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자랑하는 월드클래스 공격수 해리 케인의 최근 발언이 화제다.
케인은 유소년 시절부터 20년간 손흥민 현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에서 축구 선수로서의 꿈을 키웠고, 프리미어리그로 대성했다.
그러다가 지난 2023년 여름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이적료 약 1억 파운드(1870억원)로 팀을 옮겼다.
2024-2025시즌이 두 번째 시즌인데 뮌헨이라는 굴지의 구단 생활에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케인은 뮌헨이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는 점을 뿌듯하게 생각하는 눈치다.
그 과정에서 전 소속팀 토트넘에 관해 사실상 '팩트 저격'을 해서 예의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케인은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 소속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를 치르고 있다. 22일엔 알바니아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A매치 70번째 골을 쏘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알바니아전 전날 기자회견에서 케인의 '문제성' 발언이 나왔다.
케인은 토트넘 시절 시즌당 40골을 넣어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에 다가갈 수 없었다.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물론 4강 안에 들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출전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뮌헨은 다르다. 케인이 처음 몸담은 2023-2024시즌엔 '무관'에 그쳐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2024-2025시즌엔 분데스리가 우승에 바짝 다가섰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에 올라 우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뮌헨이 2관왕을 일궈낸다면 지금은 5~10위권인 케인의 발롱도르 수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케인도 이 점을 알고 뮌헨에서의 생활에 만족을 표시한 것이다.
케인은 "발롱도르를 생각하나"란 질문에 "당연하다. 100%"라면서 "지난 시즌에도 그렇게 느꼈다. 뮌헨에 와서 40골 이상을 넣었지만 우승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을 얘기했다. 그는 "토트넘에선 아무리 많은 골을 넣어도, 결국 프리미어리그나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지 못하면 그런 대화에 끼지 못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토트넘에 있을 때 발롱도르에서 10위를 했다. 그게 토트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한계였다"고 털어놓았다.
팀 성적이 나쁘니까 아무리 골을 넣어도 후보로 거론되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블에 도전하는 올해가 적기라고 설명했다. 케인은 "지금은 기회가 있다. 세계적으로 더 큰 무대에서 더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런 상을 받기 위해선 우승 트로피를 많이 차지해야 하고 40골 이상 넣어야 한다. 이번 시즌엔 충분히 가능하다. 내가 정말 이루고 싶은 목표"라며 긍정적인 코멘트를 했다.
다시 뮌헨 구단으로 화제를 돌렸다.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구단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감, 책임감에서 발전하는 데 더 도움이 되고 있다"며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에서의 압박감이 자신을 성장시키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기회를 주는 팀에서 뛰다 보면 한 시즌 30~40골을 넣는 게 기대가 되기도 하는데, 난 그런 목표 설정이나 기대감을 좋아한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좋다"고 했다.
"좋은 팀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와 존경을 받는 것 같다"고 했다.
케인은 명성에 비해 트로피와 인연이 없는 선수로 매우 유명하다. 2013년 토트넘 1군에서 뛰기 시작한 그는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터트렸음에도 메이저 대회에서 어떠한 우승도 맛보지 못했다.
토트넘 시절에 케인은 준우승만 4번을 했다. 두 번의 리그컵(2014-2015, 2020-2021시즌) 모두 준우승했고, 2018-2019시즌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갔지만 리버풀에게 패했다. 2016-2017시즌 땐 프리미어리그 2위를 차지했다.
아직도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과 함께 어느 새 세계적인 '무관'의 아이콘이 됐다.
케인은 "곧 트로피를 거머쥘 테니 그만 조롱해달라"는 부탁을 최근 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무관 넘어 발롱도르를 얘기할 정도가 됐다.
다만 토트넘 팬들은 케인의 인터뷰를 접하고 굉장히 큰 실망을 하는 중이다, 토트넘 관련 매체 '스퍼스웹'은 "케인이 뮌헨 이적 뒤 잊을만 하면 토트넘을 공격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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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