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에서 쫓겨난 36세 베테랑 윙어가 유럽을 뒤흔들었다.
과거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했던 손흥민의 전 동료 이반 페리시치가 프랑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8강 1차전 맞대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조국 크로아티아의 4강 진출 유리한 고지 점령에 기여했다.
6개월 만에 프랑스 대표팀에 복귀한 킬리안 음바페는 침묵하며 팀의 패배를 지켜만 봐야 했다.
크로아티아는 21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에 위치한 스타디온 폴주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 네이션스리그 A 8강 1차전에서 프랑스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오는 2차전 원정 경기에서 보다 여유로운 입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이날 홈팀 크로아티아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도미니크 리바코비치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요슈코 그바르디올, 도미니크 칼레타 카르, 미슬라프 슈탈로, 반드레이 스타니시치가 백4를 형성했다. 3선에는 마르코 코바치치와 루카 모드리치가 호흡을 맞췄다. 2선에선 안드레이 크라마리치, 요시프 바투리나, 이반 페리시치가 선발 출격했다. 최전방 원톱 자리에는 다비드 부디미르가 위치했다.
이에 맞서는 프랑스는 4-3-1-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마이크 메냥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뤼카 디뉴, 윌리엄 살리바, 이브라히마 코나테, 쥘 쿤데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앙투안 라비오, 오렐리앙 추아메니, 마티유 귀엥두지가 출전했으며, 우스망 뎀벨레가 2선에 나섰다. 최전방 투톱으로 킬리안 음바페와 랭달-콜로 무아니가 출격했다.
전반 초반부터 크로아티아가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반 5분 프랑스 센터백 코나테가 박스 안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왼손을 들고 있다가 상대 전진 패스가 손에 그대로 맞았다. 주심은 그대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크로아티아가 선제골 기회를 이른 시간에 잡아냈다.
하지만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크로아티아의 크라마리치가 중앙으로 찬 슛이 왼쪽으로 뛴 메냥의 발끝에 막히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실점 기회를 가까스로 넘긴 프랑스는 전반 15분 음바페의 박스 내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 시도 등 다양한 공격 기회를 맞았지만 결국 득점에 실패했다.
이후 크로아티아가 계속해서 프랑스를 압박했고, 결국 전반 26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반 페리시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정교한 크로스를 부디미르가 감각적인 헤더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정규시간이 끝나고 1분 뒤엔 첫 골 도우미 페리시치가 직접 해결했다.
바투리나의 오른발 슈팅이 프랑스 센터백 살리바에 맞고 나왔지만, 이 공이 박스 안으로 쉐도하던 페리시치에게 떨어졌다. 이 공을 페리시치가 박스 우측에서 강력한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환상적인 골로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베테랑의 품격이 보였던 클래스가 돋보이는 슈팅이었다.
전반전 내내 크로아티아 조직적으로 프랑스보다 앞선 모습을 보였고, 결국 2골이나 앞선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급해진 프랑스는 코나테를 빼고 바이에른 뮌헨에서 김민재와 함께 호흡하는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를 투입하며 수비를 정비했다.
이어 후반 19분 콜로 무아니와 귀엥두지를 교체하고 바르콜라와 카마빙가를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프랑스는 후반 내내 크로아티아의 골문을 노렸지만 번번히 막혔다.
후반 34분 뎀벨레가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고, 1분 뒤 음바페의 강력한 슈팅도 리바코비치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결국 크로아티아는 마지막까지 프랑스의 공세를 막아내며 2-0 승리를 지켜냈다.
이번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페리시치였다. 그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크로아티아의 공격을 이끌었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존재감을 드러냈다.
페리시치는 크로아티아 대표팀에서 오랜 시간 핵심 역할을 해온 선수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결승까지 이끌었으며, 프랑스를 상대로 1골을 기록한 바 있다. 인터 밀란, 바이에른 뮌헨, 토트넘 등 유럽 빅클럽을 거친 그는 뛰어난 활동량과 양발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능력으로 유명하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크로아티아의 3위 달성을 도왔으며, 이번 경기에서도 여전한 클래스를 입증했다.
반면, 프랑스의 에이스 음바페는 이날 경기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며 라리가에서 20골을 기록 중인 그는 약 6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크로아티아의 탄탄한 수비 앞에서 고전했다.
음바페는 경기 내내 6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크로아티아 수비에 막히거나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음바페의 스피드를 활용한 다양한 돌파 시도 역시 그바르디올을 비롯한 크로아티아 수비진의 조직적인 수비에 가로막히며 결정적인 찬스로 연결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의 감독 즐라트코 달리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경기 계획을 완벽히 실행했다. 우리는 압박과 수비 조직력이 좋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반면 프랑스의 디디에 데샹 감독은 "기술적인 실수가 많았고,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에 나아지긴 했지만 이미 승부가 기운 상태였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이번 승리로 4강 진출에 유리한 입장이 되었지만, 25일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릴 2차전에서 프랑스가 반격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