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당선되면 공정위 독립성 확보 위한 제도 만들겠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가 축구협회 공정위원회를 겨냥해 정몽규 회장의 빠른 징계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신문선 후보는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협회 공정위원회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문책 요구와 관련 규정에 따라서 조속히 회의를 소집해 정 회장의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특정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에 대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 대한 논란뿐 아니라 징계 축구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사면 조치,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에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문체부는 지난 2일 축구협회의 특정감사 재심의 요청을 기각하면서 1개월 내로 정 회장에 대한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 조치를 1개월 내로 의결해 결과를 보고하라고 조처했다.
신 후보는 이에 대해 "징계 심의 기한이 오고 있음에도 공정위 소집의 어떠한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라며 "공정위가 신속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장 선거에서 당선되면 공정위 구성과 운영에 독립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라며 "공정위가 부당하게 악용되거나 편향적으로 운영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에는 대한축구협회 제55대 회장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전원이 전격 사퇴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23일 강행하려던 회장 선거를 취소하고 선거운영위 재구성 등을 포함해 선거 운영 원점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이미 법원의 판결로 선거운영위가 실질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았음에도 23일을 회장 선거일로 지정하는 등 강행하려는 움직임에 야권 후보들이 극렬 반발하고 여론의 맹비난이 이어지자 결국 전원 사퇴를 결정했다.
선거운영위원 전원 사퇴에 따라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새 판을 짜는 게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신 후보는 지난 13일 정 후보에게 후보자 등록 결격 사유가 있음은 물론 지난 12년간 대한축구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국민들에게 대한축구협회의 이미지를 훼손시켰다며 정 후보가 명예롭게 자리에서 내려오길 촉구하기도 했다.
신 후보는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2024년 12월12일 구성돼 같은 달 18일 회장선거를 공고하고, 같은 달 27일 세 명의 후보자를 등록 공고했으나 지난 7일 당초 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선거가 중지됐다"며 "그러나 대한축구협회와 선거운영위원회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서 지적된 선거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을 해소하려는 노력보다 정몽규 후보를 제외한, 본인과 허정무 후보가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선거일을 23일로 일방적 지적하는 등 선거를 빨리 진행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급기야 정몽규 후보를 제외한 본인과 허정무 후보가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본인이 지난 10일 영하 13도의 강추 위속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통렬히 비판하자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전원은 무책임하게 사퇴했다"면서 "이 모든 선거 파행의 근본적 원인은 정몽규 후보가 후보자로 등록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후보는 계속해서 "정몽규 후보는 대한축구협회 정관, 회장선거관리규정 및 선거공고에서 정한 후보자 결격 사유에 해당함에도 후보자로 등록했다. 회장선거관리규정과 선거공고에서 명시한 후보자 결격 조항인 대한축구협회 정관 제29조 제2항의 제7호에 따라서 정몽규 후보는 후보자 자격이 없다고 봄이 맞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는 "'정몽규 후보는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더 이상 회장 선거가 파행되지 않도록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한다"며 정 후보가 자신에게 후보자 등록 결격 사유가 있음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신문선 기자회견문 전문>
축구협회 공정위원회 위원장은 조속히 위원회를 소집하라.
당선 시 공정위원회 독립성, 공정성 제도화하겠다.
법원이 가처분 결정과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전원 사퇴로 제55대 축구협회 회장선거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축구협회 이사회가 지난 1월 14일 선거운영위원회를 재구성하고 2월 초 선거를 정상화하기로 의결했습니다.
후보자 중 한명으로서 선거가 엄정하고 공정한 절차로 정상화되길 바라고 선거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는데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다만 선거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는 사안이 있습니다.
바로 이번 선거 후보자 중 한 명이기도 한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에 대한 징계' 건입니다.
축구협회 정관과 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라서 공정위원회가 소집돼 정몽규 회장에 대한 징계 심의가 이뤄져야 함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로 인하여 이번 회장 선거의 엄정성과 공정성이 훼손되고 있고 축구인이 올바른 선거 여론 형성에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축구협회 공정위원회 위원장은 문체부 문책요구와 관련규정에 따라서 조속히 회의 소집, 징계절차를 밟아 주십시오.
