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오징어 게임2' 채경선 미술감독이 시즌2에 시도하려 했던 변화들을 언급하며 작품과 얽힌 비하인드를 털어놓았다.
채경선 미술감독과 정재일 음악감독, 김지용 촬영감독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감독 황동혁)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대형 숙소와 미로 계단 등 압도적인 스케일로 화제를 모았던 '오징어 게임2' 시즌1에 이어 'OX 투표'와 대형 숙소 바닥에 붉은색과 푸른색 조명으로 이뤄진 OX 조명 오브제까지, 새로운 시각적 장치들로 보는 재미를 더한 채 미술감독은 "(시즌2를 준비하며) 어깨에 짐이 막 올라온 느낌이었다"고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채 미술감독은 "시나리오를 읽고 디자인을 시작할때 이 부담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 많이 생각했다. 전 세계에서 많은 기대를 하고 계시니 당연히 1편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2편에는 어떤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할지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다 결론을 지은 것은, 극으로 돌아와서 시나리오에 집중하자는 것이었다"라고 말을 이은 채 미술감독은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했고, 숙소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공간들을 1편보다 업그레이드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채 미술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상징처럼 보이는 초록색 체육복의 색깔을 바꿀까도 고민했다면서 "초반에는 체육복 색깔을 바꿔볼까, 숙소 이불 색깔도 바꿔야 하나까지 생각했다. 새롭게 하고 싶은 마음에 엉뚱한 도전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실제로 하늘색 체육복으로 디자인을 바꿔서 작업한 시안을 감독님께 보여드리기도 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팬들은 원래의 오리지널을 가장 좋아할 것 같더라. 약간 고민하셨는데, 원래의 초록색으로 돌아가자고 말씀하셨고 저도 동의해서 체육복 색깔은 원래대로 가게 됐다"고 밝혔다.
2021년 공개된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황동혁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채 미술감독은 "황동혁 감독님이 저희 스태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셨다. 아이디어나 여러 디자인 안을 낼 때 다양한 루트로 시안들을 주시는데, 그런 것에 대해 어떤 틀 없이 아이디어를 잘 흡수해서 받아주시고 열어주셨다. 또 심사숙고한 결정에 대해서는 변하지 않고 쭉쭉 가시더라"고 만족했다.
'OX 세트'의 등장을 시즌2의 가장 큰 변화로 꼽으면서는 "OX 세트가 시즌2의 가장 주된 포인트였다. 시각적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는데 처음에는 황 감독님이 형광 페인트로 OX를 쳐보자고 하시더라. 그건 용납할 수 없었다"고 웃었다.
이어 "그러다 조명을 심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시공했을 때 깨지지 않는 소재로 바닥에 심을 수 있는 소재를 고민했다. 촬영감독님과 색감 등에 대해 많이 논의했고, 그렇게 다양한 컬러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시즌1의 전 세계적 흥행을 업고 시즌2에서 더욱 자유롭게 창작에 힘을 쓸 수 있던 점에 만족한 채 미술감독은 "미술감독의 입장에서 이렇게까지 한국에서 큰 세트장을 오랫동안 대여해서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너무 즐겁고 감사한 일이다. 시즌1 때도 그랬지만, 시즌2에서도 원 없이 디자인을 한 것 같다. 제가 하고 싶은 미술과 디자인을 다 구현해볼 수 있을 만큼의 예산으로 진행됐다"고 제작비의 규모를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다소 아쉬운 결말이었다는 시즌2의 마무리와, 올해 이어서 공개될 시즌3에 대한 기대도 당부했다.
채 미술 감독은 "시즌2에는 게임이 많이 안 나와서 아쉬웠다. 저 역시 게임 (세트) 구현에 많이 집중한만큼, 시즌3에서는 게임장의 모습을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로 지난 달 26일 공개돼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 =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