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누군가는 네 일이냐, 슬픈 척하지 말라고 하겠지만 나는 그 '척'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댄서 킹키는 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애도의 뜻을 밝히며 추모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나는 눈치가 사회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눈치는 곧 사회적 공감 능력을 뜻한다고 믿으며, 남들이 모두 슬퍼할 때 그게 뭔지 모르더라도, 혹시나 그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함께 고개를 숙이고 침묵해주는 것 그 자체로 위로가 되고 우리 사회를 공동체 답게 만들어준다고 믿는다"며 위와 같은 글을 올렸다.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정부는 내달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고, 방송사들도 각종 연말 시상식을 취소하거나, 녹화 방송으로 대체하는 등의 결정을 내렸다. 여러 방송 프로그램도 결방됐고, 콘텐츠들도 공개일을 연기했다.
애도기간에도 대부분은 무거운 마음을 뒤로한 채,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내야 한다. 다만, 국가애도기간 속 환하게 웃고 떠드는 일은 화면 안에 있거나 밖에 있거나 모두에게 곤혹스러운 일일 터. 미디어 속 연예인들은 일상에서 자주 마주하는 만큼, 연예계는 '잠시 멈춤'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한 해를 돌아보며 잔치를 열 분위기가 아닌 상황, 유난히 TV 속 세상과 현실의 '괴리감'을 토로하는 반응도 많았다. 때문에 많은 누리꾼들은 '멈춤'이라는 선택에 박수를 보냈다. 진심으로 흥겹게 춤을 추고, 축하를 전할 수 있을 떄에 방송해도 늦지 않다는 것.
물론 '국가애도기간'에 중단과 침묵만이 답은 아니다. 누군가에겐 노래가, 누군가에겐 웃음이 위로가 될 수도 있다. 또한 멈춤을 택한 업계의 무대 뒤, 화면 뒤에도 분주히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도기간이 끝나면 '땡'치듯 비통함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척'이라도 그 눈치가 우릴 인간답게 만든다는 킹키의 추모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받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배우, 가수, 희극인까지 다양한 연예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SNS에 추모 메시지를 올렸고, 가수 임영웅, 밴드 자우림 등 공연을 진행한 이들은 사고를 언급하며 희생자들을 직접적으로 언급해 추모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매일 같이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하는 박명수, 김신영, 안영미 등 DJ들도 힘겨운 상황 속 묵묵히 생방송에 임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영향력 있는 이들의 한 마디, 행동 하나는 슬픔을 나누는 이들의 마음이 혼자가 아님을 확인케 했다. 많은 누리꾼들은 그들의 목소리에 또 한 번 희생자들을 떠올리며, 서로를 다독였다. 힘든 시기, 잠시 멈춰 서로가 있음을 확인하는 애도의 말들조차 '척'처럼 보일 누군가에게, 킹키의 말로 메시지를 갈음한다.
"값싼 동정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값이 싼 마음이 모이면 그 값이 얼마나 될지 나는 감히 예상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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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