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4-0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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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농구 위한 쓴소리…MVP 김단비도 조심스럽게 "요즘 선수들 '헝그리 정신' 부족해"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5.02.25 00:17 / 기사수정 2025.02.25 00:17



(엑스포츠뉴스 용산, 김정현 기자) 역대 여섯 번째 한국여자농구(WKBL) 정규리그 만장일치 MVP 주인공 김단비(우리은행)가 여자농구 선수들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생각을 밝혔다. 

김단비는 24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진행된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를 포함해 8관왕을 차지한 뒤 "'헝그리 정신'이 요즘에는 솔직히 없어졌다고 생각한다"라며 한국 여자농구 발전을 위해 구성원들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이날 정규리그 MVP를 포함해 총 8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김단비는 지난 시즌과 2021-2022시즌(이상 110표), 2018-2019시즌(101표) 박지수, 2019-2010시즌(77표), 2007-2008시즌(67표) 정선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만장일치 MVP의 주인공이 됐다. 또 그는 2022-2023시즌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정규리그 MVP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김단비는 올 시즌 평균 득점 21.1점, 리바운드 10.9개 스틸 2.07개로 해당 부문에서 모두 리그 1위에 오르며 맹활약했다. 김단비는 우수수비선수상까지 추가했다. 김단비의 맹활약에 힘입어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통산 15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평균 득점 20점을 넘기면서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기록한 선수는 김단비가 유일하다. 이외에도 블록슛 1위(1.52개), 어시스트 5위(3.62개)에 올랐다. 


김단비는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위성우 감독이 시상식에서 발언했던 '한국 여자농구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진짜 프로라면 편한 것보다 구렁텅이로 스스로 빠져 들어갈 만큼 힘든 걸 더 찾아서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몸으로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연습도 더 하고 화려한 것보다 기본기부터 다지면서 하면 어떨까. 많이 돌려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또 자신은 만장일치 MVP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보통 MVP가 우승팀에서 나온다. 우리가 우승에 가까워지더라. 그리고 우승을 하고 나서는 그런 생각을 조금 하긴 했다. 그런데 솔직히 만장일치까지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한마음으로 나를 뽑는 건 어렵지 않나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단비의 일문일답.

-위성우 감독과 본인의 관계가 참 복잡하다는 생각이 든다(16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청주 KB와 원정 경기 막판 위성우 감독이 김단비를 향해 "아 그냥 내 말대로 해"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중계에 포착된 것이 화제가 된 것을 두고).

내가 마지막 공격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매치업이 어떤 게 나은지 설명을 들었다. 감독님 입장에서는 선수들이 이미 위치를 정해져 있어서 틀리면 안돼서 '하던 대로 해'라고 하셨다. 게임하면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이해한다. 감독님이 게임할 때 선수의 말도 잘 들어줘서 그런 상황이 자주 나오는 것 같다. 한 장면으로 오해하실 수 있는데 생각보다 선수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신다.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이 끝나고 연습도 시키는 부분이 있다.

나에게 감독님은 어떤 존재냐고 물어보시면 어렵다. 아버지라고 하기엔 내 아빠는 화를 이 정도로 안 내신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시작을 감독님과 했었고 시작에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다시 우리은행 와서 좋은 결과를 냈기 때문에 그냥 농구의 아버지, 내 농구를 만들어주신 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2년 전 MVP 수상 당시 압박감이 컸다고 했는데 어떤 점이 힘들었나.

나는 어떻게 보면 건방진 소리일 수 있지만, 힘들었단 말조차 남들한테 '나는 타보지도 못하는데 저런 소리하네'라고 들릴 수 있다. 박지수가 왜 많이 힘들어했는지도 많이 이해됐다. 박지수도 그걸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게 됐다. 그 선수들이 지키기 위한 노력이 존경스럽다.

