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두산 베어스 창단 기념식'에 참석한 두산 박석민 타격코치가 그라운드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2025시즌 팀 타자들에게 강조한 사항 가운데 하나는 '콘택트'다. 두산은 2024시즌 팀 득점권 타율 6위(0.278)에 머물렀다. 팀 타석당 삼진 비율도 19%로 리그 6위였다. 전반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 창단기념식 뒤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클러치 상황에서 헛스윙 비율이 많았다. 그 결과 빅 이닝 기회가 상당 부분 무산됐었다"며 "지난해보다 콘택트 능력을 향상해서 인플레이 상황을 자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 감독의 바람에 따라 1군 타격코치 중책을 맡은 박석민 코치의 책임감도 막중해졌다. 2023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박 코치는 지난해 요미우리 자이언츠 3군 육성코치로 지도자 연수에 나섰다. 박 코치는 요미우리 구단의 2025시즌 정식 코치 재계약 제안을 고사하고 이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들였다. 박 코치는 지난해 11월 마무리 훈련부터 팀에 합류해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더그아웃 분위기가 처졌다는 애기가 자주 나오더라. 더 싸우고 시장 같이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필요하다"며 "박석민 코치가 더그아웃 분위기를 확실히 살릴 것으로 믿는다. 현역 때 많은 경험을 쌓은 지도자라 첫 코치 생활이지만, 초보 코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과 나이 차가 많지 않기에 형·동생처럼 소통하면서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두산 베어스 창단 기념식'에 참석한 두산 조성환 QC 코치, 이승엽 감독, 고토 수석코치가 그라운드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두산 베어스 창단 기념식'에 참석한 두산 김재현, 조중근, 임재현, 니무라, 오노, 서예일, 박석민 코치가 그라운드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박석민 코치는 타자들에게 마음껏 방망이를 휘두르라는 주문을 건넸다. 얼핏 듣는다면 콘택트를 강조한 이승엽 감독에 반기를 드는 모양새일 수 있다.
박 코치는 "개인적으로 타자들에게 마음껏 휘두르라고 주문하겠다. 감독님께서 콘택트를 강조하시는데 나까지 같은 말을 하면 선수들이 주눅 들 수 있다. 나는 마음껏 치라고 하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사실 자세히 파고들면 박 코치의 말이 이 감독의 말과 반하는 건 아니다. 박 코치는 2스트라이크 이전 이후 상황과 득점권과 진루타가 필요한 상황에 따라 콘택트 능력을 발휘하는 뜻을 담았다.
박 코치는 "2스트라이크 이전까지는 후회 없이 자신 있게 스윙하되 이후에는 콘택트와 타구 방향에 신경 썼으면 좋겠다"며 "무조건 특정 스윙을 계속 하라는 뜻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타격을 주문하고 싶다. 2루 주자를 3루에 보내면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 두산이 강팀일 때도 이런 끈끈한 야구를 했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부터 박 코치는 두산 젊은 야수들과 호흡하면서 자신의 강점인 소통 능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프로에 와서 이렇게 지도하시는 코치님은 처음"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박 코치는 더그아웃 분위기 리더와 같은 역할도 자신했다.
박 코치는 "다른 코치님들과 비교해 다른 건 몰라도 소통과 더그아웃 분위기 메이커는 가장 자신 있다(웃음). 젊은 야수들 가운데 올해 1군에서 성공할 선수, 꼭 성공하길 바라는 선수가 여러 명 있다. 올해 내 목표는 두산 우승"이라며 "전쟁터인 1군에 왔어도 부담은 없다. 선수들이 자신 있게 뛰었으면 좋겠다. 잘 되면 선수 덕이고, 안 되면 코치 탓"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두산은 2025시즌 코치진 대개편에 나섰다. 이승엽 감독을 보좌할 수석코치로 고토 고지 코치가 일찌감치 내정됐다. 거기에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 박정배·김지용 투수코치, 박석민·이영수 타격코치, 임재현 작전(3루)코치, 김동한 주루(1루) 및 수비코치, 조인성 배터리코치가 1군에서 이 감독을 보좌한다.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두산 베어스 창단 기념식'에 참석한 두산 박석민 코치가 그라운드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 박석민 타격코치가 지난해 11월 이천 마무리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