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 선발투수 김광현이 지난 24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라이브 피칭에 임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일본 오키나와, 최원영 기자) '국가대표 김광현', 다시 볼 수 있을까.
SSG 랜더스 좌완 선발투수 김광현(37)은 28일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의 구시가와 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태극마크'에 관한 속마음을 밝혔다.
베테랑 김광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투수다. 그동안 가슴에 태극마크도 수차례 달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3년 WBC 등에 다녀왔다.
2023년 WBC를 마친 뒤 김광현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발표했다. 당시 김광현은 "나에게 국가대표란 꿈이고 자부심이었다. 대표팀을 통해 많이 성장하고 배웠다"며 "성적이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실망하지 않고 그것을 계기로 삼아 더욱더 강해질 수 있었다. 이제 이 기회를 후배들에게 넘겨줘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김광현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너무나 아쉽고 분통하다. 이제 랜더스의 투수 김광현으로서 누구보다 열심히 공을 던지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SSG 랜더스 선발투수 김광현이 지난 24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라이브 피칭에 임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

SSG 랜더스 선발투수 김광현이 지난 24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라이브 피칭에 임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
이후 대표팀은 한층 젊어졌으나 지난해 프리미어12서 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는 등 국제무대서 고전했다. 노련한 베테랑들의 합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2026 WBC 본선이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상태다. 한국은 내년 3월 5일부터 10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조별리그에 임할 예정이다.
WBC 언급에 김광현은 "야구를 잘해야 한다. 내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야구를 잘했으면 좋겠다"며 "'이 선수는 데리고 가지 않으면 안 돼'라는 생각이 들게끔 성적을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정후도 맞는 말을 했더라"고 운을 띄웠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몸담고 있는 이정후는 최근 대표팀과 관련해 소신 발언을 했다.
이정후는 "대표팀은 경험 쌓는 곳이 아니라 그해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수들이 나가 나라의 이름을 걸고 싸우는 곳이다. 정말 잘한 선배가 있음에도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어린 선수가 나가서는 안 된다"며 "최근 우리 대표팀 성적이 너무 안 좋았다. 지금부터 잘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KBO(한국야구위원회)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광현은 "다들 야구를 보는 눈이 다르다. 누군가는 클래식 스탯을, 누군가는 세이버메트릭스 스탯을 중요시할 수 있다"며 "그래서 선수들도, 대표팀을 꾸리는 위원님들도 부담스러울 것 같다. 정말 민감한 부분이다"고 짚었다.

SSG 랜더스 선발투수 김광현이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지난 26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
이어 "만약 내가 정말 좋은 성적을 내 대표팀에 뽑힌다면 진짜 신중하게 고민해 볼 듯하다. '꼭 가고 싶다', '가지 않겠다'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차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태극마크는 누구에게나 자랑스럽고, 대표팀에선 모든 선수가 다 잘하고 싶어 한다. 지금이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에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향후 방향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리안 몬스터'로 통하는 베테랑 좌완투수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지난 26일 캠프 연습경기 등판을 마친 뒤 대표팀 참가 의사를 묻자 "올해 성적이 좋고, 뽑아주신다면 당연히 가야 한다"며 "뽑히면 한 명, 한 명 선수들을 꼬시겠다. 올 시즌 잘했는데 대표팀에 안 나가려 하는 베테랑 선수들을 내가 꼬셔 보겠다"고 답했다.
이 이야기를 전하자 김광현은 "나도 시즌을 마친 뒤 '잘하는 베테랑'이었으면 좋겠다. 올해 꼭 성적을 내 기분 좋은 고민을 하고 싶다. (류)현진이 형으로부터 전화가 올 수 있도록 반드시 잘하겠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 그래도 대표팀을 응원하는 문화가 지속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SSG 랜더스 선발투수 김광현이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