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자신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으로 만들어 준 '은사'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재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탈리아 세리에A 선두로 우승에 점점 다가서고 있는 나폴리가 손흥민을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탈리아 매체 '울티메칼치오나폴리'는 21일(한국시간) "손흥민은 나폴리 영입 리스트에 있다. 나폴리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대체자를 찾고 있다. 테이블 위에 많은 이름이 있고, 손흥민의 놀라운 이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나폴리는 최근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크바라츠헬리아를 대체할 자원으로 손흥민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그 우승을 위해 그에 맞는 전력을 갖추고자 손흥민 영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매체는 "안토니오 콘테 나폴리 감독은 시즌 초반 자신이 이번 시즌 리그1 위를 차지할 거라는 확신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즉시 승리할 수 있는 팀을 원했다. 이 팀을 구성하는 데는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그가 원했던 선수 모두가 나폴리에 온 것은 아니었고, 콘테는 이를 구단에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크바라츠헬리아 이적으로 나폴리의 구단 가치와 퀄리티는 엄청나게 떨어졌다. 콘테는 크바라츠헬리아를 손흥민으로 대체하려는 미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나폴리도 크바라츠헬리아를 대체할 적절한 공격수를 최단 시간 내에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이름을 모색하고 있다. 크바라츠헬리아는 나폴리와 콘테를 위해 많은 걸 대표했고, 지금 콘테는 그의 적절한 대체자를 찾고 있다"며 손흥민이 후보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콘테 감독은 구단 측에 선수들이 팀 목적을 위해 모든 걸 바치고 변화를 만들 준비가 돼 있어야 하며,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더 성장해야 하는 아주 어린 선수는 아니길 바란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렸다. 다시 말해 스쿼드에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유망주보다 즉시전력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또한 콘테가 손흥민 영입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손흥민은 콘테 감독의 꿈이다. 나폴리도 포스트 크바라츠헬리아로 손흥민을 노리고 있다. 토트넘에서 뛰는 한국 공격수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후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다. 팀은 더 이상 로테이션을 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될 위험도 있다"면서 "손흥민은 수년 간의 무한한 사랑 끝에 자신의 끝을 선언하기 시작한 토트넘 팬들의 눈밖에 났고, 결정적인 전환을 주기 위해 이적을 요청했다"고 손흥민 역시 이적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콘테 감독 밑에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에서 콘테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2021-2022시즌 자신의 커리어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32세인 손흥민이 이번 접촉을 환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손흥민도 콘테와 재회하는 걸 반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시 손흥민은 콘테 감독 밑에서 페널티킥 없이 순수 필드골로 리그 23골을 기록해 리버풀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와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다음 시즌 손흥민을 윙백처럼 쓰면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손흥민을 누구보다 잘 사용했던 감독이 콘테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손흥민이 다시 콘테와 손을 잡고 부활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매체는 이어 "손흥민의 나폴리 이적은 가능하다. 불가능한 쿠데타처럼 보이지만 사실이 아니다. 손흥민은 이제 32세이며 토트넘과 계약은 2026년 만료된다. 저주받은 시즌을 고려하면 결정적 변화를 만들기 위해 즉각적인 이별을 배제할 수 없다"며 황혼기에 접어든 손흥민이 마지막 도전을 위해 이적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올 여름 발생할 이적료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봤다.
울티메칼치오나폴리는 "토트넘은 손흥민을 팔기 위해 3000만 유로(약 448억원)를 요구하고 있다. 나폴리는 손흥민의 연봉을 감당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 손흥민은 시즌당 650만 유로(약 97억원)를 받고 있으며, 나폴리는 몇 주 전 크바라츠헬리아에게 했던 것과 매우 유사한 제안으로 손흥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폴리가 손흥민의 이적료나 연봉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나폴리 이적설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손흥민을 자유계약(FA)으로 데려오는 게 조건이었던 다른 이적설과 달리 나폴리 이적설은 이적료를 지불하고서라도 데려올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첫 이적설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7일 토트넘과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2025년 6월 30일부로 끝날 예정이었던 계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해 내년 6월까지로 늘린 것이다.
많은 이들이 새로운 계약을 기대했지만 토트넘의 연장 옵션 발동은 사실 예견된 수순이었다. 옵션을 발동할 권리가 토트넘 측에 있었고, 토트넘은 손흥민을 공짜로 내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옵션을 발동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축구계를 뜨겁게 달궜던 손흥민의 빅클럽 이적설도 모두 사라지게 됐다. 빅클럽들은 손흥민을 여름 자유계약(FA)을 조건으로 영입하려고 계획하고 있었으나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서 이제는 이적료를 주고 데려와야 하는 상황이 됐다. 1992년생으로 올해 33세가 되는 손흥민을 이적료 주고 데려오는 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나폴리가 이적료를 부담하기로 결정한다면 이적이 성사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토트넘도 손흥민에게 새로운 다년 계약을 제안할 계획은 당장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더보이홋스퍼에 따르면 구단 내부자 존 웬햄은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미래는 오롯이 그의 경기력에 달려있다. 그가 최상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면 토트넘은 분명 손흥민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이제 손흥민은 나이가 들고 있다. 기존 계약대로 주당 20만 파운드(약 3억5490만원)를 받고 있는데 손흥민 나이대 선수에게 그런 돈을 주는 건 큰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손흥민의 경기력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이번이 토트넘과의 마지막 계약이 될 것이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새로운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말할 만큼 충분히 경기력을 바꾸지 못했다"며 현재로서는 토트넘에서 더 뛰는 건 무리라고 강조했다.
더보이홋스퍼 역시 "손흥민은 커리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현재 경기력이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몇 개월은 토트넘에서의 그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손흥민이 최고의 폼을 되찾고, 구단이 현재 계약 이후에도 그를 유지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의 성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연장 옵션 발동이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계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트넘 팬들도 손흥민에게 점점 등을 돌리고 있다. 최근 경기력 하락이 뚜렷한 모습을 보이자 손흥민 대신 18세 유망주 마이키 무어를 선발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매체 'TBR 풋볼'은 20일 토트넘 팬들이 에버턴전에서 무어가 보여준 활약을 확인하고 손흥민을 지적했다며 토트넘 팬들의 반응에 주목했다.
'TBR 풋볼'에 의하면 토트넘 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무어를 선발로 내보내야 한다. 그는 토트넘에 더 많은 공격 옵션을 추가할 수 있는 선수", "손흥민은 정작 필요할 때 눈에 띄지 않는다", "손흥민은 이제 그만 나와도 된다. 감독이 무어 때문에 손흥민 눈치를 보고 있다" 등 무어와 손흥민을 비교하는 반응을 남겼다.
매체는 이어 "무어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하다. 이 10대 선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골에 기여했다.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투입돼 결국 졌지만 두 번이나 득점 과정에 관여하며 격차를 2-3으로 줄였다"며 쿨루세브스키의 첫 번째 만회골에 관여한 것도 주목한 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 대신 무어가 선발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에서 점점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손흥민이 은사 콘테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선수 생활 마지막 시기를 보낼지, 아니면 토트넘에 남아 커리어를 마무리할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울티메칼치오나폴리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