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대만의 원작을 사랑한 '말할 수 없는 비밀' 감독이 2020년대의 한국만의 로맨스를 이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연출한 서유민 감독과 엑스포츠뉴스가 만났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도경수 분)과 정아(원진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 영화로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처음 본 순간이 너무 생생하다는 서유민 감독.
그는 "개봉했을 당시 극장에서 봤는데, 마지막 장면에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 너무 좋다고 느낀 후로 영화를 좋아하게 됐고, 대만의 촬영장까지 가게 됐다"며 당시의 설렘을 회상했다.
서 감독은 "제가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다시 만들게 될 줄 그때는 몰랐는데 이제 보니 운명이었던 것 같다"고 미소지으면서도 "사실 제안을 듣고 망설임은 있었다. 그래도 바로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제안 후 원작을 다시 봐도 여전히 감동적이고 이야기 자체도 좋다는 걸 새삼 느꼈다는 서유민 감독은 "20년 전의 정아가 유준에게 온다. 무조건 남자 주인공이 사는 시대는 현대로 정하고 시작했다"며 "2000년대 이후에 뭔가 세계가 더 변한다. (과거를) 1999년으로 설정하는 게 숫자 하나 차이로 복고적인 느낌이 강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대만 원작에서는 1979년에서 온 샤오위가 1999년에 살고 있는 샹룬을 만난다. 서 감독은 "원작에서는 현재가 99년이다. 그래서 더 과거를 99년도로 설정하고 싶었다"며 "그러니 원작에서의 99년을 가져온 게 맞다. 제가 봐도 약간 세계관이 연결된 것처럼 느껴졌다. ('비밀' 악보 앞) 문구도 완전히 똑같이 했다. 마치 몇백년 전 마법사가 이 악보를 만들어 각 나라에 뿌린 것 같다"는 원작을 향한 애정이 담긴 너스레를 떨었다.
2007년 원작이 세상에 처음 공개된지 18년 만인 2025년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또 다른 반전이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감독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했다.
이에 대해 서유민 감독은 "원작에서 느낀 감동을 그대로 드리고 싶었다. 새로운 설정이나 반전을 저도 고민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시놉시스 초반에는 여러 생각도 펼쳐보고 나이가 든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만나는 이런 생각도 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하지만 원작을 보고 기대하신 것들을 깨고 싶지 않았다. (감정을) 가져가고 싶었다. (주인공에게) 휴대폰이 생겼다던지 하는 (시점이) 현대로 오면서 풀어야 하는 숙제만 풀었다"며 "요즘 설정에 맞게 인물의 감정 변화도 만들고 특별함을 그렇게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원작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다고도 밝힌 서유민 감독은 "오히려 관객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차이점과 공통점을 발견해주시고 궁금해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햇다.
그는 "원작과 한국판의 연습실과 교실까지의 거리가 다르다. 왜 그런 차이가 설정된 것인지부터 크게는 주인공의 서사라든지 이른 걸 적극적으로 보시고 물어봐 주셨으면 좋겠다"며 관객과의 소통을 원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한편 '말할 수 없는 비밀'은 27일 개봉한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