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결국 한계를 느꼈다. 지난해부터 아킬레스건염을 앓고 있는 김민재가 100% 회복을 위해 선발 제외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축구와 바이에른 뮌헨 소식을 전하는 '바이언 앤드 저머니'는 21일(한국시간)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인해 경기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잠시 선발 명단에서 제외돼 휴식을 취하고 싶어한다"면서 "김민재는 지난해 10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반 시즌 동안 불편한 상태로 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부동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 중이다. 지난 1월 TSG 호펜하임, 지난 13일 셀틱과의 2경기를 제외하고 뮌헨이 치른 모든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휴식 없이 강행군을 달리고 있는 김민재가 결국 탈이 난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아킬레스건을 다친 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자 급기야 선발 제외까지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가 제대로 쉬지 못한 이유는 팀 사정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뮌헨이 야심차게 영입한 일본 센터백 이토 히로키가 프리시즌 경기에서 중족골 골절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랐다.
중족골 부상으로 인해 이토는 2개월 넘게 훈련을 받지 못했다. 회복과 재활에 집중하던 이토는 지난해 10월부터 훈련장으로 돌아와 훈련을 소화하면서 뮌헨 데뷔전을 준비했지만, 불행히도 부상을 입었던 부위에 문제가 생격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해 데뷔전을 치를 때까지 김민재가 계속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
김민재는 시즌 전반기가 종료된 지난해 12월 TZ와의 인터뷰에서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약간의 문제가 있다.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부상 때문에 제 컨디션이 아니라고 털어놨다.
다만 "최대한 자주 출전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벤치에 앉느니 차라리 뛰다가 부러지는 게 낫다"며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웬만해서는 경기에 출전하고 싶어할 만큼 강인했던 김민재가 선발 제외를 원할 정도로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의 컨디션 난조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분데스리가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유럽 내 강팀들이 모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실수를 연발하며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FC바르셀로나전에서는 낙하 지점을 잘못 판단해 페르민 로페스에게 공중볼 경합에서 패했고, 이는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동갑내기 절친 황인범 소속팀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원정에서 상대가 길게 킥한 공을 클리어링 실수로 걷어내지 못해 산티아고 히메네스에게 골을 내줬고, 뮌헨의 0-3 참패를 막지 못했다.
분데스리가 우승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뮌헨의 주전 센터백이라면 유럽 빅클럽이 모이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더욱 안정적인 활약이 필요한 상황인데 여러 차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독일 언론의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독일의 발롱도르 수상자 마티아스 잠머는 "김민재가 라인에 맞게 움직였으면 좋겠다. 그랬다면 실수로 넘겨준 선취골 장면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내면에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민재의 기량은 의심할 수 없다. 2022-2023시즌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세리에A 우승을 거머쥐었고, 시즌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됐다. 발롱도르도 22위에 오르며 그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수비수로 전 세계의 인정을 받았다.
통계매체 데이터MB도 지난 1월 김민재가 '90분당 최다 패스', '90분당 공격지역 패스', '90분당 짧은 패스', '90분당 파이널 써드(공격지역) 진입 패스', '최다 전진 패스' 등 5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데이터MB는 특히 '90분' 단위가 아닌 이번 시즌 5대리그 센터백의 전체 전진 패스에서도 김민재가 613회를 기록해 1위라고 소개했다.
일대일 마킹이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상대 선수 볼 가로채기는 물론 현대 축구가 원하는 센터백의 '빌드업'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임을 알린 것이다.
뮌헨에서 실수가 잦은 이유 중 하나는 부상으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봐야 한다.
현재 뮌헨에 부상에서 복귀한 이토 뿐만 아니라 에릭 다이어, 요시프 스타니시치도 뛸 수 있기 때문에 김민재에게 휴식을 주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