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구대표팀이 24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024 프리미어12' 결승전 일본과 맞대결에서 4-0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대회 첫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감격의 순간을 맞이했다. WBSC
(엑스포츠뉴스 박정현 기자) 대만이 승리의 기쁨에 빠졌다.
대만은 24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을 4-0으로 완파했다. 대만은 이번 대회 3번째 참가에서 대회 첫 번째 결승 진출은 물론 우승까지 해냈다.
현 시점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일본을 물리쳤기에 더욱 뜻깊었다. 일본은 이날 전까지 국제대회 27연승은 물론, 지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국으로 위엄을 떨치고 있었다. 대만은 일본 상대로 4점을 뽑고,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탄탄한 저력을 과시해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대만 외야수 천제시엔은 24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 일본과 맞대결에서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5회초 분위기를 바꾸는 3점포를 쏘아 올려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엑스포츠뉴스 DB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운 건 주장인 외야수 천지시엔이다. 대만이 1-0으로 앞선 5회초 1사 1,2루에서 일본 선발 도고 쇼세이 상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쳐 4-0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그 외에도 천지시엔은 안타와 2루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등판한 린위민의 호투가 돋보였다. 4이닝 1피안타 3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 뒤를 이어 등판한 장이(3이닝 무실점·승리 투수)-천관위(1이닝 무실점)-린카이웨이(1이닝 무실점)는 깔끔한 투구로 팀 승리를 지켰다.
대만 투수 린위민은 24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 일본과 맞대결에서 선발 등판했다. 4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에 발판을 만들었다. 엑스포츠뉴스 DB
대만 현지 매체 '야후 스포츠'는 경기 뒤 우승의 기쁨을 누리는 대만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표팀은 '조국의 영웅'이다"라고 말하며 이들이 일본을 떠나 대만으로 입국할 때 전투기 호위는 물론, 우승 관련 기념식을 준비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 타이베이시와 신베이시는 협력해 선수단 전원에게 2년간 MRT(대만 지하철) 무료 이용권도 제공하기로 했다.
현지 팬들도 우승 기쁨을 즐기기에 동참했다. 일부 팬들은 라이칭더 총통의 SNS 게시글에 "11월 24일을 국경일로 지정해주면 안 되느냐"의 댓글을 달아 눈길을 끌었다.
대만 야구대표팀이 24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024 프리미어12' 결승전 일본과 맞대결에서 일본 상대로 4-0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대회 첫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감격의 순간을 맞이했다. 엑스포츠뉴스 DB
린웨핑 대만 대표팀 감독은 우승 세리머니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오늘(24일) 우승의 기쁨은 대만 야구팬 모두를 위한 것이다. 오직 팬들만이 우리를 응원해주시며 계속해서 우리에게 용기를 주셨다"라며 "선수들이 해냈기에 정말 기쁘다. 인생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것을 실행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자랑스럽다. 그들을 이끌 수 있어 영광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쐐기 3점포를 터트린 천지시엔은 경기 뒤 "우리는 세계와 경쟁해야 하기에 정말 부담스럽고, 힘들다. 팀원들에게 '매일 잘해낼 수 있다'고 말했고, 끝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번에 기적으로 역사를 만들었다"라고 얘기했다.
대만의 앞선 두 차례 프리미어12는 좌절의 연속이었다. 한국이 준결승에서 일본에 도쿄돔 참사를 안기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서 미국까지 제압, 금메달을 딸 때 대만은 1라운드 6개팀 중 5위를 차지해 당시만하더라도 상위 4팀에 주어졌던 다음 라운드 진출권을 따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것도 타이중 인터콘티넨탈 야구장으로 대회를 유치하고도 홈에서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이어 2019년 2회 대회에선 12개국이 4개국씩 3개조로 나눠 싸운 가운데 B조에서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했으나 5위에 그쳤다. 당시 한국을 7-0으로 완파하며 개가를 올렸으나 멕시코와 미국에 패하면서 예선 일본전 패배를 합쳐 2승3패를 기록하고 입상권 진입에 실패했다.
대만 야구대표팀이 24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024 프리미어12' 결승전 일본과 맞대결에서 일본 상대로 4-0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대회 첫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감격의 순간을 맞이했다.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3회 대회에선 달랐다. 일본과 앞선 두 차례 승부에서도 비록 졌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더니 세 번째 대결에서 기필코 이겼다.
대만 언론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대만 야구의 첫 경사로도 표현하고 있다. 대만은 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준결승 일본전 승리를 통해 메달을 확보한 뒤 당시 아마야구 최강 쿠바에 져서 은메달을 따낸 적이 있다. 프로 선수 참가가 제한된 상태였지만 값진 은메달이었다. 그 때 이후 대만 야구 최고의 순간이라는 찬사가 이번 일본전 승리 및 프리미어12 제패를 통해 쏟아지고 있다.
대만의 프리미어12 우승 기쁨은 한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좀 더 누릴 예정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WBSC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