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LG 박동원과 삼성 강민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조은혜 기자) 2년 연속 2위에 머물렀다. LG 트윈스 박동원이 '포수왕' 자리를 위해 다시 준비에 나선다.
박동원은 2024시즌 130경기에 나서 118안타 20홈런 80타점 58득점 타율 0.272, OPS 0.810의 호성적을 거뒀다. 리그 포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비이닝 944⅔이닝을 소화하며 체력적인 부담 속에서도 거둔 성과였다. 다른 팀의 포수들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골든글러브와는 인연이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역시 136경기 122안타 19홈런 77타점 48득점 타율 0.303으로 빼어났고, 강민호가 유효 투표수 288표 중 191표를 얻으며 89표를 받은 박동원을 제쳤다. 두 선수의 기록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만큼 박빙일 거라 예상된 것에 비해 표 차가 제법 났다. 2023시즌에도 양의지에 이은 2위였던 박동원은 생애 첫 황금장갑의 꿈을 한 시즌 더 미뤄야 했다.
15일 선발대로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로 먼저 출국한 박동원은 취재진에게 농담 반 진담 반 '누굴 찍었냐' 묻기도 하면서 "못 받을 거라고 예상을 하긴 했다. 그 자리에 함께 참석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강)민호 형이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줬다"면서 "올해는 두 형들을 제쳐 보겠다"고 얘기했다.
박동원은 "민호 형에게 '못 받을 것 같은데 형 축하해 주러 왔다' 말했는데 끝까지 안 믿더라"고 웃으면서 "민호 형이나 의지 형이나 국가대표도 많이 하고, 우리나라 포수로서 형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가치가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그 형들 옆에 내 이름이 같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 그걸로도 만족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강민호, 양의지는 여전히 한국 최고의 안방마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동원도 그 반열에 올랐지만, 그에게는 두 이름이 큰 산이기도 하다. 얼마나 해야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박동원은 "일단 우승을 하면, 우리 선수들이 모두 잘했으니까 우승을 하는 거기 때문에 개인 성적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먼저 미국으로 출국하는 이유도 '더 잘하고 싶어서'다. 박동원은 "선발대로 간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시차적응 하는데 며칠 걸리다 보니까 힘들더라. 그래서 이번에 먼저 가면 본진 왔을 때 바로 모든 걸 함께 할 수 있으니까 그 점도 생각을 했다. 또 작년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먼저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2023시즌 982이닝, 2023시즌 944⅔이닝. 포스트시즌까지 더하면 2년 연속 가장 많이 홈플레이트 앞에 앉아 있던 선수다. 박동원은 "그 전에는 수비를 못 나가서 힘들었는데, 그것보다 힘들지는 않다. 지금은 감사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면서 웃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