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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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장대비 속 알 카라마 상대로 귀중한 역전승

기사입력 2007.09.20 05:56 / 기사수정 2007.09.20 05:56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 탄천, 박형진 기자] '장대비 속에 거둔 귀중한 역전승'

성남 일화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너무나 중요한 승리를 따냈다. 성남은 장대비 속에서 펼쳐진 알 카라마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 경기에서 전반 9분 안드레에게 한 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으나, 후반 28분 교체투입된 김민호의 동점골과 후반 30분 조병국의 헤딩 역전골로 2-1 짜릿한 역전 승리를 거두었다.

1차전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성남은 질 뻔한 경기를 승리하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좋지 않은 경기내용으로 침체되었던 팀 분위기도 이 드라마틱한 역전승으로 반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반전 : 경기를 지배하고도 한 골 뒤진 성남

오랜만에 경기장을 시끌벅적하게 한 여고생 관중의 응원이 부담스러워서일까. 성남은 전반 초반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성남은 공을 소유하며 미드필더에서 공격루트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으나 공간을 장악한 알 카라마에 밀려 효과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김두현은 공격진과 미드필더진 사이에서 위치를 잡지 못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더딘 패스는 알 카라마의 탄탄한 수비에 막혀 역습으로 이어졌다.

전반 9분 아바스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허용한 성남은 결국 전반 10분, 코너킥 찬스를 십분 활용한 알 카라마의 공세를 막지 못하고 선제골을 허용했다. 다소 긴 코너킥을 반대편에 있던 차보가 강한 슛으로 연결했고, 김용대 골키퍼가 쳐낸 공이 마침 공격수 안드레 앞으로 떨어지며 쉬운 헤딩슛으로 골을 내주고 만 것. 미끄러운 그라운드 사정을 십분 활용하며 중거리슛 작전을 쓴 알 카라마의 전략이 10분 만에 한 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전반 22분 성남은 김두현의 강한 프리킥으로 골을 넣는 듯했으나, 알 카라마의 장신 수비수 파비오가 천재적인 위치선정으로 골문 바로 앞에서 공을 걷어내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전반 24분에는 최성국이 장대비를 뚫고 빠른 역습을 시도한 뒤 이따마르에게 좋은 패스를 했으나, 이따마르의 터닝 오버헤드 슛이 골포스트를 넘기며 동점골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성남은 장대비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정적인 응원을 펼친 여고생 응원단의 응원 덕분인지 평소보다 더 많이 움직이며 선제골을 넣은 후 수비에 전념한 알 카라마를 압박했다. 그러나 파비오가 이끄는 알 카라마의 수비진은 노련했고, 오히려 위험한 역습을 몇 차례 허용하며 힘든 경기를 펼쳤다.

전반 종료 직전, 김두현의 환상적인 원 터치 패스가 모따에게 연결되는 듯했으나 타이밍이 맞지 않으며 찬스가 무산되었다. 잇따른 역습 상황에서 성남은 위험한 프리킥을 허용하였으나, 차보의 슈팅이 수비벽에 막히며 전반전은 1-0으로 마무리되었다.

후반전 : 김학범 감독의 용병술, 탄천을 깨우다

성남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전반전 빠른 돌파로 공격에 활력을 넣은 최성국 대신 김동현을 투입했다. 미끄러운 그라운드 사정상 개인기가 출중한 최성국 대신 제공권 장악력이 좋은 김동현을 투입해 활로를 찾아보겠다는 계산. 그러나 알 카라마의 단단한 수비는 좀처럼 열리지 않았고 오히려 선제골의 주인공 안드레의 역습에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김용대 골키퍼의 선방과 붕대 투혼을 보인 김영철의 멋진 수비가 아니었다면 추가실점을 할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성남은 후반 15분, 이따마르 대신 '비의 사나이' 남기일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지난 전북과의 K리그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감각이 오른 남기일의 '한 방'을 기대한 교체. 후반 25분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김철호 대신 공격수 김민호를 투입하며 사실상 '4-2-4' 포메이션으로  총공세에 나섰다.

김학범 감독의 실험적인 김민호 투입은 3분만에 그 효과를 발휘했다. 후반 28분, 모따가 왼쪽 측면을 돌파하며 슛을 날렸고, 이 공은 골키퍼를 맞고 중앙에서 쇄도하던 김민호 쪽으로 흘렀다. 이를 정확하게 슈팅으로 연결한 김민호는 경기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놓는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분위기를 탄 성남은 2분만에 한 골을 더 성공시키며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나선 조병국이 침착한 헤딩으로 역전골을 만든 것. 번개까지 치는 악천후 속에 패배의 전운까지 감돌았던 탄천종합운동장에는 환희와 감동의 물결이 일었다.

역전골이 터지자 성남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고, 알 카라마의 수비 조직력은 급속히 붕괴되어갔다. 역전골이 나온 직후 박진섭의 크로스를 받은 남기일의 슈팅이 옆그물을 맞았고, 최근 슬럼프를 겪고 있는 모따도 시원한 중거리슛을 선보인 것. 당황한 알 카라마는 만도 대신 미드필더 오데를 투입하며 공격 진영을 정비하는 모습이었다.

알 카라마는 후반 종료 직전 만회골을 넣고자 고군분투했으나 성남의 차분한 수비로 동점골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결국 90분의 수중 혈투는 성남의 2-1 짜릿한 역전승으로 마무리. 성남은 1차전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사진 : 피스컵 2007 라싱 산탄데르전에 출전한 성남 일화의 김민호,  김세훈 기자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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