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이정후가 새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정후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부상으로 인해 빅리그 첫 시즌을 조금 일찍 마감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차분한 마음으로 2년 차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귀국한 뒤 국내 훈련을 소화한 이정후는 2025시즌 준비를 위해 1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약 세 달 만에 취재진을 만난 그는 "몸 상태는 100%"라며 자신의 컨디션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정후는 "한국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매 시즌 야구선수는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다. 그냥 지난 시즌에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경기를 뛰어서 팀에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이정후가 새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정후가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2017년부터 2023년까지 KBO리그에서 활약한 이정후는 2023년 12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667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빅리그 경험이 전무하지만, 데뷔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과거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타자들의 사례를 감안했을 때 이정후가 빅리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이정후는 시범경기 13경기에 출전해 35타수 12안타 타율 0.343 1홈런 5타점 5볼넷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11로 맹타를 휘두르며 순조롭게 첫 시즌을 준비했다.
그 흐름은 정규시즌 초반까지 이어졌다. 이정후는 3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미국 본토 개막전에서 빅리그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을 올렸다. 이튿날에는 빅리그 데뷔 첫 멀티히트를 만들더니 31일 경기에서는 빅리그 데뷔 첫 홈런까지 터트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이정후가 새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정후가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 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정후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이정후는 4월 한 달간 94타수 24안타 타율 0.255 1홈런 3타점으로 부침을 겪었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실수를 범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한 이정후는 5월 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부터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5월 성적만 놓고 보면 37타수 10안타 타율 0.270 1타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이정후가 더 큰 시련과 마주한 건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였다. 이정후는 1회초 2사 만루에서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홈런성 타구를 잡기 위해 점프 캐치를 시도하다가 펜스에 충돌하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된 이정후는 병원 검진을 통해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고, 왼쪽 어깨 관절 와순 봉합 수술을 진행했다. 그렇게 이정후의 첫 시즌이 끝났다. 이정후의 2024시즌 최종 성적은 145타수 38안타 타율 0.262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OPS 0.64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이정후가 새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정후가 아버지 이종범 코치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이정후는 빅리그 진출 직전 시즌이었던 2023년에도 왼쪽 발목 부상으로 인해 공백기를 가졌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부상 때문에 자신의 기량을 완벽하게 보여주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그래도 이정후는 주저앉지 않고 차분하게 2025시즌을 바라봤다. 그는 "오히려 그런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더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는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갔기 때문에 자신감만 있었다면, 지금은 그래도 설렘도 있고 마냥 자신감만 차오른 상태가 아니다. 좀 더 차분하게 가는 느낌이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지금 마음가짐이 더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의욕을 잘 조절해야 할 것 같다. 그 전에 파울 타구에 맞아서 이틀 정도 경기를 뛰지 못했다가 다시 경기에 나서는 날에 의욕이 생기는 게 느껴졌다. 근데 그러다가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의욕을) 잘 조절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이정후가 새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정후가 출국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지원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이정후는 "구단에서 너무 잘 보살펴줬다. 중간에 트레이너도 한 명 (한국에) 파견해서 운동했다. 내가 처음에 한국에 들어왔을 때부터 통역 담당하시는 분이 매일 트레이너들에게 보고서를 보냈고, 구단에서도 매일 스케줄을 줬다. 시차가 다른데도 내가 운동하는 시간에 맞춰서 계속 챙겨주는 모습을 봤을 때 너무 감사한 마음도 있다. 팀에 빨리 보답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기록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다. 대신 건강하게 한 시즌을 뛰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낸 이정후다. 그는 "안 다치고 한 시즌을 뛰는 게 목표다. 최근 2년간 계속 다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는데, 최대한 많이 뛰는 게 목표"라며 "팀도 좋은 순위를 차지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사진=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