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4차전 경기, 3회초 무사 1,2루 KIA 나성범이 우전안타를 날린 후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년 연속으로 부상을 경험한 나성범(KIA 타이거즈)이 새해에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
나성범은 2012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0순위로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뒤 2021시즌까지 NC 소속으로 활약하다가 2022시즌을 앞두고 KIA로 이적했다. 계약 조건은 6년 최대 150억원(계약금 60억원, 총 연봉 60억원, 옵션 30억원)이었다. 2019년부터 3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는 나성범을 영입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나성범은 이적 첫 해였던 2022년 정규시즌 전 경기(144경기)를 소화했으며, 563타수 180안타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 92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10의 성적을 올렸다. 전년도(33개)보다 적은 홈런을 생산했지만, 2015년(184안타) 이후 7년 만에 개인 한 시즌 180안타 고지를 밟았다. 나성범의 활약에 탄력을 받은 KIA는 정규시즌 5위를 차지하면서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5차전 경기, 1회말 1사 1,3루 KIA 나성범이 1타점 희생플라이 타구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적 후 두 번째 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온 나성범은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4월 초 병원 검진을 통해 왼쪽 종아리 근육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고, 장기간 자리를 비우게 됐다. 김도영에 이어 나성범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KIA로선 시즌 초반 야수진 운영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6월 중순부터 실전 모드에 돌입한 나성범은 6월 23일 광주 KT 위즈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8월 85타수 32안타 타율 0.376 5홈런 22타점, 9월 54타수 24안타 타율 0.444 6홈런 20타점으로 KIA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그런데 또 문제가 발생했다. 나성범은 9월 19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주루 플레이를 하다가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고, 병원 검진 결과 우측 햄스트링 손상 진단이 나왔다. 재활에만 10~12주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나성범의 2023시즌이 마무리됐다. 최종 성적은 222타수 81안타 타율 0.365 18홈런 57타점 51득점 OPS 1.098.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2차전 경기, 1회말 1사 1루 KIA 나성범이 중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지난 시즌에도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부상이었다. 나성범은 지난해 3월 17일 KT와의 시범경기 도중 오른쪽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꼈고, 햄스트링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정규시즌 개막 후 한 달 넘게 1군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나성범은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그 흐름을 후반기까지 이어가면서 최종 성적 102경기 374타수 109안타 타율 0.291 21홈런 80타점 51득점 OPS 0.868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20타수 7안타 타율 0.350 2홈런 3득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부상이 없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었던 나성범이었다.
NC 시절부터 '건강한 나성범'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준 만큼 부상만 조심한다면 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지난해 2월 호주 캔버라 1차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나성범은 "매년 안 다치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치지 않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25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경기 전 2024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 시상식이 진행됐다. 2024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 시상식에 참석한 KIA 나성범과 이범호 감독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지난해 리그 정상급 공격력을 자랑한 KIA는 올겨울 기존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결별하면서 빅리그 통산 88홈런을 기록한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했다. 확실하게 한 방을 칠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나성범이 지난 두 시즌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면 통합 2연패를 바라보는 KIA로선 좀 더 무게감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KIA 이적 후 네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나성범이 아쉬움을 만회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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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