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만든 두 개의 찬스를 놓치지 않은 토트넘 홋스퍼의 측면 공격수 브레넌 존슨이 영국 공영방송 'BBC'가 선정한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존슨은 손흥민에게 확실하게 감사의 표현을 해야 할 듯하다. 존슨이 터트린 두 골은 모두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존슨의 마무리도 좋았지만,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고 완벽한 패스를 찔러준 손흥민의 공을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반대로 존슨이 자신의 패스를 놓치지 않으면서 도움을 쌓게 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PL) 역사상 11번째로 70골-70도움 기록을 세운 선수가 됐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간) 영국 입스위치에 위치한 포트먼 로드에서 열린 승격팀 입스위치 타운과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전에 터진 존슨의 멀티골로 비교적 여유롭게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전이 끝나기 전 추격골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후반전 들어 제드 스펜스와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추가골을 뽑아내면서 결국 4-1로 승리했다.
평소처럼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다 레프트백에게 패스를 내주는 플레이 대신 직접 공을 몰고 페널티지역까지 전진해 수비 진영에 균열을 내는 역할을 수행했다. 입스위치의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에버턴 출신 수비수 벤 고드프리는 손흥민의 드리블에 연신 휘청댔다.
토트넘의 선제골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18분 아치 그레이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드리블해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진입했다. 이후 스텝오버(헛다리)로 고드프리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은 뒤 문전으로 컷백 패스를 보냈다. 입스위치 수비진이 손흥민의 화려한 개인기에 시선을 빼앗긴 사이 반대편에서 골문으로 쇄도하던 존슨이 이를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의 질주가 계속됐다. 고드프리는 손흥민을 막는 데 급급했으나 이번에도 결정적인 찬스를 허용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손흥민은 전반 26분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넘긴 공을 잡아놓고 페널티지역 깊숙한 곳까지 치고 올라간 뒤 골문 방향으로 패스를 보냈다. 이를 또다시 존슨이 득점으로 연결해 토트넘의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선제골과 유사한 패턴으로 또다시 득점을 만든 것이다.
토트넘은 이후 오마리 허친슨에게 추격골을 내줬으나, 후반전에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두 골을 추가로 기록해 4-1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입스위치전 승리로 3연승을 질주한 토트넘은 승점 3점을 쌓아 리그 12위로 올라섰다.
손흥민도 다음 경기인 맨체스터 시티전을 대비해 비교적 이른 시간 교체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후반 29분경 불러들이고 유망주 데인 스칼렛을 투입해 손흥민의 체력 안배를 신경 썼다.
손흥민은 입스위치전에 올린 두 개의 도움으로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70호·71호 도움을 쌓으면서 70골-70도움 고지를 밟았다. 프리미어리그 33년 역사에서 70골-70도움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11명에 불과하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또다시 이름을 새긴 것이다.
손흥민 외에 70골-70도움을 기록한 전·현직 선수들로는 프랭크 램파드(177득점 102도움), 라이언 긱스(109득점 162도움), 앤디 콜(187득점 73도움), 데니스 베르캄프(87득점 94도움), 스티븐 제라드(120득점 92도움), 티에리 앙리(175득점 74도움), 모하메드 살라(181득점 84도움), 케빈 더 브라위너(70득점 118도움)가 있다.
입스위치전에서 득점을 올린 존슨은 24일 'BBC'에서 축구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전직 프리미어리거 트로이 디니가 선정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이주의 팀에 얼굴을 내밀었다.
존슨을 선정한 디니는 존슨이 입스위치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에 대해 "그가 두 골을 넣고 돌아온 시기가 적절하다"면서 "토트넘은 그의 직접적인 플레이와 그가 지닌 득점 능력을 놓쳤다. 토트넘은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처럼 공격 상황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존슨이 살아나자 토트넘의 공격도 덩달아 좋아졌다고 짚었다.
웨일스 출신 공격수 존슨은 이번 시즌 초반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 손흥민 대신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 역할을 했던 선수다. 당시 존슨은 공식전 7경기 연속골을 달성하며 지난 시즌의 부진을 완전히 잊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약간의 부진과 부상을 겪은 탓에 경기력이 다시 떨어졌고, 지난 시즌처럼 애매한 자원으로 분류되는 듯했다.
입스위치전 멀티골은 그런 존슨이 두 번째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경기였다. 손흥민이 만든 두 번의 찬스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며 절정의 골 결정력을 선보인 존슨은 64분만 활약하고도 토트넘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존슨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선수는 다름아닌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의 도움을 받은 덕에 존슨은 오랜만에 'BBC'가 선정하는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존슨이 'BBC' 선정 이주의 팀에 뽑힌 건 지난해 10월 초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토트넘은 이 흐름을 다음 경기인 맨체스터 시티전으로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입스위치전 대승을 이끈 손흥민과 존슨은 오는 27일 열리는 맨시티와의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연합뉴스 / BBC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