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최근 계약 기간을 연장했음에도 여름에 손흥민과 결별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11일(한국시간) "손흥민은 최근 계약 발표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7일 구단 홈페이지와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에 대한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 손흥민과의 계약은 2026년 여름까지 이어진다"고 발표했다.
토트넘과 손흥민 사이에서 체결된 계약은 당초 2025년 6월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 계약엔 토트넘이 원하면 발동 가능한 1년 연장 옵션이 있었는데, 토트넘은 최근까지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았다.
연장 옵션이 발동되지 않은 채 2025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손흥민이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떠날 가능성이 떠올랐다. 계약 만료까지 6개월을 남겨둔 손흥민은 보스만룰에 따라 1월 1일부터 잉글랜드 밖에 있는 클럽들과 FA 이적을 두고 논의할 수 있게 됐다.
계약 기간이 연장되지 않으면서 손흥민은 최근 스페인 라리가 명문 바르셀로나 등과 이적설이 났는데, 토트넘이 마침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서 여름에 손흥민을 FA로 잃는 상황을 피하게 됐다.
유럽 일주를 하던 손흥민의 올여름 FA 계약 행선지가 모두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어마어마했던 손흥민의 이적 '사가'가 일단 멈춤을 알렸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후 두 차례 계약을 갱신했고 가장 최근 계약이 2021년 이뤄진 4년 계약이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토트넘과 결별할 운명이었지만 토트넘이 현 계약서에 첨부된 1년 연장 옵션을 활성화하면서 손흥민의 계약 만료일도 2025년 6월에서 2026년 6월로 늘어났다.
토트넘과의 계약 기간이 연장된 후 손흥민은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영어로 먼저 한 인터뷰를 통해 계약 1년 연장을 두고 "분명히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거의 10년 동안 토트넘과 함께했고, 앞으로 1년을 더 있게 됐다. 나에게는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나는 토트넘을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또 "알다시피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모두가 뛰고 싶어 하는 팀이다. 그래서 주장은 많은 책임감이 따른다"며 "주장은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하고 항상 옳은 일을 해야만 한다. 스스로 힘든 일을 자처해야만 한다"라며 토트넘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드러냈다.
최근 팀의 부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토트넘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1무 4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내면서 프리미어리그 12위까지 추락한 상태다. 영국 언론에선 토트넘이 이번 시즌 9위를 차지해 프리미어리그 순위로만 보면 다음 시즌 UEFA 클럽대항전에 참가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그는 "이런 힘든 시기는 언제나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땅을 박차고 점프를 다시 해야 할 때다. 다시 올라서야 할 때가 왔다. 나쁜 시절이 있으면 항상 좋은 시절이 따라오게 마련"이라며 위기 극복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손흥민의 발언 직후 거짓말처럼 토트넘이 반등했다. 9일 열린 프리미어리그 선두 리버풀과의 리그컵 4강 1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이기고 결승행 교두보를 마련했다. 토트넘과 손흥민이 꿈꾸는 우승컵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후 손흥민은 한국어로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 8일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단 이렇게 또 다른 기회를 받을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또 다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렇게 많은 성원, 응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의 기회로 팀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 같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항상 팬들한테 실망시켜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응원해 주신 것처럼 계속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2015년부터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400경기 넘게 뛴 자타 공인 클럽 레전드 중 한 명이다. 긴 시간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해 왔을 뿐만 아니라 팀을 위해 희생도 여러 차례 보여줬다.
손흥민의 옛 파트너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은 프랑스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상위 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손흥민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2022-23시즌엔 스포츠 탈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컨디션과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음에도 손흥민은 저력을 발휘해 리그 10골 5도움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스포츠 탈장으로 인해 고통 받았던 시즌에 대해 손흥민은 "정말 매 순간이 고통이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을 때는 괜찮다가 경기장에 들어서면 턴 동작, 달리기, 멈출 때, 슈팅할 때 등 모든 동작에 영향을 끼쳤다"라며 경기에 미쳤던 부분들을 설명했다.
당시 손흥민은 시즌 중 수술을 받기 보다 시즌이 끝난 뒤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수술을 미룬 이유로 그는 "이 고통 때문에 힘든 순간 (수술로) 팀을 떠나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라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팀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토트넘을 위해 놀라운 충성심과 헌신을 보여준 손흥민이지만 최근 계약 연장에 성공했음에도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여러 차례 나오고 있다.
전 브렌트퍼드 감독인 마틴 앨런은 토트넘이 여름에 손흥민을 팔아야 하며, 손흥민의 가치가 1000~1500만 파운드(약 180~270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예전과 같은 에너지와 속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라며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면 클럽은 손흥민을 판매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
전 크리스털 팰리스 사이먼 조던도 '토크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건강한지 궁금하다. 난 여러 채널을 통해 손흥민이 작년에 수술을 받았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손흥민은 지난 시즌 어느 시점에서 해리 케인을 대신해 리더 역할을 했던 모든 주목을 사로잡은 선수와 같지 않다. 그는 조연처럼 보인다"라며 손흥민의 최근 경기력을 지적했다.
손흥민에 대한 혹평이 계속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 토트넘 스카우터 브라이언 킹은 손흥민이 여름에 이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킹은 '토트넘 홋스퍼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이 아무것도 우승하지 못하면 이적이 있을 수 있다고 느낄 나이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매우 충성스러운 선수이고, 매우 명예롭다. 그는 큰 성공 없이도 훌륭한 선수 경력을 쌓았다"라며 "손흥민은 토트넘의 훌륭한 선수였지만, 이 계약 상황은 몇 달 전에 해결됐어야 했다. 그는 이제 한 번 더 큰 이적을 해야 할 나이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최근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둬 결승 진출에 청신호를 켠 상태이다. 만약 토트넘이 끝내 이번 시즌도 무관으로 마친다면 손흥민이 먼저 이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매체도 "현재 손흥민은 토트넘과 2026년까지 계약을 맺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그때까지 팀에 남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1월에 이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만약 적절한 제안이 들어오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손흥민이 개선의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면, 토트넘은 이번 여름에 손흥민과의 관계를 끊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손흥민과 토트넘 간의 결별 가능성을 거론했다.
손흥민은 여전히 유럽에서 1급 공격수다.
ESPN이 지난 10일 발표한 전세계 공격수 순위에서 손흥민이 5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 지표에서 손흥민은 10.68점을 차지해 스페인 베테랑 공격수 이아고 아스파스(셀타 비고)와 함께 공동 51위에 올랐다.
51위란 순위가 낮은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떠오르는 초신성 라민 야말(바르셀로나)가 37위에 불과하다. 손흥민의 기량이 안정적인 순위에 들어 기세를 잃지 않았다는 증거다.
맨유와 첼시의 에이스인 브루누 페르난데스와 니콜라 잭슨이 각각 47위와 49위인 것을 고려하면 토트넘이 그와 계속 동행할 이유는 충분하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뉴스,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