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악성 재고' 안토니를 잠시나마 팀에서 내보낼 예정이다.
안토니의 레알 베티스(스페인) 임대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가디언' 등에서 활동하는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20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구 트위터)를 통해 안토니가 레알 베티스로 향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안토니는 레알 베티스 이적을 두고 세부 조건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안토니의 레알 베티스 이적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마지막 미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마노는 선수의 이적이 임박했을 때 사용하는 자신의 시그니처 문구인 'HERE WE GO'를 언급하기도 했다. 'HERE WE GO'를 사용할 단계는 아니지만 곧 로마노가 이를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이적이 가까워진 모양새다.
안토니의 레알 베티스 이적설은 지난 19일 급물살을 탔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레알 베티스와의 협상을 통해 안토니가 시즌 후반기를 스페인에서 보낼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베티스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측면 공겨수 안토니를 임대로 영입할 예정이다. 레알 베티스는 다른 구단들과의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는 중"이라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22년 8월 안토니를 영입하기 위해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이적료인 8130만 파운드(약 1443억원)를 지불했다"고 전했다.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 역시 "안토니는 임대 계약을 통해 레알 베티스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할 것"이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두 번째로 몸값이 높은 안토니는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안토니는 2023년 4월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존재감을 잃은 안토니는 레알 베티스의 타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022년 여름 은사 에릭 텐 하흐 감독의 부름을 받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안토니는 언론들의 설명대로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가 지금까지 내보낸 선수들 중 가장 비싸게 팔린 선수이기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약스에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한 만큼 안토니를 향한 기대치도 상당했다.
그러나 안토니의 경기력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왜소한 안토니의 신체조건으로는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살아남기 어려웠고, 아약스 시절 장점으로 언급되던 드리블이나 킥 능력 등 기술적인 면에서도 부족한 모습이었다.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것을 제외하면 안토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 앞에서 이렇다 할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안토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보내는 자신의 두 번째 시즌에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안토니의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안토니 영입 건으로 인해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던 텐 하흐 감독도 결국 안토니를 기용하지 않았다. 안토니는 종종 교체로 투입됐으나 전술적 교체보다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용 교체에 가까웠다.
텐 하흐 감독까지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면서 안토니는 기댈 곳조차 사라졌다. 당시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안토니는 텐 하흐 감독과 아약스에서 함께 했던 이력이 있어서 팀의 원동력이 될 거라고 기대됐으나 예상과 달리 완전 재앙이었다"라며 텐 하흐 감독의 경질 이유 중 하나로 안토니를 꼽기도 했다.
새롭게 부임한 후벵 아모림 감독은 안토니를 3-4-3 포메이션의 측면에 배치하는 등 안토니를 기용할 방법을 고민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마드 디알로와 디오구 달로, 누사이르 마즈라위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듯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아예 자리를 잃은 안토니는 임대를 통해 기회를 찾기로 결심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놀랍게도 안토니를 원하는 팀들이 존재했다. 영국 축구 중계사 '스카이 스포츠'는 "스페인과 그리스 클럽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안토니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그리스 리그 소속 클럽은 올림피아코스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리스의 명문 올림피아코스가 안토니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올림피아코스가 이 보도 내용을 부정했으나 '스카이 스포츠'는 "올림피아코스는 안토니를 향한 관심을 부정했다. 하지만 우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올림피아코스가 1월에 안토니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사실"이라고 확언했다.
'디 애슬레틱' 역시 "올림피아코스 외에 다른 구단도 안토니를 영입하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었다"며 올림피아코스를 언급했다.
매체는 그러면서도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레알 베티스가 안토니 영입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설명했다.
안토니의 행선지로 유력한 레알 베티스는 이번 시즌 리그 20경기에서 6승 7무 7패를 거두며 현재 라리가 리그 테이블 12위에 위치해 있다. 바르셀로나 출신 베테랑 수비수 마르크 바르트라, 김민재의 후임으로 나폴리에 영입됐던 브라질 센터백 나탕, 토트넘 홋스퍼에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었던 지오바니 로 셀소, 레알 마드리드 시절 스페인의 천재로 불리며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던 이스코 등이 레알 베티스에서 활약 중이다.
사진=파브리치오 로마노,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