또 이번에 전력이 약화됐을 때 자존심이 늘더라. 꼴찌는 하기 싫고 최하위로 떨어지기 싫었다. 팀 상황상 너무 약체로 평가되고 내가 봐도 힘들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팀을 어떻게 해야지 꼴찌를 하지 않고 플레이오프로 올릴 수 있을까? 그렇게 하려면 모든 경기에서 하드캐리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무너질 텐데라는 강박과 스트레스를 받았다. 초반에 너무 잘해서 나중에 내가 못 하면 기사화되고 주목받게 될 것 같았다. 못하면 안 되는데, 무조건 잘해야 하는데라는 압박감이 시즌 초반에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만장일치 MVP다. 스트레스일까.

자유로워질 수 없다. 올 시즌 새 목표가 멤버가 좋은 상태에서도 우승을 했으니까 전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최고참으로, 주장으로 이 팀을 이끌고 꼭 좋은 성적을 내자고 했다. 그 목표를 이뤘다. 또 운이 좋게 MVP도 탔다. 다 이뤘다. 나는 목표가 없다. 그런데 목표가 없으면 안 되니까 이 압박감을 더 이상 안 가지고 싶다.

조금은 생각이 바뀐 게 내가 최고이고 싶기 보다 나로 하여금 다른 선수들이 커서 그 선수들이 더 발전하고 내가 도와주면서 그 선수들이 클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긴다. MVP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려고 하는 압박을 벗어나고 싶다.

-한국여자농구의 경쟁력에 대해 언급했는데 어떻게 해야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을까.

한 번씩 이야기하지만, 몇년 전까지 조심스러웠다. 이제 나도 그렇고 여자농구 최고참 언니들과도 한번씩 이야기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노력을 안한다고 할 수 없다. 열심히 안하지 않는데 예전보다 조금 편한 걸 추구하는 게 없지 않아 있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다.

'헝그리 정신'이라고 예전 선배들이 열심히 했는데 요즘은 그런 부분이 솔직히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진짜 프로라면 편한 것보다 구렁텅이로 스스로 빠져 들어갈 만큼 힘든 걸 더 찾아서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몸으로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연습도 더 하고 화려한 것보다 기본기부터 다지면서 하면 어떨까. 많이 돌려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상금이 적지 않은데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

8관왕 해서 상금이 많더라. 일단 선수들에게 맛있는 밥도 사고 감사한 분들에게 선물도 하겠다. 그리고 우리가 지난 우승 이후 팬들에게 팬미팅 하겠다고 했는데 지키지를 못했다. 시즌 끝나고 팬들에게 팬미팅 등 감사함을 꼭 전하고 싶다.

-위성우 감독이 상금 이명관에게 준다고 했을 때 선수들의 반응 어땠나.

장난으로 15등분 해보라고 했다. 순간 놀라서 MVP상금을 줘야 하나 생각했다. 이명관이 너무 발전했고 너무 고생해서 감독님이 그렇게 하셨다. 저희도 충분히 동의하게 됐다.



-포스트시즌 앞둔 동료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MVP의 부담은 이번 시즌까지 갖고 갈 것이다. 정규리그 MVP 탔는데 플레이오프에서 내려놓으면 안되니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는 영혼을 갈아 넣어서라도 열심히 뛸 것이다.

그렇다고 농구를 나 혼자 하는게 아니다. 정규리그도 선ㅅ들이 잘 받춰준 덕분이다. 플레이오프는 경험 있는 선수들이 적어서 걱정이긴 하다.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해왔고 그것을 믿고 스스로 자신있게 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잇는 선수들이라고 믿고 있다. 수업시 얘기했지만, 자신감이 생각보다 생기지 않았다. 이제 우승했으니 강팀 선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임했으면 좋겠다.

-만장일치 MVP 선정을 예상했나.

생각 못 했다. 보통 MVP가 우승팀에서 나온다. 우리가 우승에 가까워지더라. 그리고 우승을 하고 나서는 그런 생각을 조금 하긴 했다. 그런데 솔직히 만장일치까지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한마음으로 나를 뽑는 건 어렵지 않나 생각했었다.



사진=연합뉴스, WKBL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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