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0:44
스포츠

'홍명보 선임 논란' 말 아낀 허정무…"상황이 오면 의견 분명히 밝히겠다"

기사입력 2024.11.26 06:47 / 기사수정 2024.11.26 06:47



(엑스포츠뉴스 올림픽공원, 김환 기자) 민감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허정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임 과정을 두고 논란이 컸던 홍명보 현 축구대표팀 감독과 관련해 아직 입장을 밝힐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허 감독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후보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질의응답엔 한국 축구 관련 각종 현안 질문도 쏟아졌다.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다만 허 감독은 현 시점에 자신의 의견을 내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장 후보 출마를 선언한 허정무 감독이 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반드시 마주해야 하는 상대다. 두 사람은 과거 허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시절 감독과 선수로 연을 맺은 적이 있다. 2000 시드니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허 감독이 24세 초과 와일드카드 후보 3명 중 한 명으로 당시 성인대표팀 핵심 수비수였던 홍 감독을 뽑았으나 부상이 낫지 않아 대회 직전 낙마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홍 감독이 빠진 올림픽대표팀을 첫 경기 스페인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내주고 완패했다. 스페인전 패배는 당시 올림픽대표팀이 나중에 2승을 거두고도 조별리그 탈락하는 배경이 됐다.

둘의 인연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도 한 번 더 있었다. 당시 허 감독이 정몽규 1기 부회장을 맡았을 때 최강희 감독 물러나고 공석이 된 대표팀 사령탑 선임에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이끈 홍 감독이 선임됐다.

홍 감독이 알제리전에서 2-4로 참패하는 등 성적 부진으로 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유임에 실패한 뒤 허 감독도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 돌고 돌아 두 사람이 10년 만에 마주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게 됐다.

다만 지금 상황 자체는 꽤나 껄끄럽다. 허 전 이사장이 대한축구협회장이 된다면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하는 문제가 홍명보 감독과 관련된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 중 하나다. 홍 감독이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대한축구협회와 홍 감독은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스포츠윤리센터 심의위원회 결정문에 따라 지난 6월 10차 전력강화위원회 당시 위원들이 다비드 바그너 감독에게 8표, 홍 감독에게 7표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논란은 여전하다.

허정무 감독은 이와 관련해 "이 문제는 현 집행부에서 결정,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지 않나. 나는 아직 후보자다. 그래서 내가 '지금 감독으로 계속 가야한다', 혹은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뚜렷한 입장을 내기보단 자신이 회장이 되면 그 땐 할 말을 하겠다는 뜻이다.

실제 허 감독은 "내게 (말할) 상황이 온다면 분명하게 의견을 밝히겠다"며 현 상황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확실하게 갖고 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허 전 이사장은 이번 논란 자체가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난맥상으로 인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협회장이 감독 선임 자체를 결정하는 건 옳지 않다는 것이 허 전 이사장의 생각이었다.

그는 "전력강화위원회나 기술위원회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이렇게 된 것"이라면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협회장이 감독을 선임하거나 해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 위원회라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위원회가 있다면 감독 선임을 하루아침에 결정할 게 아니라 충분한 시간을 두고 감독 후보들을 파악해 6개월이나 1년 이상의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급하게 하느라 이렇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임원들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