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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이젠 박지성 후배!' 양민혁, QPR과 6개월 임대 계약…등번호 47번 "정말 뛰고 싶다"

기사입력 2025.01.30 06:00 / 기사수정 2025.01.30 06:30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지난해 K리그1 '영플레이어'를 수상한 한국 축구의 초신성 양민혁이 원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를 잠시 떠나 2024-2025시즌 끝까지 6개월간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 임대로 뛰게 된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QPR은 "18세 윙어 양민혁이 2024-2025시즌이 끝날 때까지 우리 구단에 남는다"고 30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양민혁은 지난해 여름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6년 계약한 뒤 전 소속팀 강원FC에서 임대 신분으로 6개월 더 뛰다가 K리그1 2024시즌이 끝난 지난해 12월 중순 토트넘 구단에 합류했다. 1월1일 프리미어리그 선수 등록을 마친 뒤 토트넘에서 3경기 교체 명단에 들었으나 출전하지 못했고, 이후 QPR 러브콜을 받아 임대로 오게 됐다.

양민혁은 QPR 홈페이지를 통해 "QPR에 올 수 있어 기쁘고 기대를 하고 있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겠다"며 "이 곳에서 뛰던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다. 정말 뛰고 싶고 정기적으로 경기에 나가고 싶습니다"며 출전에 대한 목마름을 얘기했다.

이어 "내가 한국에서 프로 구단에 몸 담았을 때 뛰고 싶은 마음이 매우 강했다"며 "이제 영국에 왔지만 여전히 성공하고 싶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QPR CEO인 크리스천 누리는 "양민혁을 QPR에 영입, 그에게 처음으로 영국 축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돼 기쁘다"며 "양민혁은 토트넘에 도착하기 전부터 몇몇 최고 명문 클럽에서 세계 최고의 공격형 유망주로 평가받았다"고 했다.



누리는 이어 박지성, 윤석영이 QPR에서 뛰었던 역사를 거론했다. 그는 "QPR은 최근 몇 년간 가장 잘 알려진 한국 축구 선수들과 함께한 역사가 있다. 우리가 양민혁과 새 장을 쓰게 돼 기쁘다"고 했다.

양민혁은 QPR에서 등번호 47번을 달게 된다.

전격 이적이었지만 강등권 근처까지 내몰린 토트넘에서 양민혁이 뛸 공간은 없었고 마침 임대를 통해 출전의 기회를 열 수 있는 적당한 팀을 골라서 왔다.

앞서 지난 29일 ​영국 매체 '풋볼런던'에서 토트넘 구단을 담당하는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양민혁이 QPR로 임대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골드는 이어 "18세 선수가 영국 축구의 속도와 신체적 특성을 더 낮은 수준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이는 토트넘이 며칠 안에 공격수를 영입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부연 설명했다.

영국 유력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마이클 맥그래스 기자도 골드의 SNS 글 이후 토트넘이 양민혁의 QPR 임대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로마노 역시 "토트넘이 1월에 사인한 양민혁이 QPR로 임대된다"며 "양민혁에게 3개 구단이 관심을 드러냈다. 18세 공격수(양민혁) 또한 QPR 임대를 받아들였다"면서 "오늘 입단한다"고 했다.



토트넘은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기자회견을 통해 양민혁의 임대를 확인했다.

토트넘은 31일 오전 5시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페이즈 최종 8차전 엘프스보리(스웨덴)와 홈 경기를 치른다.

29일 사전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의 임대를 공지했다. 그는 "양민혁은 어린 선수다. 여기에 잘 적응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다른 어린 선수들을 기용하는 게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는 말로 기존에 출전하던 마이키 무어. 윌손 오도베르, 아치 그레이, 루카스 베리발 외에 새로운 10대 선수를 지금 기용할 여유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미 어린 선수들이 팀내 많이 뛰고 있고 잘 하고 있다"며 더 이상의 10대 선수를 이번 시즌에 추가로 기용할 의도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못 박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은 클럽이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선수다. 이 결정이 선수에게도 좋은 일일 것이다"며 QPR 임대가 선수에게 유익한 과정이 될 것임을 주장했다. 

