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투수 최승용이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블랙타운, 김근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호주 블랙타운, 김근한 기자) 지난해를 돌이킨다면 두산 베어스 투수 최승용은 진한 아쉬움이 가득 남는다. 팔꿈치 피로 골절이 시즌 출발 자체가 늦었던 최승용은 복귀 과정마저 더 늦춰지면서 후반기에서야 1군 마운드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 팀은 선두권에서 점차 멀어져갔다. 토종 에이스 곽빈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전반기부터 팀 선발 로테이션에 모두 구멍이 났었다. 뒤늦게 최승용이 힘을 보탰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한 두산 가을야구는 최초 업셋 탈락으로 굴욕적인 마무리를 맛봤다.
2025년 두산은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 과오를 반복하지 않고자 단단히 준비했다. 새 외국인 투수로 좌완 듀오 콜 어빈과 잭 로그를 영입했다. 거기에 곽빈이 건재한 데다 최승용이 정상적인 몸 상태로 시즌을 준비한단 점이 분명히 고무적이다. 최승용은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최상의 투구 컨디션을 자랑했다. 최승용은 시즌 종료 뒤 지난해 11월 열렸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도 참가해 국가대표 좌완으로 공을 던져 이미 건재함을 자랑했다.
최근 블랙타운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최승용은 "지난해엔 재활 과정부터 출발해서 지루했었는데 올해는 몸 상태가 좋아서 시간도 빨리 가고 재밌게 훈련하고 있다. 몇 년 동안 좋은 기회를 받았었는데 몸이 아프거나 못 던진 시간이 많았다. 지난해 대표팀에서 공을 던졌고, 한국에서도 투구 훈련을 많이 하고 와서 투구 수를 늘리는 것에도 큰 문제는 없다. 지난해보다 몸무게를 5kg 정도 증량하면서 힘도 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호주 캠프에서 최승용의 룸메이트는 포수 류현준이다. 보통 투수와 야수가 함께 방을 쓰는 건 흔치 않은 그림이다. 최승용은 "어떻게 하다 보니까 투수조에서 한 명이 남게 돼서 (류)현준이와 방을 쓰게 됐다. 투구 훈련 때 피드백을 받으면서 계속 대화를 나누는 건 좋다"면서도 "현준이가 나를 어려워 하는 느낌인데 나도 후배들이 어렵다"라며 미소 지었다.

두산 베어스 투수 최승용이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투구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투수 최승용이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투구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새 외국인 투수들과 곽빈, 그리고 최승용까지 계산이 서는 그림이 나왔으면 좋겠다. 거기에 5선발 경쟁 구도에서도 최원준, 김유성, 김민규, 최준호 등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승용은 여전히 방심하지 않는다. 결정구에 변화를 주기 위한 준비에도 나섰다.
최승용은 "내가 4선발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계속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선 새로 온 외국인 좌완 동료들과 친해져서 계속 투구 밸런스나 구종에 대해 질문하는 게 중요할 듯싶다"며 "원래 던지던 슬라이더가 각이 작은 편이라 큰 각도의 슬라이더 그립을 연구하고 있다. 스위퍼는 아니다. 연습을 계속하고 있는데 실전 등판 때 어떻게 쓸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바라봤다.
2021년 신인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팀에 입단한 최승용은 2022시즌 48경기 등판(93.1이닝) 3승 7패 5홀드 평균자책 5.30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승엽 감독이 부임한 첫해인 2023시즌 최승용은 34경기 등판(111이닝), 3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 3.97로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이제 최승용은 자신에게 달린 물음표인 풀타임 선발 시즌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최승용은 선발 투수로서 규정 이닝(144이닝) 달성과 함께 평균 구속 상승을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 최승용은 지난 14일 청백전 등판에서 최고 구속 147km/h를 찍었다.
최승용은 "지난해 팀 선발 투수들이 계속 아파서 빠졌던 만큼 올해는 자리를 비우지 않고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키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한번도 성공하지 못한 규정 이닝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발 투수로서 평균 구속도 끌어올리겠다. 지난해 평균 구속이 143km/h 정도였는데 너무 욕심내지 말고 144km/h 정도로 1km/h만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최승용이 4선발로서 규정 이닝 달성에 성공한다면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최승용은 "개인적으로 올해가 우승 적기라고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정말 좋고, 젊은 야수들도 빈자리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내가 더 잘해서 팀이 더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하도록 돕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 베어스 투수 최승용이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투구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사진=블랙타운, 김근한 기자/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