문화체육관광부가 관계법령에 의거하여, 2024년 7월 29일 실시하고 2024년 11월 5일 최종 발표한 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는 정몽규 회장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부적정, 2023년 축구인 사면 업무 처리 부적정 등 협회 해정 관련한 비위로 정몽규 회장에 대한 중징계(자격정지 이상) 문책을 축구협회에 요구했습니다.
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 중징계 문책 요구를 포함한 특정감사 결과에 대하여 재심의 신청을 하였으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심의위원회는 2025년 1월 2일 재심의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그렇다면 관계법령에 따라서 축구협회는 2025년 2월 2일까지 정몽규 회장을 포함한 문책 요구 대상자에 대한 징계절차를 밟고 징계심의 결과를 문화체육관광부에 통보하여야 합니다.
협회 임직원에 대한 징계 등 권한이 있는 축구협회 공정위원회는 축구협회정관과 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라서 외부의 부당한 간섭이나 개입 없이 운영되어야 합니다.
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라서 축구협회 회장 또는 위원장은 징계 심의 사안이 발생한 경우 공정위원회를 소집해야 합니다.
징계 대상자가 정몽규 회장이므로 정몽규 회장이 공정위원회를 소집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공정위원회 위원장은 조속히 관련조항에 따라서 공정위원회를 소집하여야 함이 마땅하고 당연합니다.
11조 회의 소집을 살피면 '회장 또는 위원장의 필요에 따라 위원회를 소집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회장직무대행 체제로 되어 있습니다. 김정배 권한대행 역시 정몽규 후보와 더불어 직무정지라는 중중계 처벌 대상입니다. 그렇다면 '위원장의 필요에 따라 위원회를 소집한다'라는 전문 신설 조항에 따라 시급히 공정위원회를 열어 징계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요청합니다.
그런데 징계 심의 기한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에도 무슨 이유에선인지 공정위원회 소집에 관한 어떠한 정황도 보이지 않고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공정위원회 소집을 하지 않는 정당한 이유도 찾기 어렵습니다. 회장선거를 코앞에 앞두고 회장에 대한 징계 절차 이상 긴급한 사유가 있을까요?
긴급히 오늘이라도 안건과 일시, 장소를 정해 서면으로 위원들에게 통지하여 위원회를 긴급히 소집하여 징계절차를 진행하여 줄 것을 회장후보의 입장에서 강력히 소진 공정위원장에게 촉구합니다.
문체부가 2025년 1월 2일 이미 대한축구협회의 특정감사 재심의 요청을 기각하며 1개월 내로 징계절차 의결뒤 문체부에 이행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고 조치를 내린 사실이 있음에도 소진 위원장이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은 자신의 임명권자인 정몽규 후보를 봐주기 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소진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 위원장에게 공개 요청합니다.
관계법령에 의거해 실시된 문체부 특정감사에 따른 적법한 문책요구 관련해 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라서 조속히 공정위원회를 소집하여 징계 절차를 이행하여 주십시오.
'회장 취임 시 축구협회 공정위원회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를 만들겠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TI)는 국제 스포츠 반부패 보고서에서 스포츠 단체의 부정부패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감시와 상벌 기능을 하는 조직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권고했습니다.
지난 국제축구연맹과 국제올림픽위원회의 부정비리가 횡행한 제도적 원인의 하나로 윤리위원회의 독립성 및 공정성 부족이 지적됐고 지난 개혁 과정에서 윤리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조치가 이뤄졌습니다.
지금까지 축구협회를 포함한 국내 스포츠계가 축구인, 체육인뿐 아니라 국민에게서 신뢰를 받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가 내부의 감시감독 및 규제기구 역할과 기능을 하여야 할 공정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징계를 독립적이고 엄정하게 하여야 할 공정위원회가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제대로 역할을 한다면 정관과 규정이 무시되고 회장의 권한이 남용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는 일이 발생하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저 신문선 후보는 이번 회장 선거에서 당선되면 공정위원회 구성과 운영에서 독립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입니다. 그래서 공정위원회가 부당하게 악용되거나 편향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