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37
스포츠

[2차지명 리뷰] 두산, '미래지향 노선으로 쭈욱!!'

기사입력 2007.08.20 10:48 / 기사수정 2007.08.20 10:48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두산 베어스는 전신 OB시절 부터 미래지향적인 지명을 했던 팀이다. 89년, 건국대 시절 많은 투구를 보였던 국가대표 에이스 김기범 대신 무명이던 좌완 이진을 지명했고 94년에도 유격수 유지현 대신에 좌완 류택현을 택했다.

위의 두 사례는 비록 두산에서는 실패했다. 그러나 아마추어 시절 보여지는 실적보다는 가능성과 잠재력에 비중을 둔 신인 지명은 이후 다른 팀에도 영향을 미치며 대세를 바꾸어 놓았다. 

두산의 2008' 2차지명도 실적보다는 잠재력에 중점을 둔 데 가깝다.

베어스 1순위를 차지한 선수는 인천고의 포수 김재환이다. 2학년 시절 부상으로 1년 유급한 선수로 고교 최고포수로 각광받던 1년 선배 이재원(SK)과 2년간 함께해서 인지 좋은 투수리드를 보여준다. 다만 너무나 정석적인 리드는 지양해야 할 듯.

더욱 눈길이 가는 것은 김재환의 방망이다. 김재환은 우투좌타의 포수로 밀어치고 당겨치는 센스가 뛰어난 선수다. 16일 지명된 이후 다음날 휘문고와의 봉황대기 고교야구 경기에서 깨끗한 좌월 홈런을 기록하며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약간 높은 공을 손목힘을 이용해 순간적으로 밀어친 타구였다. 짧은 임팩트 순간의 집중력이 돋보였으며 자신있게 큰 스윙을 구사하는 선수라 향후 좌타 거포로의 성장 가능성도 있다. 다만 도루 저지능력에서는 아쉬움이 있어 포수로 육성되기 보다는 1루나 외야수로 전향할 가능성이 크다.

2순위로 입단하게 된 고창성은 경성대의 에이스다. 지난 5월 종합야구선수권 대회에서 강호 상무를 6:1로 제압하며 눈길을 끌었던 고창성은 제구력이 뛰어나고 공의 무브먼트가 훌륭한 잠수함 투수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공이 조금 느린 조용훈(현대)으로 보면 될 듯 싶다.

다만 김기표(LG)-장원삼(현대)이 졸업한 이후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많은 이닝을 투구했다는 점은 염려스럽다. 지난 시즌 대학 투수들 중 유일하게 100이닝을 넘게 투구한 선수가 바로 고창성이다.

세 번쨰로 뽑힌 충암고의 홍상삼은 올해 초 서울지역 1차지명 감으로도 주목받았던 선수다. 그러나 갑작스런 구속의 감소, 불안해진 제구력으로 신일고 이대은(시카고 컵스 계약)에게 완전히 밀려버린 케이스다.

일각에선 부상이라는 소문도 있어 불안했던 픽이었다. 그러나 좋은 체격에 상대적으로 긴 팔을 가지고 있어 두산 스카우트진은 여기에 점수를 더 준 듯 하다. 하체를 강화시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키운다면 두산 선발진의 한 축이 될 만한 투수다.

4순위에는 고려대 3루수 김용의가 호명되었다. 김용의는 외야까지 커버가 가능한 호타준족 스타일의 선수다. 올해 동기 오현근(SK 지명)과 함께 2할대의 부진한 타격으로 외면당하는 가 싶었으나 다행히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일단 대학리그에서 손꼽히는 중장거리 타자다. 순발력도 나쁘지 않아 뛰는 야구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유연성에서는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순발력에서 약점을 보이는 '2군의 김동주' 윤석민에게는 좋은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두산이 다섯 번째로 부른 이름은 휘문고의 윤요한이다. 윤요한은 서울고에서 전학 온 선수로 140km/h대 초반의 최고 구속에 볼끝이 묵직한 투수다. 그러나 주자가 나가면 투구밸런스가 한없이 무너지는 것이 큰 약점이다. 변화구 구사력도 미약한 편.

6순위로 뽑은 광주 동성고의 포수 윤도경은 대박 pick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언급된 김재환이 공격형 포수라면 윤도경은 전형적인 포수 스타일이다. 미트질이나 투수를 다독이는 능력이 좋고 가끔씩 터지는 한 방도 있는 선수.

경남고의 장성우(롯데 1차지명), 장충고의 백용환(KIA 지명)과 함께 고교 3대 포수로 꼽힌 유망주였으나 대학 진학이 유력시되어 순위가 밀렸다. 단순한 이름 채우기에 그치는 지명이 될 지, 하위 순번에서 건진 보물이 될 지는 앞으로 계약 상황을 지켜봐야 할 듯 싶다.

7순위에서 뽑은 장충고 박민석도 잠재력이 넘치는 유망주다. 지난 해 에이스 노릇을 했던 이용찬(두산)의 앞길을 잘 닦아놓은 선발형 유망주로 고교선수 답지 않은 완급조절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직구구속은 130km/h대 후반 정도로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187cm 92kg로 좋은 체격을 갖췄고 선발 경험이 많은 선수라 구위 향상에 힘쓴다면 훗날 두산 마운드의 선발투수로 손색없는 유망주다.

내년 시즌 잠수함 투수로 중간계투진에 투입할 만한 고창성을 제외하고는 즉시전력감으로 부르기엔 무리가 있는 두산의 2차지명이었다. 그러나 잠재력 하나만큼은 엄청난 선수들이다. 

두산은 이미 2군에 이두환, 양의지, 이원재 등 유망주가 즐비하고 1군에도 임태훈, 민병헌, 김현수 등 어린 선수가 많다. 뜨거운 경쟁 속에 유망주들이 알을 깨고 기량을 만개한다면 엄청난 발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한국야구위원회>


박현철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