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부상 병동인 상황에서 양민혁을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 보내자 의문의 목소리가 터졌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소속 QPR은 3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8세 윙어 양민혁이 2024-2025시즌이 끝날 때까지 우리 구단에 남는다"라고 발표했다.
양민혁은 토트넘의 조기합류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구단에 합류했다. 이달 초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서 벤치 멤버로 포함돼 출전 기대감을 높였던 양민혁은 결국 출전이 불발되며 데뷔전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이후 5부리그 소속 탬워스와의 FA컵 경기에서 드디어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충격 명단 제외였다.
이어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도 명단 제외된 양민혁은 에버턴전에서는 다시 명단에 포함됐으나 역시 벤치만 달궜다. 호펜하임과의 유럽축구연멩(UEFA) 유로파리그 경기에서는 다시 명단 제외됐고,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명단에 복귀했으나 또 한 번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토트넘서 데뷔하지 못하고 하부리그나 해외 리그로 임대를 떠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지난 27일 "양민혁이 지금 당장 옵션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 영입하는 구단 이적 정책에 대해 많은 걸 말해준다. 토트넘이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하고 적절한 팀이 나타난다면 양민혁은 1월 이적시장 때 임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10대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려면 뛰어나야 한다. 예를 들어 아치 그레이와 루카스 베리발은 하위 리그에서 경험을 쌓았으며 유럽 최고의 유망주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지금은 부상자가 많다는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양민혁을 비롯한 유망주들을 경기 명단에 채워넣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출전 기회까지 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도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양민혁이 겨울 이적시장 기간에 임대를 떠날 수도 있음을 밝혔다.
그는 유튜브 채널에서 "양민혁은 현재 분명히 옵션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다"라며 "지금 당장 그를 경기장에 내보내려는 의도조차 없고, 이는 미래를 위해 선수를 데려오는 이적 정책에 대해 다시 한번 많은 걸 말해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민혁은)이번 이적시장 기간에 임대될 가능성이 꽤 있다"라며 "토트넘이 공격수를 영입할 수 있다면 양민혁에게 발전 기회를 줄 수 있고, 토트넘이 양민혁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양민혁은 충분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민혁이 임대 이적할 경우 행선지에 대해선 "영국 하부리그가 될지 벨기에나 네덜란드 같은 곳이 될지는 모르겠다"라고 전했다.
또 "이는 그저 양민혁에게 유럽 축구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라며 "양민혁이 K리그에서 익숙했던 것과는 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양민혁은 1월에 도착한 여름 영입 선수이고, 이번 시즌 명백히 토트넘에 합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라며 양민혁의 기량이 토트넘 1군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골드 기자의 주장대로 양민혁의 임대가 사실상 확정됐고, 행선지는 잉글랜드 2부 클럽 QPR로 결정됐다.
QPR 유니폼을 입은 양민혁은 입단 소감에서 출전에 대한 간절함을 언급했다. 그는 "QPR에 올 수 있어 기쁘고 기대를 하고 있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겠다"는 그는 "이 곳에서 뛰던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다. 정말 뛰고 싶고 정기적으로 경기에 나가고 싶습니다"며 출전에 대한 목마름을 얘기했다.
이어 "내가 한국에서 프로 구단에 몸 담았을 때 뛰고 싶은 마음이 매우 강했다"며 "이제 영국에 왔지만 여전히 성공하고 싶다"는 말로 축구종가에서 실컷 공 차고 싶은 소망을 전했다.
한편 양민혁을 써보지도 않고 임대로 보내기로 한 토트넘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홋스퍼HQ'는 30일 "최근 몇 주 동안 많은 이의 시선이 토트넘의 새로운 영입 선수인 양민혁에게 쏠렸다"라며 "양민혁의 도착은 1군에서 빠른 활약을 기대하고 있던 토트넘 팬들 사이에 흥분을 불러일으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토트넘의 공격진이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양민혁의 데뷔 시즌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라며 "양민혁은 K리그에서 유망한 출발을 하며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기술로 깊은 인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QPR로 이적해 시즌이 끝날 때까지 뛰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민혁을 임대 보내기로 한 결정은 토트넘이 현재 부상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일부 사람들의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라고 주장했다.
매체의 주장대로 토트넘은 현재 부상 병동이나 다름이 없다.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부상자 현황을 알려주는 '프리미어 인저리'에 따르면 현재 토트넘의 부상자 총 숫자는 무려 12명이다. 여기엔 1군 공격수 도미닉 솔란케, 브레넌 존슨, 티모 베르너, 윌슨 오도베르가 포함됐다.
부상자가 너무 많아 토트넘은 최근 유소년 선수들을 1군 경기에 포함시키고 있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도 지난 28일 "토트넘은 선수 수가 너무 부족해서 누굴 보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터무니없다고 느껴진다"라며 "1군 팀을 도울 수 있는 선수는 누구도 떠날 수 없다"라며 유망주도 임대를 보낼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토트넘이 양민혁을 기용하지도 않고 QPR로 임대를 보내자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홋스퍼HQ는 "일부 비평가들은 부상으로 팀의 공격 옵션이 약해진 상황에서 양민혁이 일찍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라며 "브레넌 존슨 등 핵심 선수가 부상을 당하고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과도하게 기용되면서, 토트넘의 신중함이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저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민혁이 QPR에서 활약하는 동안 큰 성공을 거두고, 귀중한 경험을 쌓아 가까운 미래에 토트넘에서 활약할 준비가 된 선수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남아있다"라며 임대 이적이 확정된 이상 양민혁이 많은 경험을 쌓아 성장해서 돌아오기를 바랐다.
사진=QPR,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