즈다의 우승을 도운 것이 아니다.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설영우는 세르비아 1부리그 경기당 평균 평점 7.65점을 얻어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세르비아 리그에서 가장 축구 잘하는 선수로 단숨에 인정받은 것이다. 물론 세르비아 리그가 동유럽에서도 중상위권 정도여서 실력이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유럽 무대 첫 시즌 연착륙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한편 설영우가 지금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세르비아 리그를 떠나 더 큰 무대로 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당장 지난 시즌 즈베즈다에서 활약하던 대한민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도 지난해 여름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로 이적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설영우를 노리고 있는 유럽 빅리그 클럽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중동과 벨기에에서 설영우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렸다.
'맥스벳스포츠'를 인용한 매체는 "즈베즈다 수비수 설영우는 다음 시즌에도 클럽에 남을 예정이다"라며 "설영우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알자지라, 벨기에의 KAA헨트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팀들이 원하는 선수이지만, 즈베즈다는 설영우를 남기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영우는 올시즌 클럽에 합류한 이래로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그는 시즌 전반을 오른쪽 측면에서 뛰었는데, 이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포지션은 아니었다"라며 "오그니엔 미모비치가 떠나면서 그는 오른쪽 풀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곧바로 수비와 공격에서 더 많은 좋은 경기가 펼쳤다"라고 덧붙였다.
헨트는 벨기에 1부리그 소속 클럽으로, 올시즌 리그 6위에 자리 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홍현석(마인츠)이 몸담았던 클럽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아직 여름 이적시장이 시작되지 않았기에 앞으로 설영우를 노리는 유럽 빅리그 클럽이 새로 등장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설영우가 빅리그로 이적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즈베즈다 SNS, 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