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오키나와, 김지수 기자) KBO리그의 '리빙 레전드' SSG 랜더스의 최정이 자신의 KBO리그 내 3루수 서열을 '5위'로 정리했다. 뛰어난 기량을 갖춘 어린 후배들이 늘어난 만큼 자신도 뒤쳐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정은 24일 일본 오키나와의 고친다 구장에서 진행된 SSG의 2차 스프링캠프 훈련 첫날 취재진과 만나 "올해 특별히 달라질 부분은 없지만 좋은 계약을 했기 때문에 부담감은 조금 있다"며 "그래도 크게 의식하지 않고 매년 똑같이 해왔던 것처럼 해보자라는 마인드로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심플하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정은 2024 시즌 129경기 타율 0.291(468타수 136안타) 37홈런 107타점 5도루 OPS 0.978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만 36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슬러거의 면모를 유지했다.
최정은 여기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467홈런까지 넘어섰다. 지난해까지 495홈런을 쏘아 올린 가운데 올해는 KBO리그 최초 통산 500홈런 고지가 눈앞에 있다.
SSG는 에이징 커브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최정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계약기간 4년, 총액 110억원 전액 보장이라는 초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SSG는 FA 계약뿐 아니라 최정이 충분히 스스로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최정이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1군 캠프가 아닌 장거리 이동 부담이 없는 일본 가고시마 2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최정은 구단이 대박 계약을 안겨주고 자신을 향한 신뢰를 확실하게 보여준 만큼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겨우내 훈련 성과도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정은 "일본에서 정말 평소 하던 그대로 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부담감도 있었지만 다 떨쳐버렸다. 올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KBO리그 후배 3루수들의 '급성장'도 최정에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2024 시즌 KIA 타이거즈 우승을 견인하고 MVP를 거머쥔 김도영, 국가대표 단골이 된 LG 트윈스 문보경, 2023 시즌 홈런왕을 차지한 한화 이글스 노시환, 지난해 커리어 하이 성적을 찍은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 구성 과정에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 선발에 있어 2025 시즌 성적이 가장 큰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정은 내년 WBC 대표팀에 자신의 자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후배 3루수들을 압도하는 성적이 아니라면 자신이 아닌 다른 선수들이 선발되는 게 맞다고 보고 있다.
최정은 "현재 잘하고 있는 3루수들과 내가 경쟁하는 수준의 모습만 보여줘도 만족한다"며 "그 선수들(김도영, 문보경, 노시환, 송성문)보다 더 잘하면 좋지만 일단 경쟁력 있는 성적을 내는 게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WBC는 내가 다른 3루수들보다 압도적으로 잘하는 게 아니라 비슷한 성적을 낸다면 젊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3루수에 잘하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 김도영, 노시환, 문보경, 송성문 등이 있다. 나는 5순위인 것 같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김도영에 대해서는 극찬을 이어갔다. 최정은 "김도영은 나와 비교가 안 된다. 나는 정규시즌 MVP를 받아본 적이 없다. 김도영은 어린 나이에 큰 업적을 남겼다. 나와는 가는 길이 다르다"고 후배를 향한 존경심을 내비쳤다.
사진=일본 오키나와,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