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차세대 더브라위너'의 등장과 함께 잉글랜드 FA컵 4강에 진출, 또 한 번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마침 경쟁팀들이 연쇄 탈락한 상황이어서 이번 시즌 '무관'으로 끝내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본머스와의 FA컵 8강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웸블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맨시티는 31일(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에 위치한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FA컵 8강에서 본머스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에데르송이 골문을 지킨 채, 요슈코 그바르디올, 후벵 디아스, 압두코디르 후사노프, 마테우스 누네스가 백4를 구축했다. 3선에 일카이 귄도안과 마테오 코바치치가 호흡을 맞췄고, 2선에는 필 포든, 케빈 더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가 배치됐다. 최전방 원톱에 엘링 홀란이 선발 출전했다.
이에 맞서는 본머스 역시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훌리오 솔레르, 마르코스 세네시, 일리야 자바르니, 루이스 쿡이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후방 미드필더로는 타일러 애덤스와 라이언 크리스티가 나섰고, 전방에는 앙투안 세메뇨, 저스틴 클라위버르트, 데이비드 브룩스가 출전했다. 최전방 원톱에 에바니우송이 상대 골문을 노렸다.
이날 경기는 맨시티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전반 13분 아담스의 페널티 박스 내 핸드볼로 맨시티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실바가 수비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볼을 띄우려는 과정에서 아담스의 오른팔이 높게 들려있었다. 손에 공이 맞았고, 이를 지켜보던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맨시티는 리드를 잡지 못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홀란이 오른쪽 아래로 강하게 슛 해봤지만, 케파 골키퍼가 이를 읽고 잡아냈다.
홀란은 페널티킥 실출 이후 단 2분도 지나지 않아 상대 수비 진영 실책으로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을 맞았으나 케파 골키퍼를 넘기려던 슛이 골문 위쪽으로 벗어나며 기회를 또 놓쳤다.
위기의 상황을 넘겨 흐름을 되찾은 본머스가 결국 경기의 리드를 잡아냈다.
전반 21분 맨시티가 수비진영에서 패스미스로 본머스 쿡에게 공을 빼앗겼다. 쿡은 곧바로 측면의 브룩스에게 연결했고, 브룩스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클라위버르트에게 향했다. 클라위버르트의 왼발 슛은 약하게 흘렀지만 에바니우송이 이를 놓치지 않고 공을 밀어넣으며 1-0 스코어를 만들었다.
이후 양팀은 추가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수비수인 후사노프를 빼고 20세 유망주 미드필더 니코 오라일리를 투입하며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곧바로 효과를 발휘했다.
후반 5분, 왼쪽 측면에서 빠르게 쇄도하던 오라일리는 더브라위너의 침투패스를 받고 빠르게 문전 쪽으로 쇄도했다. 직접 공간을 확보한 후 완벽한 왼발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홀란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 12분 득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홀란에게 악재가 찾아왔다. 쿡과의 경합 과정에서 발목에 무리가 왔다. 홀란은 벤치를 향해 신호를 보냈고, 곧바로 오마르 마르무시와 교체됐다.
정통 스트라이커가 사라진 맨시티지만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오라일리의 플레이가 빛났다.
후반 19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지켜낸 오라일리가 페널티 아크에서 마르무시에게 감각적인 왼발 패스를 건넸고, 마르무시는 이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케파 골키퍼를 뚫어냈다.
맨시티의 역전 이후 양 팀 선수들은 모두 지쳐 보이며 경기가 거칠어졌다. 소유권을 되찾는 과정이 계속됐지만 추가 득점은 없었다. 경기는 맨시티의 2-1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맨시티는 경기 내내 64%의 점유율로 경기를 지배했으며, 17개의 슈팅을 했고, 6개의 빅찬스를 얻어냈다.
이 경기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단연 오라일리였다. 그는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속으로 공급하며 시티의 두 골을 모두 도왔다.
영국 '풋볼 365'는 경기 종료 후 "그의 플레이 스타일과 경기 운영 능력은 마치 케빈 더 브라위너를 연상케 했다"면서 "이에 따라, 더 브라위너의 이적설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오라일리가 그의 후계자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오라일리를 향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오라일리의 투입이 정말 좋은 영향을 줬다. 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베테랑 선수들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오늘 실바, 귄도안, 더 브라위너 모두 훌륭했다"면서 "올라일리는 플리머스전에서 두 골을 넣었고, 오늘 경기에서도 엄청난 영향을 줬다. 준결승에서도 뛰게 될 거다"라며 그를 칭찬했다.
또한 과르디올라는 "FA컵 4강에 7년 연속 진출했다.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이 세대의 선수들은 이를 해냈다"며 기쁨을 드러면서도 "이번 시즌 FA컵 우승이 팀의 부진한 시즌을 만회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승리로 맨시티는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리는 FA컵 4강에서 노팅엄 포레스트와 맞붙게 된다. 반대편에서는 애스턴 빌라와 크리스털 팰리스가 결승 진출을 두고 격돌한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극도의 부진 끝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맨시티가 FA컵 석권으로 자존심을 지킬지 궁금하게 됐다. 리버풀, 아스널, 첼시 등 경쟁팀들이 모두 탈락한 상황이어서 맨시티가 더 주목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