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서울 대회' 남자 1500m 파이널B 경기, 대한민국 장성우가 역주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장성우(화성시청)가 이틀 연속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지켰다.
장성우는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사고 포럼에서 열린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6차대회 남자 1000m 결승에 출전해 1분23초220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윌리엄 단지누(캐나다·1분23초025),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1분23초11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류 샤오앙(1분23초446), 쑨룽(이상 중국·1분24초175)은 각각 4위와 5위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장성우는 전날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20초217의 기록으로 옌스 판트바우트(네덜란드·2분19초930), 하야시 고세이(일본·2분20초124)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그 흐름을 남자 1000m 결승까지 이어가면서 동메달 2개로 월드투어 6차 대회 일정을 끝냈다.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서울 대회'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 2조 경기, 대한민국 장성우가 역주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서울 대회' 남자 1000m 결승 경기, 대한민국 장성우가 동메달을 수상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준준결승, 준결승에서 차분하게 레이스를 펼친 장성우는 결승 초반 단지누, 시겔, 쑨룽에 이어 4위에 위치했다.
장성우는 속도를 조절하면서 차분하게 레이스를 이어가다가 레이스 후반 속도를 냈다. 상위권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피던 그는 2바퀴 남기고 인코스를 파고들어 쑨룽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마지막까지 류 샤오앙, 쑨룽의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3위를 지키면서 입상에 성공했다.
일주일 전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참패한 뒤 "한국 더러워"라는 폭언을 했던 쑨룽은 15일 남자 500m에선 우승했으나 1000m에선 장성우에 추월당하며 '노메달'을 기록헸다.
2002년생 장성우는 수년간 기대주로 주목받았으며, 이번 시즌을 통해 성장세를 나타냈다. 월드투어 2차 대회(캐나다 몬트리올) 남자 1000m에서 은메달을 얻었고, 4차 대회(대한민국 서울)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만들었다.
장성우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건 이달 초 진행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이었다. 장성우는 하얼빈에서 금메달 2개(혼성 2000m 계주·남자 1000m), 동메달 2개(남자 1500m·남자 500m)를 품으면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장성우는 동계아시안게임 종료 후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이탈리아로 향했지만, 피로를 극복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서울 대회' 여자 500m 준결승 1조 경기, 대한민국 김길리와 최민정이 역주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서울 대회' 여자 1500m 파이널A 결승 경기, 대한민국 최민정이 4위로 레이스를 마친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다만 장성우를 제외하면 쇼트트랙 대표팀은 월드투어 6차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표팀은 15일 혼성 2000m 계주, 남자 5000m 계주 준준결승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길리(성남시청), 심석희(서울시청)는 16일 여자 1500m 준준결승에서, 같은 종목에 출전한 노도희(화성시청)는 15일 예선에서 탈락했다.
16일 남자 500m에서도 결승행 티켓을 차지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패자부활전을 거친 박지원(서울시청)은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박장혁(스포츠토토)과 김태성(화성시청)도 각각 준준결승 탈락, 예선 탈락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대표팀은 계주에서도 부진했다.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3관왕' 최민정(성남시청), 노도희, 심석희, 이소연(스포츠토토)은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 2조에서 3위에 그쳤고, 혼성 2000m 계주, 남자 5000m 계주는 지난 15일 준준결승에서 탈락했다.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서울 대회' 여자 500m 준결승 1조 경기, 대한민국 최민정이 레이스를 마친 뒤 링크를 빠져나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대회 3일 차인 17일에도 대표팀의 부진이 이어졌다. 최민정은 여자 1500m 결승에서 5위에 머물렀고, 500m 준결승에서는 조 3위로 결승행이 좌절됐다. 최민정과 함께 여자 1500m 준결승에 오른 김길리와 심석희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금메달 6개를 거머쥔 하얼빈 아시안게임을 마치자마자 밀라노로 향하는 강행군 탓에 이번 대회 성적이 저조했다.
하지만 대회가 열린 아사고 포럼이 내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장소로, 이번 대회는 올림픽 1년 앞둔 테스트이벤트로 진행된 터라 한국 선수들 역시 성적을 떠나 현장 분위기를 익히는 등의 목적을 이유로 출전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음달 14~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2025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 참가한다. 이 대회에선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중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 남·여 각 한 명에게 내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티켓이 부여되기 때문에 현 대표팀 선수들도 크게 신경쓸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서울 대회' 남자 5000m 계주 결승 경기, 대한민국 박지원이 3위로 경기를 마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가장 큰 문제는 체력이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 등 메달 13개를 쓸어담았다. 개최국 중국의 견제를 극복하고 쇼트트랙 강국의 위용을 드러냈다.
성공적으로 동계아시안게임 일정을 마감한 대표팀은 지난 10일 금의환향했다. 하지만 쉴 수 없었다. 월드투어 일정 때문에 11일 이탈리아로 다시 출국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이번 대회를 포기할 수 없었다.
월드투어 6차대회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선수들로선 내년 올림픽 경기장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동메달 2개로 월드투어 6차대회를 마친 대표팀은 빙질과 현장 분위기를 익힌 것에 위안을 삼았다.
한편 월드투어 일정을 모두 소화한 대표팀은 3월 14~16일 중국 베이징에서 펼쳐지는 2025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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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