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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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반한 맨유, 맨유가 반한 한국

기사입력 2007.07.22 01:15 / 기사수정 2007.07.22 01:15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기자] '짧은 만남, 강렬한 인상!'

한국인에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단순한 유럽 명문 축구 클럽이 아니었다. 한국 축구의 '영웅' 박지성이 맹활약하는 맨유 경기를 보고자 많은 사람들이 밤을 새며 TV 앞으로 모였고, 맨유의 소식이라면 다른 어떤 소식보다 귀를 쫑긋 세우며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한 맨유가 한국에 온다는 건 정말 대단한 '사건'이었다.

우라와 레즈와 친선경기를 마친 맨유 선수들과 스탭들은 18일 귀빈급의 경호와 1000여 명 팬들의 환호 속에 인천공항에서 들어섰다. 인천 공항을 찾은 팬들은 북과 깃발까지 준비하며 열정적으로 맨유 선수와 스탭들을 환영했다. 맨유를 환영하는 팬들은 그들이 묵는 호텔에서도, 훈련장에서도 그들을 기다리며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얼굴을 보고자 목을 빼고 기다렸다.

한국을 사로잡은 '맨유 신드롬'의 정점은 역시 그들의 축구를 볼 수 있었던 FC 서울과의 친선경기였다. 상암월드컵경기장에는 홈팀 서울의 서포터보다 맨유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다. K리그에서는 열정적이고 단합된 응원으로 정평이 난 서울이었지만, 이날만은 마치 원정 경기를 응원하는 서포터처럼 위축된 모습이었다. 한 서울 서포터는 "하필이면 우리와 경기를 해서 이러는지‥"라며 아쉬운 표정을 짓기까지 했다.

친선경기였지만 K리그의 명예를 걸고 맨유에 맞섰던 서울은 관중들의 일방적인 맨유 응원에 당황한 듯 전반 초반 크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0-4로 대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관중들은 FC서울이 졌다는 사실보다는 루니와 호날두의 멋진 골을 볼 수 있다는 데 더 큰 즐거움을 느끼는 듯했다. 호날두의 '매직 드리블'이 나올 때마다 팬들은 탄성을 자아내었고, 박지성의 얼굴이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

"한국 또 오고 싶다!" 한국에 반한 맨유



이러한 환대에 맨유의 선수와 스탭 역시 크게 감명을 받은 듯했다. 서울과의 친선경기 이모저모를 취재하던 MUTV의 관계자는 "한국팬들은 정말 열정적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경기장 밖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서포터들을 취재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응한 퍼거슨 감독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한국에 대해 무척이나 좋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호날두는 경기 내용보다 한국팬들의 환호가 더 인상에 남았던 듯 "내년에 서울에서 또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또 오고 싶다."며 방한 일정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퍼거슨 감독은 한술 더 떠서 "다음 투어 일정을 짤 때 한국 방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북한도 기회가 된다면 방문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혀 첫 극동 아시아 투어에 크게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맨유는 너무나 아쉬운 3박 4일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다음 중국 투어 일정을 위해 마카오로 떠났다. 한국팬 200여 명은 그들의 출국을 지켜보고자 인천 공항까지 오는 성의를 보였고, 스콜스와 스미스 등 맨유 선수들은 한국팬들의 열렬한 환영에 손까지 흔들며 작별인사를 전했다.

아시안컵과 피스컵 등 굵직굵직한 대회 속에서 맨유의 아시안 투어는 유독 빛났다. '박지성의 맨유'는 이번 한국 투어를 계기로 '한국의 맨유'로 재도약하며 한국 최고의 인기구단 자리를 재확인했다. 맨유 선수와 스탭 역시 이제는 '박지성의 조국 한국'을 '열렬한 팬들이 있는 한국'으로 기억하며 미소를 지을 것이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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