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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승 리오스'와 '55홈런 로즈'

기사입력 2007.09.21 21:54 / 기사수정 2007.09.21 21:54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두산 베어스가 자랑하는 에이스 '파란 눈의 오수형' 다니엘 리오스(35. 사진)가 드디어 시즌 20승을 거뒀다.

리오스는 지난 20일 수원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7이닝 8피안타 2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1999년 정민태(현대)이후 8년 만에 20승 고지를 점령했다. 

게다가 2002년 마크 키퍼(당시 KIA 타이거즈)가 세운 '외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 인 19승을 뛰어넘는 위업까지 달성했다.

리오스는 인터뷰에서 "내가 올 시즌 공을 더 빨리 던진 것도, 삼진을 더 많이 잡은 것도 아니다. 팀 수비가 좋아졌고, 팀 타선이 좋아졌다. 그뿐이다. 내가 잘한 게 아니라 팀이 잘한 거다."라는 겸손한 인터뷰로 20승 달성에 대한 감회를 밝혔다.

리오스는 올 시즌 또 한 번 변화된 투구를 보여주었다. 리오스는 올 시즌 경기 초반에는 야수들의 수비를 믿고 힘을 비축하는 피칭을 보이다가 7회 이후에 다다르면 그때야 본연의 투구를 선보였다.

지난 6월 16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는 8, 9회 연거푸 150km/h를 스피드건에 찍으며 관중을 놀라게 하며 완봉승을 거뒀다. 리오스의 구위는 여전히 대단했고 여기에 4월 29일 유격수 이대수(26)가 SK에서 이적해 오며 내야진이 안정을 찾은 데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리오스의 '친화력'과 '겸손한 태도'는 2001년 긴데쓰 버팔로스 유니폼을 입고 한 시즌 55홈런을 때려낸 터피 로즈(39. 현 오릭스 버팔로스)의 발언과 겹쳐지며 팬들에게 훈훈함을 준다.

로즈는 당시 9월 24일 세이부 라이온스 전에서 일찌감치 55홈런을 달성, 오 사다하루(현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가 세운 시즌 55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3경기를 남겨두었음을 감안했을 때 로즈의 신기록 달성은 시간문제였다.

그러나 로즈는 9월 30일 다이에 호크스(소프트뱅크의 전신)전에서 '가이진(外人)에게 감독님의 기록을 내줄 순 없다.'라는 다이에 투수들의 극심한 견제로 인해 3연속 고의사구를 얻으며 신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로즈는 인터뷰에서 "대타자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으로 만족한다."라며 덤덤하고 겸손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이듬해 55홈런을 기록하고도 연속 고의사구를 당해 홈으로 들어오며 팔꿈치로 상대 포수의 코를 박살냈던 알렉스 카브레라(세이부)와는 대조적인 행동이었다.

로즈의 3연속 고의사구 때 발끈했던 것은 동료이자 주포였던 나카무라 노리히로(현 주니치 드래곤스)였다. 나카무라는 "56홈런 신기록을 보기 위해 관중이 구장을 꽉 채웠는데 다이에는 관중을 농락하고 있다."라며 그라운드에서 소리쳤고 뒤이어 "이따위 수작을 한다면 일본야구는 엉망이 될 것이다."라며 다이에 투수들을 비난했다.

동료간의 끈끈한 유대감이 있었기에 이러한 일이 있었던 것이다. 팀 내에서의 친화력을 봤을때 리오스는 로즈보다 훨씬 더 살갑다. 리오스는 가끔 먹을거리를 선수단에 거하게 돌리며 다른 선수들에게 '산타'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리오스에게도 로즈처럼 견제가 있었다. SK 김성근 감독이 투구폼에 문제를 삼으며 리오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 셋 포지션에서 상대가 준비할 수 있는 텀이 없이 곧바로 던진다는 것으로 부정투구 논란을 제기했다.

황석중 심판위원장 직무대행이 '문제가 없다.'라며 결론을 내렸으나 리오스에게 동요가 완전히 없었을 리는 없다. 그러나 리오스는 견제에도 불구하고 시즌 20승을 달성, 공을 팀원들에게 돌리는 동시에 20승의 희생자가 된 현대에도 예의를 갖췄다.

리오스는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같은 명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밝혀 현대에도 예를 갖췄다. 6시즌을 한국에서 보내는 동안 한국 문화에 완전히 적응한 리오스임을 알 수 있었다.

견제로 인해 기록 달성에 실패한 로즈에 비해 견제를 딛고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운 리오스. 잘 생긴 외모와 실력과 겸손함, 거기에 친화력까지 모두 갖춘 '완소남' 리오스의 20승은 더욱더 밝게 빛났다.

<사진=두산 베어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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