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투수 박지호가 21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이천, 김근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천,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에게 11월 이천 마무리 훈련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선수를 물어보면 이 선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바로 150km/h 좌완 파이어볼러 투수 박지호다.
이 감독은 21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도 박지호의 실내 불펜 투구를 바로 뒤에서 유심히 지켜봤다. 묵직하게 포수 미트에 꽂히는 박지호의 강속구에 이 감독은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번 마무리 훈련에서 지켜봤는데 박지호를 포함해 김유성·최준호·윤태호·김무빈 등 어린 투수들의 공이 정말 좋더라. 물론 실전 경기에서 풀어나가는 걸 봐야겠지만, 내년 1군 스프링캠프 명단을 짜는 것도 굉장히 고민될 정도로 투수들의 실력이 좋아졌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2003년생 좌완 박지호는 동강대학교를 졸업한 뒤 2024년 신인 5라운드 전체 42순위로 팀에 입단했다. 박지호는 2024시즌 퓨처스리그에서 26경기(31.1이닝)에 등판해 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 4.60, 21탈삼진, 24볼넷을 기록했다.
박지호의 1군 데뷔는 극적이었다. 두산은 2024시즌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정규시즌 4위를 확정했다. 최종전인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맞춰 박지호가 1군으로 올라와 데뷔 첫 1군 등판을 치렀다. 박지호는 이날 구원 등판해 0.2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까지 거머쥐었다.
두산 투수 박지호가 이천 베어스파크 불펜 투구장에서 투구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21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만난 박지호는 "프로 무대 첫 시즌이라 2군에서도 적응하는 시간이 길어졌던 듯싶다. 처음엔 기가 죽어서 들어왔는데 점점 경기를 할수록 어차피 다 똑같은 사람들이 야구한다고 느끼니까 자신감이 점점 붙기 시작했다"라며 "안 좋았을 때는 몸이 따로 따로 노는 느낌이었는데 살을 빼고 2군에서 투구 폼도 교정하면서 구위도 올라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즌 최종전 때 생각지도 못한 1군 데뷔전을 치러서 너무 설렜던 기억이 난다"라고 전했다.
박지호는 시즌 최종전에서 최고 구속 151km/h를 찍어 구단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2024시즌 이병헌이 있었다면 2025시즌엔 박지호가 150km/h 좌완 파이어볼러로 활약을 예고하는 분위기다.
박지호는 "관중이 있고 긴장되는 상황에 올라갔는데 구속이 제일 잘 나왔었다. 151km/h는 생각도 안 했는데 그렇게 나와서 놀라기도 했다. 불펜 셋업맨으로 던지는 것에 대해 자신은 있다. 경험의 차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상황에 익숙해진다면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며 "좌타자를 상대할 때는 슬라이더, 우타자를 상대할 때는 포크볼로 피치 디자인을 하려고 한다. 마무리 훈련 때 부족한 점을 잘 보완했기에 내년 시즌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마무리 훈련을 통해 쌓은 성과로 박지호의 자신감은 충만하다. 어쩌면 제대로 시험대에 오를 2025년이 빨리 오길 바랄 정도다.
박지호는 "2025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1군 선배님들과 같이 훈련도 해보면서 분위기에 빨리 적응하고 싶다. (최)지강이 형도 잘 챙겨주시는데 그런 부분에서 조언을 잘해주신다. 우리 팀에 계셨던 장원준 선배님처럼 꾸준하면서도 언제나 믿음을 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 투수 박지호가 이천 베어스파크 불펜 투구장에서 투구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사진=이천, 김근한 기자/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