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이런 혹평 들을 선수인가.
이번 시즌 부진하다곤 하지만 인터넷에서 들려오는 평가들은 '손흥민 깎아내리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을 정도다.
올가을 "손흥민은 끝났어" 폭언이 쏟아져 토트넘팬들을 격분하게 하더니 이번엔 거의 조롱과 악담에 가까운 평가가 나왔다.
첼시에서 2년간 뛰었고 월드컵에서 출전했던 수준급 공격수의 비판이어서 더욱 허탈하게 만든다.
전직 프리미어리거가 팟캐스트에 출연해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밀려 내년 여름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손흥민이 후반기에 토트넘에 잔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년간 12~15골을 넣는다면 연장 옵션 행사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1962년생으로 1992년부터 3년간 첼시에서 뛰는 등 명성을 날렸고, 아일랜드 국가대표로 1994 미국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포워드 토니 카스카리노가 손흥민을 도마 위에 올려놨다.
그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좋게 표현해서 '떠난다'는 얘기다. 내용을 알고 보면 쫓겨날 것이라는 뜻에 가깝다. 손흥민의 실력이 급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해가 임박하면서 영국 언론들이 내년 여름 자유계약(FA) 신분이 되는 선수들을 조명하고 있다.
보스만 룰에 따라 내년 6월 계약기간이 끝나는 선수들은 다음 시즌인 2025-2026시즌 입단을 조건으로 새해 1월1일부터 전세계 모든 구단들과 협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적료가 없는 이적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한국 축구사 최고의 선수인 손흥민도 보스만 룰 적용을 받는다.
손흥민은 최근 스페인 3대 명문 중 두 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러브콜 보도에 휩싸였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독일 바이에른 뮌헨, 프랑스 PSG,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와도 연결됐다. 갈라타사라이 같은 경우는 당장 이번 겨울시장에 토트넘에 이적료를 내고 데려가겠다는 자세까지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토트넘은 미동도 않는 모습이다. 언론들은 손흥민의 계약이 내년 6월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손흥민의 경우는 계약이 다소 특수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 26일(한국시간) 토트넘의 올 겨울 이적시장을 점검하면서 토트넘이 손흥민과 맺고 있는 현재 계약을 1년 늘릴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알렸다. 지난 23일엔 '기브미 스포츠'가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의 주장을 인용해 토트넘과 손흥민이 이미 계약 1년 연장에 합의해 손흥민은 2026년 6월까지 토트넘에 머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토트넘의 공식 발표가 없기 때문에 손흥민은 새해 첫 날부터 자유계약 협상 대상자가 된다. 다음 시즌인 2025-2026시즌 입단을 전제로 이적료 없는 이적을 체결할 수 있는 보스만 룰 대상 선수가 된다.
지난 10년간 토트넘을 위해 헌신한 손흥민에 대한 구단의 처사에 비난이 빗발치고 있지만 카스카리노 만큼은 손흥민이 당장 토트넘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구체적인 표현으로 손흥민을 흠집냈다.
29일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에 따르면 카스카리노는 "향후 5개월은 손흥민이 북런던(토트넘 연고지)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간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손흥민이 토트넘에 잔류할 것 같진 않다. 손흥민은 수년간 토트넘에서 훌륭한 활약을 했지만 축구를 하다가 떠나야 할 때도 있다. 손흥민이 살아남거나, 또는 토트넘이 그를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은 시즌 후반기에 빼어난 활약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스카리노는 이어 "손흥민이 지금까지 잘 통하지 않는 시즌을 보냈다. 후반기 일정에서 12~15골 넣고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달라질 수 있다.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쓰려고 할 거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손흥민은 떠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했다.
그야말로 폭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의 가치가 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윙어와 미드필더를 합쳐 90분당 키패스 1위(1.49개)를 차지하는 등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역량을 나이 들수록 쑥쑥 늘리고 있다.
하지만 카스카리노는 "손흥민 새해 6월까지 12~15골 넣지 않으면 퇴출될 거다"는 식의 망언을 했다.
토크스포츠는 얼마 전엔 토트넘에서 뛰었던 미드필더 출신 제이미 오하라의 발언을 빌어 토트넘이 손흥민을 더 이상 품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오하라는 "손흥민은 끝났다. 토트넘 팬들이라면 손흥민이 이제 예전 같은 기량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란 점을 알 것"이라고 했다.
카스카리노의 의견과 달리 손흥민에 대한 해외 매체들의 러브콜 소식은 구체적이다.
스페인 라리가를 전반기 선두로 마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을 미국으로 보내고 그 빈자리에 손흥민을 쓰겠다는 생각이다. 이미 손흥민 에이전트와 비밀 접촉을 했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태다.
바르셀로나는 역시 손흥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에 휩싸였다. 가깝게는 지난 24일 스페인 '엘 나시오날'이 이를 주장했다. 바르셀로나가 뮌헨과의 재계약을 미루고 있는 미드필더 요수아 키미히와 함께 손흥민을 데려올 태세라고 소개했다.
이어 29일엔 이탈리아 유력지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서 세계적인 명장 조세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을 노리고 있다며 크게 다뤘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손흥민이 보스만 룰에 따라 당장 다음 시즌 이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토트넘은 손흥민의 현재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장 옵션을 발동해도 지금까지 새로운 계약 논의에 대한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불가피하게 1년 연장이 이루어졌다는 건 손흥민의 미래에 대해 여전히 많은 의문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며 손흥민이 토트넘에 없는 우승을 이루기 위해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대중지 더선은 내년 여름에 이적료 없이 계약할 수 있는 '빅네임' 중 한 명으로 손흥민을 집어넣은 뒤 "계약의 마지막 몇 달을 맞이하는 스트라이커 중 가장 빼어난 선수"라면서 "경험이 풍부한 한국 선수는 자신이 가장 치명적인 마무리 선수 중 하나임을 거듭해서 증명해 보였다.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동안 단 한 번의 트로피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손흥민은 우승을 위해 다른 곳으로 이적할 수 있다"며 내년 여름 좋은 팀으로 충분히 이적할 수 있는 선수임을 알렸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 토트넘 홋스퍼 / 더선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