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오는 16일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2008' 프로야구 2차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다.
현재 야구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가 탐냈던 '2차지명 최대어' 장충고 최원제(18)의 행보. 그리고 보스턴 레드삭스-시카고 화이트삭스 마이너리그를 거쳤던 안병학(27)이 어느 팀에 둥지를 틀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만한 것이 있다. 고졸 예정으로 드래프트를 신청한 545명 중 168cm의 작은 체구를 지닌 화순고 에이스 김선빈(18)의 지명 여부다.
단순히 실력으로 봤을때는 상위 라운드에 지명 되고도 남을 만한 선수다. 투수로써 최고 145km/h의 빠른 공을 구사하는 팀의 에이스다.
또한, 수준급의 주루플레이를 인정받았으며 손목힘이 좋아 컨택 능력도 뛰어나다. 유격수로써 수비 동작도 기민하고 어깨도 좋아 3-유간 타구 처리 후 1루로의 송구 능력도 일품.
그러나 단 한 가지, 김선빈의 발목을 잡는 것이 있다. 바로 168cm에 불과한 작은 키. 96년 2차지명 이후 고교 졸업 예정자들의 프로 입성 러시가 이어지면서 프로 구단들은 유망주들의 보여진 실력보다는 체격에서 나오는 잠재력에 점수를 더욱 주었다.
광주일고-연세대를 거치며 천재적인 재능을 인정받았던 박준태(전 태평양-LG)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172cm의 작은 체구를 지녔던 박준태. 4월 타율이 4할대 중반에 가까운 고감도 타격으로 '4월 타격왕'으로 불리며 시즌 초에는 항상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작은 체구 때문이었는지 시즌이 계속될 수록 체력이 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매 시즌 종료 후 박준태가 받아든 성적표는 그의 재능에 비해선 많이 부족한 면이 있었다. 주루센스도 탁월했고 외야 수비, 송구 능력도 최고 수준으로 손꼽을 만한 선수였으나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중시하는 미국 야구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 되는 등 한국 야구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날래고 왜소한 체격의 선수 보다는 듬직한 체격의 선수들이 더욱 각광을 받았고 그만큼 '단신 선수'들은 드래프트에서 소외되었다.
2003년 두산 베어스의 신고선수로 출발했던 손시헌(현 상무)도 동의대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수준급 유격수로 눈길을 모았던 선수. 좋은 어깨와 견실한 수비력은 프로 스카우터들의 관심을 모았으나 170cm 초반에 불과한 작은 체구에 발목잡혀 드래프트에서 외면당했다.
KIA 타이거즈의 미래로 손꼽히는 이용규도 덕수정보고 시절 공, 수, 주를 모두 갖춘 외야수로 타자 후보들 중 최고 수준으로 꼽혔던 선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구 때문에 지명 순위가 조금 밀렸다.(전체 15순위)
그러나 지금은 '단신 선수'에 대한 편견이 이전에 비해선 많이 줄어들었다. 손시헌, 이용규, 2001년 SK 와이번스의 신고 선수 출신인 조동화 등이 당시의 기대치 이상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왜소한 선수에 대한 편견은 많이 줄어들었다.
'단신' 김선빈이 프로팀에 지명된다면 다음 시즌 최단신 선수와 최경량 선수의 이름은 김선빈으로 채워질 것이다. 재능을 두루 갖춘 유망주 김선빈. 그가 프로 무대를 밟고 단신에 대한 야구계의 편견을 없앨 수 있을지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