QPR은 토트넘과 같은 런던을 연고로 하고 있으며 한국 축구 '전설' 박지성이 2012-2013시즌에 1년 뛰었던 곳이다. QPR은 당시엔 프리미어리그 구단이었다. 박지성은 데뷔 시즌 QPR이 2부로 강등되자 2013-2014시즌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으로 임대돼 1년간 뛰고는 은퇴했다.



현재 강원에서 뛰고 있는 35세 풀백 윤석영도 2013년 1월 전남에서 QPR로 직행한 적이 있다. 윤석영은 3년 반을 뛰었는데 중간에 찰턴 애슬레틱으로 임대를 가기도 했다.

한국 사랑이 남다른 말레이시아의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를 운영하는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이 구단주를 맡으면서 10여년 전 박지성과 윤석영을 영입했다. 이후에도 한국 선수들을 더 데려오고자 했으나 여의치 않았고 페르난데스 회장은 2023년 여름 구단 지분을 전부 매각했다. 이후 한국 선수로 양민혁을 QPR이 얻게 됐다.

QPR은 2015-2016시즌 챔피언십으로 강등된 뒤 한 번도 프리미어리그에 오른 적이 없다. 이번 시즌에도 챔피언십 24개팀 중 13위(9승 11무 9패)를 달리고 있다.

다만 17경기를 남겨놓고 승격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는 6위 미들즈브러(승점 44)와 승점 6점 차에 불과해서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프리미어리그 승격 가능성은 충분하다.

양민혁은 지난해 여름 숱한 화제를 뿌리며 토트넘과 장기계약했고 지난달 중순 영국으로 건너갈 때만 해도 "토트넘에서 조기 합류를 요청했다"며 즉시 전력으로 쓸 것처럼 예고했다. 출국 기자회견도 큼지막하게 하고 영국으로 향했다.

하지만 현지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토트넘은 한 달간 프리미어리그와 FA컵, 리그컵, 유로파리그 등 4개 대회를 쉼 없이 치렀다. 이 중 선수 등록이 되지 않은 유로파리그 결장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나머지 3개 대회에선 출전이 가능했지만 토트넘의 절박한 사정, 그리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외면이 겹치면서 결국 1초도 토트넘 1군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달 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4-2025시즌 EPL 20라운드 홈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민혁의 활용 계획을 묻는 질의에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면서 "단지 적응하도록 두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양민혁은 아직 어리고, 이곳에서 마주하게 될 리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며 "양민혁이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려 노력하고 있다"며 출전이 아니라 적응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리그컵 준결승과 프리미어리그 2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넣었으나 그라운드에 투입하진 않았다.

이후 지난 27일 양민혁의 임대가 본격 거론됐다.

골드는 27일 "토트넘 홋스퍼가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하면 양민혁은 적절한 팀이 나타날 경우 1월 이적시장 때 임대될 수 있다"며 "양민혁이 지금 당장 옵션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 영입하는 구단 이적 정책에 대해 많은 걸 말해준다"고 양민혁의 임대 가능성을 보도했다.



그의 발언 이틀 뒤 QPR과 사인하게 됐다.

토트넘은 현재 양민혁과 같은 유망주들에게 충분한 출전 기회를 제공할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 리그 4연패를 당한 토트넘(7승 3무 13패·승점 24)은 최근 리그 7경기에서 1무 6패로 승리가 없다. 20개 팀 중 15위로, 강등권인 18위 울버햄프턴(승점 16)과는 승점 8차에 불과하다. 1군 정에를 투입해 10위권 안으로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

거꾸로 리그컵과 유로파리그에선 우승에 도전하다보니 역시 양민혁이 뛰기 어렵다. 

토트넘이 겨울이적시장이 끝나기 전 좀 더 경쟁력 있는 공격수를 영입하기로 결정한 것도 양민혁의 QPR 임대에 영향을 미쳤다.

QPR은 2월2일 0시 같은 런던 연고인 밀월과 챔피언십 시즌 30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양민혁은 빠르면 밀월전에서 영국 무대 데뷔를 이루게 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QPR / 연합뉴스 / 토트넘 홋스퍼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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