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과거 한국배구를 호령한 외국인 선수와 현재 V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등극한 이가 한 자리에 섰다.
2011~2012 프로배구 V리그 남자배구 최고 관심사 중 하나는 가빈 슈미트(삼성화재)와 안젤코 추크(KEPCO45)의 맞대결이다. '원조 괴물'로 평가받고 있는 안젤코는 2007~2008 시즌과 2008~2009 시즌 삼성화재를 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삼성화재를 2년 연속 챔피언으로 등극시킨 그는 일본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대신한 외국인 선수가 바로 가빈이다. 가빈은 2009~2010 시즌과 2010~2011 시즌동안 활약하면서 V리그 최고 공격수에 등극했다.
일본리그에 진출한 안젤코는 3년 만에 국내리그에 복귀했다. 하지만, 예전과 상황은 많이 다르다. 과거 안젤코는 강팀으로 불리던 삼성화재에서 공격을 책임졌다. 하지만, 올 시즌은 만년 하위 팀인 KEPCO45에서 활약하게 됐다.
안젤코는 19일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삼성화재에 있을 때는 한국에서 배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과 함께했다. 이 때문에 우승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KEPCO45가 최고의 팀이 아닌 것을 안다. 모든 경기에서 내 실력을 100% 발휘하기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EPCO45는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지난 시즌 가능성을 증명했다. '슈퍼 루키' 박준범은 국내 공격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며 분전했고 상위권 팀을 잇달아 잡으며 만만치 않은 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선수구성에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KEPCO45의 신춘삼 감독은 "올 시즌 백업선수 5명이 은퇴를 했다.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야 골격을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5위를 했으니 올해는 4위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KEPCO45의 외국인 선수 밀로스는 해결사로서 2%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박준범과 함께 어려운 볼을 처리해 줄 수 있는 공격수가 절실한 상황에서 안젤코에 거는 기대는 크다.
문제는 세터와의 호흡 문제다. 안젤코는 삼성화재 시절, 국내 최고의 세터 중 한명인 최태웅과 호흡을 맞추며 위력적인 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신춘삼 감독은 팀의 취약점으로 "세터 포지션이 안정되지 못했다"라고 토로했다.
팀의 주전 세터인 김상기는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중에 있다. 안젤코의 최일규와 김상기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되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국내 리그에 복귀한 안젤코는 KEPCO45와 함께 새롭게 도전하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화재의 가빈은 올 시즌도 최고의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팀의 살림꾼은 석진욱이 가세하고 지난해 호흡을 맞춘 세터 유광우도 건재하다.
여기에 가빈의 공격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박철우도 대기하고 있다. 지난 2시즌동안 삼성화재에서 활약하면 한국배구에 완전히 적응한 점도 가빈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두 선수는 라이트 포지션에서 높은 타점과 힘을 이용해 국내 무대를 호령한 공통점이 있다. 서브리시브와 세트의 토스가 삼성화재와 비교해 떨어지는 KEPCO45에서 안젤코가 예전만큼의 기량을 펼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안젤코의 가세는 그동안 외국인 선수로 재미를 보지 못한 KEPCO45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가빈은 모든 팀들의 표적이 되는 '공공의 적'이 됐다.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의 도전과 타 팀들의 집중 견제를 극복하는 것이 가빈의 과제로 남게 됐다.
[사진 = 가빈 슈미트, 안젤코 츄크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