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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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인터뷰] 위너드래곤즈의 지영민 회장을 만나다

기사입력 2004.06.05 04:36 / 기사수정 2004.06.05 04:36

박지훈 기자


위너드래곤즈의 활동슬로건은 "자유와 열정"이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자유스럽고 열정적으로 전남의 축구를 즐기자는 뜻이다. 사실 처음부터 “자유와 열정”으로 정한 것은 아니었다. 사석에서 얘기 도중에 우리는 ‘자유와 열정’이야 하다 보니 저절로 그게 정식 슬로건이 되어 버렸단다. 보통 슬로건이 먼저 정해지면 활동은 그에 맞게 따라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들은 그들의 활동이 바로 슬로건 그 자체가 된 것이다. “자유와 열정” 그 자체인 그들. 이들의 리더인 지영민 회장을 만나봤다. 


지영민 회장은 이번 시즌 뿐만 아니라 2001년에도 회장 경험이 있다. 대표도 자꾸 맡으면 관록이 붙는다는데 한번 해봤으니 더 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소리 말란다.

“이번이 더 어렵다. 작년에 군대 제대하고 사회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서포터즈 업무 적응도 하려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저번에는 활동을 계속 하다가 회장이 되었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을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더 많이 발로 뛰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시즌은 팀이 10살 되는 해라 다른 시즌보다 기대가 크다. 감독님도 능력이 있으신 분이 오시고 전력도 상승함에 따라 언론에서도 우승후보로 꼽히다 보니 욕심이 난다.”


그들의 열정과 자부심


지영민 회장은 홈페이지에 많은 공을 들였고 가장 자부심을 느낀다. 기존의 타구단 홈페이지가 게시판형식 위주였던 것에서 탈피해 실시간 경기중계에서 쇼핑몰까지 다양한 기능을 보강했다. 10월에는 멤버쉽카드제를 실시해서 회원들을 전산화함에 따라 구단에 의존하던 부분을 서서히 독립시켜 나가는 중이다.

“실시간 중계는 각 구단 서포터즈들 중에서 최초로 시도했다는데서 자부심을 느낀다. 현재는 동영상과 연계해서 생방송은 좀 힘들겠지만 녹화방송이라도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란다. 쇼핑몰도 장사를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경기장을 못 찾는 회원들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었다. 다른 쇼핑몰과는 다르게 소량을 추구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하지만 회원들을 위해서 힘들어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또한 회원가입도 현재는 현장가입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경기장과 홈페이지를 연계해서 전산화하는 방안을 생각중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우리 실정에 맞고 편하게 쓸 수 있을까 고민이다. 어차피 전산화 작업이란게 일종의 프로그램이라서 처음부터 완벽하면 좋은데 그게 안 되니까 계속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전남의 청소년들을 위한 헴멜미르컵 대회도 개최했다. 최근 구단들의 연고지 이전사태를 보면서 지역 청소년 나아가 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연고의식이라 생각했단다. 직접 뛸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함으로서 왜 전남 드래곤즈를 그리고 왜 축구를 사랑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다. 그리고 실제로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대회는 정말 성공적이었다. 3달 정도 준비했는데 기대이상이었으니 조금만 더 준비했으면 정말 굉장했겠다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내년에는 더욱 열심히 준비해야겠다.”


서포터즈가 가는 길

이렇게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도 인간이기 때문에 힘든 적도 많았다.

“마치 아르바이트생처럼 볼 때가 가장 힘들다. 요즘은 좀 덜하지만 예전에는 얼마 받고 하느냐는 질문도 받았었다. 또 수도권팀들과 달리 지방팀이다 보니  원정 한번 갔다 집에 오면 새벽이다. 고등학교 때는 원정 갔다가 새벽5시에 들어와서 바로 학교간 적도 있다. 좋아서 하는 거지만 가끔 힘들기도 하다. 그러나 축구에 대한 사랑과 축구문화를 선도해나간다는 자부심덕분에 더욱 힘을 내곤 한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을 겪으면서 사회적 인식도 좋아져서 과거보다 훨씬 조건도 좋아졌다.”


구단과 서포터즈의 관계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흔히들 서포터즈하면 선수와 구단이 아무리 잘못을 해도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존재로 아는데 우리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다. 구단과 서포터즈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관계다.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과감히 요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 단체가 아닌 서포터즈이기 때문에 조금만 불만을 말해도 언론에서는 압력단체로 표현하는 것은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구단과 공존하는 입장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서포터즈들간에 마찰도 심할 것 같은데 그의 생각은 다르단다.

“타 서포터즈들과의 관계는 좋은 경쟁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의 승부를 놓고 경기장 안팎에서 싸우기만 하는 사이가 아니라 각자 좋아하는 팀을 위해 선의의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며 건전하게 경쟁한다면 서로에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는 오히려 군제대 후 전보다 서포터즈 활동을 더 사랑하게 되었단다.

“군대에서 축구는 동기부여가 아닌 명령부여다. 막으라면 막아야하고 넣으라면 넣어야 하니까. 그러나 회원들과 하면 못해도 잘했다하고 같이 응원해주고 하니까 정말 뛰고 싶은 기분이 든다. 실제로 축구를 잘하는 편도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그때 축구가 그리웠다.”

지금 그의 왕성한 활동에 대한 원동력도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할 수 있다는 기쁨일 것이다.



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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