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2회말 2사 1,2루 SSG 이지영이 고명준의 2타점 2루타때 득점에 성공한 후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는 2024시즌을 앞두고 외부 영입을 통해 포수를 3명이나 품었다. 지난해 11월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박대온과 신범수를 영입했고, 지난 1월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FA(자유계약) 이지영을 품었다. 그동안 포수가 약점으로 꼽혔던 SSG로선 치열한 경쟁을 통해 안방에 무게감을 더하고자 했다.
여러 포수 중에서도 팀의 기대가 가장 컸던 선수는 '1986년생 베테랑' 이지영이었다. 이지영은 2008년 삼성 라이온즈 육성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키움 히어로즈를 거쳐 SSG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모범적인 선수 생활, 우수한 기량 등 여러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SSG의 바람대로 이지영은 한 시즌 동안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123경기 398타수 111안타 타율 0.279 5홈런 5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69의 성적을 남겼으며, 수비에서 914⅔이닝을 소화했다. 올해 KBO리그 전체에서 9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는 박동원(LG 트윈스·944⅔이닝)과 이지영 단 두 명뿐이었다.
16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7회초 2사 만루 SSG 노경은이 등판한 후 이지영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6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5회초 1사 1루 SSG 이지영이 KIA 최원준의 2루 도루를 저지한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지영은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팬 감사 자선 식당&카페 행사 '캐처테이블'에서 취재진을 만나 "많이 나가는 게 더 좋다. 내 몸 상태가 괜찮다면 나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더 많이 나갔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이렇게 많이 나갈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고, 행복한 시즌이었다.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이지영의 활약은 분명 팀에 큰 보탬이 됐지만, 팀으로선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숭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젊은 포수들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이지영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젊은 포수들에게 기회를 더 주는 게 맞는 건데, 그렇다고 해서 자리를 물려주는 건 아니지 않나. 일단 경쟁은 무조건 해야 하니까 하다 보면 나 또한 나름대로 열심히 할 것이고, 그런 마음가짐을 가질 것이다. 후배 포수들을 가르쳐주고 같이 하다 보면 그 팀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또 이지영은 "이전 소속팀에서도 선수들 중에서 내 나이가 가장 많았는데, 1년이 지난 지금도 팀 내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선수가 됐다"며 "어린 선수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보다 조금 어린 선수들이 항상 베테랑 선수들에게 '형이 더 오래 해 주세요'라고 한다. 우리가 오래 할수록 그 선수들도 오래 할 수 있는 꿈을 갖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4회초 2사 SSG 이지영이 우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0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7회말 2사 2루 SSG 이지영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2루베이스를 밟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올해 72승2무70패(0.507)로 정규시즌을 마친 SSG는 KBO리그 최초의 5위 결정전에서 KT 위즈에 패배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시즌 후반 연승을 달리는 등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지영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지영은 "처음에 (SSG에 대해서) 생각했던 거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 SSG라는 팀은 한 방이 있는 팀이고, 처음에 들어왔을 때도, 올 시즌이 끝났을 때도 생각은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좀 미끄러지긴 했지만, 시즌 후반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힘을 보여줬다. 이게 그 팀만의 저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되지 않는 게 야구고, 인생이다. 그래도 마지막에 그런 힘을 보여줬으니까 내년이 기대되는 것이고, 또 좋게 갈 수 있는 것"이라며 2025시즌 도약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