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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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유감

기사입력 2004.06.21 00:11 / 기사수정 2004.06.21 00:11

임회준 기자

방송국 사정?

주말이라 가족들과 나갔다가 늦게 귀가해 1시 라트비아-독일전 중계를 보려고 SBS 채널을 돌렸으나 태풍관련 뉴스가 나왔다. 혹시 하는 마음에 SBS스포츠 채널로 돌리니 생방송 아닌 지난 경기 하일라이트를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이게 왠일인가? 포르투갈에도 태풍이 왔나?" 하는 말도 안되는 염려를 하며 인터넷에 접속해 축구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1시간 딜레이 중계란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
SBS 홈페이지에 접속을 해 스포츠 게시판에 들어가 보니 '공지'란에 떡 하니 1시간 딜레이 중계하니 양해하란다. 하하하...
그 늦은 시각, SBS홈페이지 게시판은 딜레이 중계에 항의하는 수많은 축구팬들의 항의글로 게시판이 몇 페이지째 도배되고 있었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SBS측에서는 방송국 사정이라고 말을 하는데 그 사정이라는 것 좀 들어봤음 싶은데 어디에서도 알 수가 없다. SBS측에서는 분명 태풍 때문이라고 강변하겠지만 필자가 보기엔 시청자 우롱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정말 태풍 뉴스 때문이었다면 SBS스포츠채널에서라도 생중계를 해줬어야 타당하다. 그러나 위에 언급했듯 SBS스포츠에서는 지난 경기 - 크로아티아-프랑스전으로 기억- 하일라이트를 보여주고 있었다.


우습기만 한 시청자

"정규방송 관계로 중계를 여기서 마칩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라며 경기결과는 스포츠뉴스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프로야구 중계의 단골 마무리 멘트다. 간혹 농구나 축구중계에서도 들려주는 멘트다. 정규방송 관계라니? 스포츠중계를 편성했으면 그 중계방송이 정규방송 아닌가? 방송국은 솔직하게 말하기 바란다. 정규방송이 아니라 "광고계약" 때문에 그렇다고...

작년 필자는 모 방송국에서 축구아나운서를 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왜 아시안컵 예선에 중계방송을 하지 않느냐'고 항의를 한 적이 있다. 그 친구 말이 방송국에서는 아시안컵 예선을 중요한 경기로 인식하고 있지 않을 뿐더러 시청율이 저조하기 때문에 편성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축구팬들은 기억 하시리라. 그 때가 바로 '오만 쇼크' 베트남, 오만에게 패배했던 그 경기들이라는 것을... 

항상 스포츠중계는 정규방송 취급을 못 받고, 시청율을 이유로 편성에서 밀린다. 그러나 분명한 건 대한민국은 스포츠팬들로 넘쳐나는 스포츠매니아들의 나라이고 또한 방송국에서 언제나 내세우는 시청율이라는 것이 신뢰도 제로의 폐쇄적인 잣대라는 것을!

어제 라트비아-독일전 딜레이 중계에 관한 한 SBS는 할 말이 없다. 일부 축구팬들은 SBS의 중계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 SBS 한 방송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KBS, MBC 또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KBS는 K리그 중계권을 독점하고 중계를 해 주지 않는다. 새벽의 하일라이트 조차 중계수로 우기면서 계약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거이 KBS다. 박찬호 선수 중계권을 따내면서 중계권료를 어마어마하게 올려놓은 것이 MBC다.

필자가 흥분을 해서 두서가 없는데, 방송국은 더 이상 시청자를 우롱하는 편성을 그만두기 바란다. 중계권을 따고, 신문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중계를 공시했으면 지켜야 한다. 이유를 밝히지도 않는 방송국 사정으로 시청자를 물 먹이는 어이없는 상황을 더 이상 당하고 싶지 않다.

남은 그룹예선 3라운드와 8강, 4강, 결승 경기는 제 시각에 제대로 보고 싶다.

아! 한 마디 덧붙이면, 스포츠 중계는 경기종료와 끝내서는 안된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퇴장하는 모습과 서포터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또한 경기의 일부다. 중계를 통해 경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중계를 언제쯤 볼 수 있을 지 안타깝기만 하다.



임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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