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현재 브라질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사실 카메룬 핏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브라질축구협회(CBF)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비니시우스의 조상은 카메룬의 티카르 부족 출신이다. 비니시우스는 브라질이 아닌 카메룬 축구대표팀에서 뛸 수도 있었던 것이다.
브라질 만큼은 아니지만 카메룬도 아프리카 국가로 처음으로 월드컵 16강에 오르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축구 금메달을 따내는 등 나름대로 전통의 축구 강국이다.
글로벌 축구 매체 '트리뷰나'는 "브라질축구연맹이 비니시우스의 조상이 카메룬 사람이라는 것을 밝혔다. 브라질축구협회 흑인 인식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비니시우스의 조상을 공개했고, 그 결과 비니시우스의 조상이 카메룬의 티카르 부족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비니시우스는 아프리카계 사람들에게 선조를 찾아주는 'AfricanAncestry.com'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조상이 카메룬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트리뷰나'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황금의 뿌리(Roots of Gold)'인데, 일반인들도 이를 통해 자신의 핏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 덕에 비니시우스와 함께 자신의 조상을 알게 된 비니시우스의 아버지 호세 파이상 드 올리베이라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많은 브라질 사람들이 자신의 조상이 누구인지, 유산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행복하다. 우리는 카메룬 출신"이라며 기뻐했다.
'AfricanAncestry.com'은 "우리에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현재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이고,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자 전 세계적 영감의 원천"이라며 비니시우스를 치켜세웠다.
비니시우스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우루과이와의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카메룬의 국기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인했다. 이날 비니시우스는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의미 있는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채 1-1 무승부를 지켜봤다.
현재 브라질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인 비니시우스는 명성답게 세계 최고의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전 윙어로 뛰고 있다. 아직 24세에 불과하지만 이미 스페인 라리가 우승 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 3회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2021-22시즌과 2023-24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당시 비니시우스는 두 번의 결승전에서 모두 득점에 성공해 '결승전의 사나이'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챔피언스리그 올해의 선수와 시즌 스쿼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2024 발롱도르 유력 후보로 꼽혔으나 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우승의 주역으로 뛴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에게 밀려 발롱도르 2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비니시우스는 또한 꾸준히 인종차별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그는 라리가에서 다른 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종종 인종차별을 당하는데, 그럴 때마다 인터뷰를 통해 이를 지적하거나 SNS에서 인종차별 반대를 외친다.
다만 비니시우스는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한다. 비니시우스의 인종차별 반대 발언 및 행동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평소 비니시우스가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비매너 플레이 등으로 인해 비니시우스의 적반하장 태도를 좋게 보지 않는 팬들도 많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