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영화 '소방관'의 곽경택 감독이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으로 고생했던 4년의 시간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소방관' 곽경택 감독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영화다.
앞서 곽도원은 지난 2020년 영화 '소방관'의 촬영을 마치고 개봉 시기를 조율하던 중인 2022년 9월, 면허 취소 수치의 혈중 알코올 농도(0.08%)의 음주 운전이 적발되면서 영화의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는 피해를 끼친 바 있다.
지난 8일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곽도원에 대해 "솔직한 심정은 아주 밉고 원망스럽다. 깊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던 곽경택 감독은 이날 "요즘처럼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느낌은 없던 것 같다. 원인 제공자에 대한 원망이 좀 된다. 사람이니까. 그리고 모든 질문에 예민하고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리게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25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소방관'에서는 거의 편집이 되지 않은 듯 많은 분량의 곽도원을 볼 수 있었고,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곽 감독은 "곽도원 배우의 분량을 일부러 편집하지는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한 바 있다.
이날 곽 감독은 곽도원의 분량에 대해 "완전히 편집을 안 한 건 아니다. 실제 사건을 겪으신 분들이 견디셨다고 한 '치료제'가 술이었다. 원래 목적과는 다르게 곽 배우가 영화 속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의 클로즈업은 다 뺐다"며 곽도원의 분량을 편집하다 보면 다른 배우들의 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서 "자숙이 필요하다"는 곽 감독의 말처럼 곽도원은 '소방관'의 모든 홍보 활동에서 제외됐으며 포스터에서도 얼굴을 찾아볼 수 없다. 곽 감독은 "곽도원 배우가 사과하고 싶어하고, 당연히 죄송하다고 한다. 몸 둘 바 모르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자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약 없던 4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본 곽 감독은 "저를 겸손하게 만든 작품인 거 같다. 원래 작품이라는 게 자기 운이 있다. '소방관'은 저에게 4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게 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마찬가지지만 저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그런 작품"이라며 "'친구' 이후에 어떻게 보면 '좋은 작품만 찍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주관적인 모든 생각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그 사이에 나이도 든 거 같고"라고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크게 출연자 리스크를 겪은 곽 감독은 이번 '소방관'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다음 작품 계약시 관련된 조건 넣을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마동석 씨와 작품을 하려다가 못한 게 있는데, 그때 배운 게 있다"고 말을 시작했다.
곽 감독은 "마동석 씨가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다른 현장에서의 매너나 평소 사생활까지 다 스크리닝하더라. 그래서 저도 이제 그러려고 한다. 굉장히 중요한 덕목이다"라고 강조해 웃픔을 자아냈다.
'소방관'은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
사진 = (주)바이포엠스튜디오, 엑스포츠뉴스 DB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