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가수 나비가 감성 보컬리스트로 다시 한 번 마이크 앞에 섰다.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으로 대중과 가까이 호흡해온 그의 변신. 익숙하지만 낯선, 그래서 그 변화가 더 궁금한 이유다.
나비가 오늘(7일) 오후 6시 신곡 '별짓 다 해봐도'를 발표하며 가요계 컴백한다. 아련한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는 이번 곡은 이별 후, 지우고 잊기 위해 애써보지만, 끝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그 사람. 잊으려 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그리움을 노래한 발라드 트랙이다.
새 소속사 플랜비엔터테인먼트로 이적 후 선보이는 첫 곡이자, 나비의 약 1년 6개월 여 만 신곡이라는 의미에서 음악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 새 싱글 '별딧 다 해봐도' 발매를 앞두고 엑스포츠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나비는 "컴백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설렘을 내비쳤다.
"돌이켜보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갔어요. 지난 2008년 데뷔해서 지금까지 활동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오래 쉰 적이 없어요. 출산 일주일 전까지 라디오 DJ를 맡았고, 출산 후 한 달 여 만에 복귀했죠. 보컬 그룹 WSG 워너비 활동도 열심히 했고요. 정말 바쁘게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던 것 같아요."
그런 그가 무려 2년 가까이 신곡 활동을 접고 새로운 도약의 순간을 준비해왔다. 긴 숨 고르기를 끝내고, 다시 무대 위로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 나비. 감성 보컬리스트로 돌아오기까지 그에겐 수많은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다.
가수로서의 현실적인 고민, 불안함 속에서도 노래를 향한 간절한 마음이 가득했기 때문. 세월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받아들여야만 했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나비의 고민이 엿보였다.
"노래를 계속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에요. 가끔 '과연 내가 언제까지 노래를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보다 훨씬 오래 활동하신 선배님들도 계시지만, 저도 이제 나이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들이 계속 찾아올지 늘 고민이에요. 세월이 너무 빠르게 변하니까 새로운 얼굴들도 계속 생겨나고, 그 안에서 늘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크죠. 그래도 또 자연스럽게 좋은 기회와 좋은 인연이 나타나기 때문에 늘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감성 보컬리스트로서 나비의 새 도약을 위한 준비 과정은 꽤 길고 신중했다. 약 9개월 전부터 곡 수급을 시작, 완벽한 변신을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이는 가장 '나비다운 곡'을 찾기 위한 고집이 담겨 있었다. 완성도에 대한 욕심, 타이밍보다는 진심을 우선한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자꾸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계속 '아쉽다, 아쉽다' 하면서 곡을 받다 보니까 기간이 길어졌어요. 원래 작년 가을이나 겨울쯤 발표하려고 생각했는데, 확신이 들고 진짜 마음에 드는 곡을 기다리고 싶었어요."
그렇게 신중한 고민을 이어가던 중 만난 '별짓 다 해봐도'. 나비는 첫 소절을 듣자마자 "괜찮다" 싶었다면서, 이번 신곡에 대한 만족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더불어 대중이 기대하는 나비의 진한 이별 감성을 충족, 자신 안에 잠들어 있던 진짜 감성을 꺼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설명. 이로써 가장 나비다운 감정선으로 완성된 결과물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미디엄 템포의 밝고 기분 좋은 곡들을 불렀어요. 그런데 문득 예전에 했던 이별 감성의 정통 발라드 노래를 부른지 오래 됐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나비만의 진한 이별 감성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다시 그때 그 감성으로 돌아가보자'라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나비의 진짜 감성을 소환시켜줄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을 만났는데, 문제는 감정적으로 이를 소화할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원래 제 성격 자체가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고, 요즘 감정적으로 슬픈 상태가 아니어서 감정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곡의 난이도도 높다 보니까 쉽지 않았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잘 나왔고, 주변 반응도 좋아서 만족스럽다"는 그의 얼굴에 스스로를 향한 안도와, 노래를 향한 믿음이 함께 묻어났다.
예능과 라디오를 통해 대중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해온 나비. 늘 밝고 유쾌한 모습으로 웃음을 전해왔던 그가 감성 보컬리스트로서의 변신을 꾀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변신을 위한 도약만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지금껏 나비가 쌓아온 밝고 유쾌한 이미지를 부정하겠다는 뜻도 아니다. 그 모든 모습을 품은 나비가 이제는 자신의 진짜 감정,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로 전하고 싶은 욕심이 그를 감성 보컬리스트로 이끈 셈이다.
"약 2년 정도 라디오 DJ로 활동하고,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하면서 제 이야기를 솔직하고 거침없이 해왔던 것은 사실이에요. 그런데 자꾸 예능이나 일상 중심의 활동이 많아지니까 '가수 나비'로서 이미지가 점점 사라지게 되더라고요. 사실 저는 진지하게 음악을 하고 싶고, 무게감이 전해지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도 정말 크다 보니까 갈증이 점점 커졌어요."
나아가 뛰어난 입담과 예능감 넘치는 매력의 '스타 나비'와 본업에 대한 자부심과 욕심으로 가득한 '가수 나비' 사이 균형에 대한 고민도 엿보였다.
그는 "라디오에서 제 목소리만 듣고 '노래 잘하는 개그우먼 누구냐?'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계셨다. 그럴 때마다 '아, 조금 자제해야겠다' 싶더라. 그런데 이건 또 제 본성이자 저만의 매력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나비다움'에 대한 고민,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과정을 전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플랜비엔터테인먼트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