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희대의 발롱도르 재투표 사건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밀려 수상에 실패했던 프랑크 리베리가 해당 사건을 다시 언급했다.
스페인 렐레보는 22일(한국시간) "리베리는 호날두의 발롱도르 트로피 중 하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리베리는 투표 마감일이 2주 이상 지연된 이유를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2010년대 축구계를 양분한 건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로 손꼽히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2018년 크로아티아를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으로 이끈 루카 모드리치가 수상할 때까지 발롱도르는 메시와 호날두의 전유물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모드리치보다 메시와 호날두 시대를 끝낼 뻔했던 인물이 있었다. 그 선수가 바로 프랑스 출신 윙어 리베리였다.
2012-2013시즌 당시 리베리는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었다. 공식전 52경기에 출전해 22골과 18개의 도움을 기록했으며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 DFB 포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들어올리며 구단 역사상 첫 트레블을 달성했다.
모두가 리베리의 수상을 점쳤다. 실제로 배당률도 리베리가 가장 낮았다. 리베리는 발롱도르 트로피를 보관활 장식장을 구매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역사상 최초로 재투표가 실시된 것. 이미 모든 투표가 마감되고 결과 발표만을 앞둔 상황에서 국제축구연맹(FIFA)는 투표율 저조를 이유로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재투표를 실시했다.
추가 투표가 아닌 이미 투표를 마친 사람들도 다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재투표가 실시되면서 결과가 뒤바뀌었다. 수상자는 리베리가 아닌 재투표 실시 발표 전날,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당시 리베리는 "축구선수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 이번이 나의 마지막 기회였다. 더 이상 무엇을 더 하라는 것인가"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2022년 10월 22일, 프랑크 리베리는 끝내 축구화를 벗었다. 살레르니타나 소속으로 39세까지 버텼지만 더 이상 무릎이 버텨주지 않았다. 연골은 모두 닳아 없어졌고, 훈련도 못 한 채 경기만 가까스로 뛰는 나날이 이어졌다. 결국 오스트리아에서 수술을 받았다. 무릎 안에 금속판을 삽입하며 커리어 마지막 불씨를 살리려 했지만 상황은 더 나빠졌다.
그로부터 5개월 뒤에는 아예 다리를 잃을 뻔했다. 황색포도상구균 감염으로 다리에 구멍이 생겼고, 12일간 병원에 입원한 채 항생제와 싸워야 했다. 리베리는 “정말 무서웠다. 의사들이 다리를 자를 수도 있다고 했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리베리의 고백은 축구 인생 말미에 겪은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리베리에게 더 오래 남은 상처는 육체가 아닌 마음에 있었다. 2013년 리베리는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리그 우승, 분데스리가와 DFB포칼, 클럽 월드컵, UEFA 올해의 선수상까지 그야말로 모든 걸 이뤘다. 남은 건 단 하나, 발롱도르뿐이었다.
그런데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졌다. 투표 마감일이 예고 없이 2주나 연장됐고, 그 사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막판 득표율을 끌어올리며 수상자가 바뀐 것이다.
리베리는 최근 프랑스 레퀴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사건을 다시 꺼내들었다.
리베리는 "그 해 나는 발롱도르 외에는 모든 걸 다 이뤘다. 챔피언스리그, 분데스리가, 포칼, 클럽월드컵, UEFA 올해의 선수상까지 받았다. 완벽한 해였다. 그 이상 잘 할 수는 없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 때 발롱도르는 영원한 불공정으로 남을 것이다. 아직도 그 이유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단 투표에서 내가 앞서 있었을 때 발롱도르 투표 마감일이 2주 이상 연장된 이유를 몇몇 사람들이 설명해주기도 했지만 난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지금처럼 투표 방식이 동일했다면 내가 수상했을 것"이라고 지금과 같은 방식이었다면 수상자는 자신이었을 거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물론 리오넬 메시와 호날두는 나를 항상 존중해줬다. 두 선수도 내가 같은 테이블에 앉을 자격이 있다는 걸 알고 이었다. 겸손하게 말하지만 2013년의 나는 그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