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최악의 영입으로 꼽혔던 안토니가 두 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부활에 성공했다.
'탈맨유'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안토니다. 안토니를 임대 영입할 당시만 해도 잘못된 선택을 내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던 레알 베티스도 안토니의 활약에 미소를 지었다.
레알 베티스는 14일(한국시간) 벨기에 헨트에 위치한 겔람코 아레나에서 열린 헨트와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안토니와 세드릭 바캄부, 그리고 세르지 알티미라의 연속 득점을 묶어 3-0 대승을 거뒀다.
16강으로 향하는 길목인 플레이오프 첫 번째 경기에서 대승을 챙긴 레알 베티스는 토너먼트 진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두 팀의 2차전은 오는 21일 레알 베티스의 홈구장인 에스타디오 베니토 비야마린에서 열린다.
이날 레알 베티스의 득점자 명단에 안토니가 또다시 이름을 올렸다. 안토니는 후반 2분 오른쪽 측면에서 동료와 패스를 받아 드리블로 상대 압박에서 벗어난 뒤 페널티지역 바깥쪽 오른편에서 골문 반대편을 바라보고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를 쏴 헨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헨트의 다비 로에프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안토니의 슈팅이 예측할 수 없는 코스를 그린 탓에 막지 못했다.
안토니의 득점으로 균형을 깨고 리드를 가져온 레알 베티스는 이후에도 맹공을 펼치며 헨트를 압박했다. 후반 27분에는 갈라타사라이에서 김민재와 한솥밥을 먹었던 최전방 공격수 바캄부가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고, 후반 39분 알티미라가 쐐기골을 뽑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레알 베티스은 안토니를 비롯해 선발 출전한 선수들의 맹활약 속에 헨트 원정에서 3-0 대승을 챙기며 안정적인 스코어로 2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안토니는 헨트전 득점으로 지난 셀타 비고와의 2024-25시즌 스페인 라리가 23라운드 이후 두 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그는 셀타 비고전에 선발 출전해 상대 문전에서 혼전 상황 이후 공이 자신에게 흐르자 이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해 레알 베티스 이적 후 첫 번째 골을 기록한 바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난 뒤 세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안토니는 자신을 내쳤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웃듯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레알 베티스 데뷔전이었던 아틀레틱 빌바오전에서는 무난한 활약을 보였고, 적응을 끝내자 셀타 비고전과 헨트전에서 연달아 득점을 뽑아내며 부활에 성공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에 따르면 안토니가 베티스에서 넣은 두 골은 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2경기 동안 뛰면서 넣은 득점 기록과 동일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을 만한 일이다.
안토니는 에릭 텐 하흐 전임 감독이 아약스 시절 지도했던 그의 제자로, 텐 하흐 감독의 강력한 요청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영입했던 선수다. 브라질 출신다운 기술과 드리블 돌파 능력, 그리고 날카로운 왼발 킥이라는 뚜렷한 장점을 보유했고 무엇보다 텐 하흐 감독의 전술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 덕에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안토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생활은 말 그대로 처참했다. 안토니는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초반에 많은 기회를 받았으나 연이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다 결국 옛 스승에게 외면당했다.
텐 하흐 감독의 후임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은 후벵 아모림 감독은 안토니를 살리기 위해 그를 윙백으로 기용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신흥 명장으로 평가받았던 아모림 감독조차 안토니 활용법을 찾지 못했다.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안토니의 기량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매각을 추진한 끝에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그를 레알 베티스로 임대 보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쫓겨나 레알 베티스 유니폼을 입은 안토니는 자신의 가치를 알아준 레알 베티스에 보답하듯 부활에 성공했다.
이에 레알 베티스는 안토니 완전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알 베티스의 CEO 라몬 알카론은 최근 영국 일간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안토니의 이적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안토니도 레알 베티스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중이다. 우리는 다음 시즌에도 안토니와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 왜 안 되겠는가?"라며 안토니를 완전 영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