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양민혁을 영입해놓고 정작 기용은 하지 않고 있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현지 매체가 저격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보다 한 살 어린 마이키 무어에게 기회를 줬고, 토트넘 홋스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무어가 몇 차례 번뜩임을 보여주면서 토트넘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으니 양민혁에게도 한 번 정도는 기대를 걸 만하다는 것이다.
영국 매체 'TBR 풋볼'은 21일(한국시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직 강원FC에서 영입한 양민혁을 기용하지 않았다. 티모 베르너, 도미니크 솔란케, 브레넌 존슨, 윌송 오도베르 등 현재 많은 공격수들이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 10대 선수(양민혁)에게 빠른 데뷔전을 선사할 거라고 예상했다"면서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직 토트넘에서 양민혁을 기용하지 않았다. 그는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 경기와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벤치에 앉았다"며 양민혁의 상황을 주목했다.
'TBR 풋볼'은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알레스데어 골드의 발언을 인용하며 "양민혁이 토트넘에서 활약할 준비가 되기까지는 아직 먼 것으로 보인다. 그가 성인 무대에서 단 38경기만 출전했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런 경기에서 양민혁은 12골과 6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어린 선수에게 괜찮은 성과"라며 양민혁이 출전 기회를 받아도 충분한 수준이라고 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서 양민혁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이 부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짚고 있는데, 양민혁에게 기회를 줘 그가 빛을 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건 어떨까?"라면서 토트넘이 부상으로 신음하는 상황에서 양민혁에게 한 번은 기회를 줘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TBR 풋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양민혁 기용을 적극 권장하는 이유는 이번 시즌 양민혁보다 한 살 어린 공격수인 2007년생 유망주 무어가 몇 차례 경기에 투입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언론은 "에버턴전에서 교체로 투입돼 효과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토트넘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마이키 무어는 양민혁보다 어린 17세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의 2024-25시즌에서 밝은 빛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면서 "따라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기용하는 것에 있어서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양민혁은 실제로 무어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을 갖고 있으며, 서로 다른 세 가지의 포지션을 맡을 수도 있다"며 "양민혁은 선수 커리어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12경기,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24경기, 심지어 센터 포워드로 한 경기 출전했다. 이번 부상 위기 속에서 양민혁이 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그에게 언제 기회가 주어질지 알 수 없다"고 짚었다.
'TBR 풋볼'의 주장은 딱히 반박할 만한 내용이 없다. 양민혁보다 성인 무대에서 뛴 경험이 적은 무어에게도 기회가 갔으니 선수단 운용이 어렵다면 양민혁에게도 한 번 정도는 기회를 줘도 된다는 주장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내용이다.
걸림돌은 양민혁이 유럽 무대에서 경기를 뛴 적이 없고 적응 중이라는 점과 K리그에서 2024시즌을 모두 소화하고 온 탓에 체력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인데, 전자의 경우 결국 양민혁이 유럽 커리어를 이어가려면 언젠가는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체력 문제만 해결된다면 경기에 나서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선수 기용 권한을 쥐고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과연 양민혁을 기용할 생각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앞서 양민혁을 기용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양민혁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무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걸 돕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 1차전과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PL) 경기 명단에 포함시키고도 그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심지어 5부리그 구단인 탬워스와의 경기에서는 명단에서 아예 제외했다.
그나마 출전을 기대할 만한 대회는 무어가 1군 데뷔전을 치른 대회이기도 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였는데, 양민혁은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명단에 등록되지 않아 유로파리그 경기를 치를 수 없다. 유로파리그 출전 가능성이 원천 봉쇄된 셈이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